극 P 개발자의 2023 회고록

장보윤·2023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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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끝나갈 때면 매번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됩니다. 내년에는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지, 운동도 열심히 해야지. 하지만 그 중 지켜지는 것이 얼마나 될까요. 특히 자칭 부지런한 P에 속하는 저는 항상 새해가 되면 새로운 일들이 생겨서 원래의 계획은 무너지거나 오히려 발전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2021년에는 갑자기 직무를 틀면서 취업을 했고, 2022년에는 이태원 참사를 보고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따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떤 일들을 했는지 캘린더를 보며 되돌아보고, 내년을 위한 다짐이라도 해 볼까 하면서 회고록을 쓰려고 합니다.

2023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나

개발자로서

1. 개인적인 공부를 하다

평소에 정보를 찾을 때는 검색엔진이나 ChatGPT를 많이 활용하지만, 공부를 할 때는 종이로 된 책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대부분의 책들이 목차부터 정리가 잘 되어있는 편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돈 받고 파는 내용이다 보니(?) 내용이 상당히 검증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올해 상반기에는 책으로 공부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하반기에는 후술할 취미 이슈와 건강 이슈 때문에 슬프게도 많이 소흘해졌던 부분이기는 합니다. 비록 적지만 찍먹까지 포함해서 올해 읽었던 책들은 아래와 같아요.

  • 김기현의 자연어 처리 딥러닝 캠프
  • 구글 BERT의 정석
  • XGBoost와 사이킷런을 활용한 그레이디언트 부스팅
  • 러닝 스파크 (스터디에서 진행)
  • 파이썬 알고리즘 인터뷰 (스터디에서 진행)
  • 클린코드 찍먹 (자바개발자가 아니다보니...앞에만 읽고 끝냈어요...)
  • 스파크 완벽 가이드 찍먹
  • 시작하세요! 도커/쿠버네티스 도커부분까지만 찍먹
  • 엘라스틱서치 바이블 찍먹중

초반에는 책을 읽을 때 지속적으로 노션에 정리해가면서 읽었어요. 그러다 보니 부담이 많이 되길래 최근에는 그냥 읽고 넘어가고 있어요.

적고 보니 찍먹한 책들이 많아서, 내년 목표로 찍먹한 책들 완독하기를 잡을 수도 있겠네요. 특히 하반기에는 거의 책을 읽지를 못해서...

2. 스터디를 열고 들어가고

스터디 자체를 조용히 열고, 조용히 들어가는 편이긴 해요. 그래서 대략적으로 설명하자면, 올해는 총 3가지 스터디에 참여했어요.

  • 파이썬 알고리즘 인터뷰 (dfs조차 까먹은 직딩이들의 뇌 깨우기 목표...)
  • PySpark 스터디 (회사에서 PySpark를 쓰긴 하는데, 알고 쓰질 못해서 가볍게 짚어보려고 참여했어요)
  • 일주일 3문제 코딩하기 스터디 (코딩 습관만들기 스터디)

스터디는 직접 연 적도 많은데, 스터디는 주로 역시나 노션에서 진행했었어요.

스터디도 후술할 이슈로 인해 더 이상은 참여하지도 열지도 못하다가, 이제 슬슬 스터디를 해볼까... 하고 있어요.

3. 글또!

글또 링크: https://zzsza.notion.site/ac5b18a482fb4df497d4e8257ad4d516

올해 글또 8기에 참여했었고, 지금은 글또 9기 활동중이에요. 2주에 한 번 글을 쓴다는 게 처음에는 쉬워보였는데,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ㅠ 그래도 공부했던 내용들을 조금씩이라도 정리한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유익한 활동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서 활동하고 있어요. 글또를 통해 했던 건 크게 두 가지였어요.

  1. 글쓰기: 이 블로그 자체를 글또를 하면서 처음 시작했어요. 아무래도 강제성을 갖게 되는 글또 활동기에라도 글을 쓰게 되니 공부했던 내용을 되짚어보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되고, 사실 또 사람이 공부를 할 수 있게 해 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2. 커뮤니케이션: 글또 8기에서는 "커피드백"이라는 걸 진행했어요. 지역과 직군에 따라 조를 구성해주고, 조원들끼리 커피타임을 가지며 각자의 글에 피드백을 남기는 시간인데, 사실 글에 대한 피드백보다도 업계 현황이라든지, LLM에 대한 토크 같은 게 더 많이 오고갔던 것 같아요. 다른 개발자 분들께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동기부여도 많이 되고, 새로운 정보도 많이 얻어가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내년에 혹시라도 10기까지 하게 된다면 10기도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유익한 커뮤니티라고 생각하고, 글또를 통해 많은 정보도 얻고 동기부여도 많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종종 드는 생각은...제가 극P에다가 극S라 그런지 딱히 큰 생각 없이 무언가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글또에 계신 분들 중에 많은 고민을 통해 더 유익한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 점이 신기했고, 제 자신도 많이 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4. 업무를 하면서 보유기술을 넓히다

어느덧 3년차가 되면서 업무 영역도 많이 넓어졌어요. 그러다 보니 개인적으로 보유하게 된 기술이 살짝? 늘어났다는 느낌을 받아요. 대외비라 구체적인 언급을 하기는 어렵지만, 갖고 있는 환경을 모두 도커 기반으로 바꿔보기도 하고, kubeflow를 만져보기도 하고, 조금 더 깔끔한 프론트앤드를 위해 스트림릿을 써보기도 하고... 사내 기술도 좀 더 다양하게 써봤던 것 같아요. 물론 해야 할 건 더더욱 많지만요...:)

5. LLM, 따라가기 너무 벅차

2023년은 ChatGPT와 함께 시작된 LLM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에요. 그만큼 LLM이 갑자기 급부상했고, 저도 실제 업무에 LLM을 사용하기도 했고요. 그 만큼 LLM에 대해 개인적인 공부도 하긴 했는데, 할 때마다 뭔가 새로운 게 많이 나오다 보니 따라잡는 것을 포기하기도 했어요...ㅎ... 종종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대한 공부를 해 보는 편이고, "요즘 뭐가 나왔대" 하면 관련 글을 찍먹해보는 정도에요. 올해 EMNLP에서도 많은 논문들이 쏟아져나왔을 텐데, 어떤 내용들이 또 나왔나 구경해보려고 해요.

취미부자로서

이제부터는 더 이상 많은 공부를 하지 못했던 변명을 늘어놓아보고자 합니다...:) 사실 노는 것도 중요하니까요ㅎㅎ

1. 동북아 대장정(?)

코로나가 어느 정도 풀리자마자 든 생각은, "이런 일이 또 생기기 전에 여행 많이 다니자!" 였어요. 특히 실제로 역마살이 있는 사람으로서 코로나를 한바탕 겪고 나니 해외여행에 대한 갈망은 더 컸던 것 같아요. 새해를 프랑스 파리에서 보내고 돌아오자마자 대만으로 향하는 비행기표를 끊었고, 그 때부터 "보윤님 다음엔 어디 가세요?"라는 질문을 많이 듣게 되었어요. 올해는 대륙을 넘어가지는 않았고, 동북아시아 안에서 소소하게(?) 해외여행을 즐겼습니다. 대만 타이베이, 일본 삿포로랑 후쿠오카, 그리고 몽골까지 다녀왔네요.

그래서 다음에 어딜 가냐고 물으신다면, 놀랍게도 이미 끊어둔 비행기표가 있습니다.

2. 초보 드러머의 공연 도전기

새해 1월이 되면 급발진(?)하는 경향이 있어요. 작년 1월에는 갑자기 조주기능사 시험을 신청해서 자격증을 땄고, 올해는 갑자기 드럼학원을 등록했어요. 드럼에 재미를 붙이던 중 저도 모르게 갑자기 사내 밴드 동호회에 들어와버렸고, 12월에는 공연까지 했어요. 처음 공연을 준비하다보니 하반기에는 거의 드럼 말고는 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은 집에 연습용 드럼패드까지 둔 상태인데, 내년에도 드럼은 계속 해볼 생각이에요. 대신 조금 더 가볍게요...!

3. 강남 방탈출 정복기

사내 방탈출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갑자기 한 달에 7방을 깨기도 하면서 강남에 유명하다는 방탈출은 꽤 해본 것 같아요. 내년에는 1년을 기다린 그 방탈출을 하러 갑니다. 템포루바토...

건강 관련 이슈

1. 라섹

초반에 세웠던 개발자로서의 공부 계획을 거의 실행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였어요. 계획된 라섹은 아니었고, 다년간의 렌즈 생활을 벗어나고자 갑자기 라섹을 받았어요. 추석 즈음 라섹을 했는데, 라섹 후 한동안은 업무 외에는 모니터를 잘 못 봤어요.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고, 라섹 이후의 행복한 광명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대신 전 함부로 라섹을 추천하고 다니지는 않아요. 사람마다 눈 상태는 다르니까요.)

2. 필라테스

주 1~2회 정도 필라테스를 하고 있어요. 운동을 워낙 싫어하는데, 관절이 무너져가는 걸 보고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최소한의 양심을 위해 하고 있어요. 그룹필라테스라 가격이 부담되는 선도 아니고요. 근데, 생각보다 효과가 좋더라고요. 올해 건강검진에서 키가 8미리 컸어요:)

2024년은 어떻게 보내게 될까

정리해보고 보니 생각보다 2023년 한 해 동안 노느라 많은 활동을 했던 것 같아요. 단점이었다면 커리어적인 측면에서보다 노느라 다른 데 돈도 시간도 많이 들였다는 것 같아요. 마음껏 놀았으니, 내년에는 적당히 놀면서 커리어적인 고민을 해결해보는 시간으로 보내보고자 해요.

내년의 일은 내년의 저도 모른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사실 크게 매년 계획을 세우는 편은 아니에요. 그래도 큰 틀에서 해야 할 일, 해보고 싶은 일들을 최대한 나열해보려고 해요. 이 중에 10%만 달성해도 뿌듯한 한 해가 되지 않을까? 하면서요.

  • 쌓아둔 책, 찍먹한 책 많이 읽기 (한 주에 2~3시간 정도는 시간을 내서 가볍게 책을 읽어볼 생각이에요)
  • 꾸준히 스터디하기 (내년에도 2번 정도는 스터디해보려고요)
  • 개인 프로젝트 진행해보기 (가볍게)
  • 글 20개 이상 쓰기 (한 달에 두 편 정도)
  • 코딩 습관 다시 기르기
  • 개발자 컨퍼런스 하나쯤은 직접 참석해보기 (작년에 DEVIEW 못 간 게 한...)
  • 드럼으로 공연 두 번 이상 해보기
  • 장롱면허 운전연수
  • 쉴 시간 많이 만들기 (나이가 드니 체력이 줄어드는 게 느껴져요...)

2024년의 저는 또 어떤 한 해를 보내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적어도 후회 없는 한 해는 보내게 되었으면 해요. 나중에 2024년 회고록을 쓸 때에도 올해처럼 적을 내용이 많은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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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러닝 엔지니어, 취미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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