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고도 토요일 아침에 작성합니다. 강아지와 산책하고, 강아지 아침을 준 다음, 제 아침을 간단히 먹는 회고의 순간이 평안하면서도 좋습니다. 뭔가 오늘은 조금 다르게 적어볼까 해요. 지금까지는 '나 -> 남편 -> 직업인' 이렇게 동심원을 확장하면서 회고했는데요. 이 방식이 나쁘진 않았는데, 사실 뭔가 좀 부족하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렇다면 한 번 다른 방식으로 바꿔보고, 뭐가 좋아지는지를 보면 될 것 같아요.
그냥 한 번 써보는 방식인데..이번 주만 살다가 죽은 사람의 부고 기사를 써볼게요. :)
2023년 12월 2일, 인생을 바쁘게만 살아갔던 한 남자가 죽었습니다.
개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스스로 말했던 가족과의 행복한 시간을 충분히 가지지도 못했고, 본인 자신을 위한 시간도 충분하지 못 했습니다. 회사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그렇다고 중요한 일을 다 해내진 못했습니다.
물론 그는 동료들을 위해 헌신했고, 가족을 위해서 시간을 보냈고, 강아지와 함께 즐겁게 놀았으며, 본인도 밤에 유튜브를 보면서 낄낄거렸습니다.
소소한 행복은 있었겠지만, 자신도 개운한 행복은 아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중요한 하나를 얘기하던 사람이, 정작 본인에게 중요한 하나를 달성하지 못한 삶이었네요.
적으면서 충격적이었어요. 이런 글을 쓰면 중심에 있는 생각이 중요한데, 스스로도 이 정도로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을 줄은 몰랐거든요. 사실 이번 주가 제게는 좀 버거웠는데, 결국 제가 생각한 중요한 일 하나를 마무리 못해서 이런 상황이었어요. 제게 중요한 일들(회사든, 가정이든, 개인이든)을 마무리 못하니까 효능감이 들지 않고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너무 여러가지가 생각 나고, 그 중에서 뭐가 가장 중요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한 번 적어볼게요.
아쉬웠던 순간들을 보니 건강 문제, 일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 아내가 요구한 것들 중 못한 것, 제가 어떻게 컨트롤할 수 없는 것 등등 여러가지가 있네요. :) 이걸 어떻게 접근해보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눠보고, 그 다음에 이 일을 꼭 지금 생각한대로 해내야 하는지, 아니면 다르게 접근할 각이 있는지를 살펴 봤어요.
한 번 쪼개어서 생각해보니까 조금 편하게 정리가 되네요. 그냥 바로 뭔가를 해내야 하는 것들, 그렇지 않은 것들, 시간을 내어서 해야 하는 것들이 정해지네요. 당장 다음 주부터 이런 일들을 해야겠네요.
사실 이건 회고라기보다는 문제를 리스트업하고 해결한 것 같은데요. 하지만 저의 행복 지수만큼은 회고를 시작할 때보다는 훨신 좋아진 것 같아요. 다행입니다. :) 아무래도 나름의 답들이 나왔다고 착각하기 때문이겠죠. 실제로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ㅎㅎ 그러면 실천하고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