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 프론트엔드 취준생 취업난을 뚫고 2년만에 취직하다

채림·2024년 5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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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취직하는 법이라기보다는 스스로 여정을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취직하고 싶어서 들어오신 분들의 기대에는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사전 고지해드립니다.

10달만에 돌아온 블로그... 그리고 취뽀 소식!

졸업한지 2년만에 드디어 취직을 했다. 아직도 얼떨떨하고 실감이 안나지만 벌써 출근한지 한달이다.

그렇게 디지게 열심히 하던데는 다 떨어지고 어딘지 알아보지도 않고 지원한 곳에 편한 마음으로 봤다가 덜컥 붙어서 판교로 출근중이다. 역시 난 마음 편하게 봐야 잘 보나보다.

일대기

부전공

본래 전공(건축)에서 왜 있었는지 모를 JAVA 프로그래밍 수업을 들었는데 너무 재밌었다.

그리고 마침 그 때(2019) 개발자 붐이 일었다. 딱히 원하던 전공도 아니었던 터라 길을 틀까 하고 컴공 전공 수업을 들었다.

결과는 처참했다. 비전공자끼리 하는 자바 기초 한번 듣고 C 프로그래밍 전공을 들었으니 알만 하지.
반토막 맞았다. 그래도 재밌었다.

마음을 먹었다. 전과를 하기엔 좀 무섭고, 복수전공을 할까 했다.

학과 교수님과 상담을 했는데 뜯어 말리셨다. 건축공학만으로도 4년제 중 최고의 이수학점을 자랑하는 커리큘럼인데 거기에 빡세기로 유명한 컴공까지..? 선배 중 하나가 8년간 졸업을 못하다 결국 복수전공을 포기하고 졸업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나니 부전공만으로도 괜찮을 것 같았다. 마침 컴공 경쟁률이 세지면서 복수전공 신청 조건이 엄청나게 강화되어 합리화하며 부전공으로 끝마쳤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도 후회막심이다. 물론 요즘은 전공자/비전공자 차별 없이 실력만 좋으면 된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전공자가 실력이 좋은게 당연하다. 4년을 더 갈아 넣었는데!
그리고 절대 전공자만 받음!은 아니지만 우대 조건에 관련 전공 학위가 상당히 많이 보인다.

그 때로 다시 돌아가면 어떤 개고생을 하더라도 복수전공 할 듯!

국비 지원 교육 (feat. 앨*스)

비전공 입문자는 모두가 공감하겠지만 일단 이쪽으로 취직을 하고 싶긴 한데, 분야가 어떤게 있는지, 프론트엔드가 뭔지, 백엔드가 뭔지조차 몰랐다.

뭐 어디에 설명되어 있는걸 암만 찾아봐도 감이 안왔다.

그래서 일단 두루두루 해보자! 하고 풀스택 부트캠프를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네 달만에 풀스택을 다 배운다는건 말도 안된다는걸 알지만, 그 때는 몰랐지.

들으면서는 꽤나 만족스러웠다. 다른 수강생들은 불만이 꽤 있는 듯 했으나, 나는 뭐가 좋고 뭐가 나쁜지 구분도 안될 만큼 까막눈이었어서 그냥 주는 대로 받아먹었다.

나름 코딩 교육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생활코딩 이고잉님이 강사로 계셨는데, 듣다 보니 나랑 스타일이 안맞아서 나중엔 실강 틀어놓고 잤다.(비대면 교육의 위험성..)

교육 막바지 무렵에는 그럴싸하게 팀 프로젝트도 두 번 하고, 우수상도 받았다. 이 때까진 좋았다.

취준 암흑기 1

부트캠프를 마치고 협력사라고 하는 스타트업에서 한 달 인턴을 했다.
기간을 보면 알겠지만 말만 인턴이지 그냥 토이 프로젝트 3이었다.

인턴이 끝나고는 부트캠프에서 했던 프로젝트를 살려 해커톤에도 나갔다.
엄청난 근자감으로 아 상 타겠는데? 했는데 본선에서 광탈당했다.

이후에는 탈락의 연속이었다.
초반에 운 좋게 신세계 아이앤씨의 최종 면접까지 갔으나 아깝지도 않게 탈락했다.

취준만 하기 좀 그래서 다양한걸 병행했다.
인턴 했던 동기들이랑 스터디도 하고, 원티드 프리온보딩 코스도 했다.

이 기간이 가장 암울했다.
상도 타면서 교육을 마무리했고, 인턴도 했으니 금방 붙을 줄 알았다.
사실 엄청나게 간절하게 취준을 한 건 아닌데, 어떻게든 되겠지 싶었다.

부트캠프 2 (feat. 카이스트 정*)

역시 부트캠프 한번으로는 안되나 싶어서 여기저기 다른 유명 부트캠프를 다시 썼다. 싸피, 우아한 테크코스, 부스트캠프 다 떨어지고 딱 하나 붙었다.

웹개발을 배우는건 아니고 전산학부 커리큘럼이었는데,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항상 비전공자로서의 아쉬움을 품고 있던 터였다.
게다가 5개월 합숙이었다. 간접적으로나마 독립을 경험할 수 있는 꿀같은 기회였다.


결론적으로는 취준에 도움은 안됐으나, 너무 잘 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우선 암흑기를 겪으며 끝도 없이 떨어지던 내 멘탈을 멱살잡고 끌어올려줬다.
취준 기간에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언제쯤 이게 끝날지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상태도 끝없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운영진과의 티타임에서 미래 걱정을 하는 수강생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었다.

"너희의 미래는 우리가 고민할테니 너희는 현재에 최선을 다해라"

지금 생각해보면 사이비같은 말인데, 그 때는 그 말이 동앗줄 같았다.
미래 걱정 없이 공부에만 열중할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했다.

그래서 진짜 미친듯이 했다.
감시하는 사람도 없는데 오후 12시에 등교해서 새벽 4시까지 밥 먹는 시간만 빼고 14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있었다.
알고리즘 한 문제를 답지 안 보고 푼다고 20시간을 넘게 풀었다.
메모리 주소 하나하나 출력해가며 왜 내가 생각한대로 안되는지 추적했다.

뒤로 가서는 조금 헤이해지긴 했지만, 내 인생에서 그렇게 열심히 했던 때는 없던 것 같다.

취준 암흑기 2

교육 수료와 동시에 협력사 지원이 있었다.
이번엔 허울뿐인 협력사가 아니라, 정말로 이름 좀 있는 곳들이었다.

네 군데 지원해서 세 군데에서 서류 통과, 코테에 통과했다.
코테까지 통과한 건 나뿐인 곳도 있었다.

어쨌든 다 떨어졌다.
하나는 굳이굳이 대면으로 면접 보러 갔는데 삼십분만에 미적지근한 질문 하다 끝났고, 하나는 과제테스트를 다 못풀었다. 하나는 자회사에서 마음에 들어한다고 면접 기회를 줬지만 떨어졌다.

동기들 사이에서도 쟤는 붙을거야, 쟤는 잘될거야 소리를 들었던 터라 진짜 될 줄 알았다. 사실 그 정도는 아니라는 걸 스스로는 알면서도 어떻게든 될 줄 알았다. 지금까지 얼렁뚱땅 큰 노력 없이 성취했던 것을 내 것이라고 믿었던 업보였나 보다.

내 심리적 취준 기간은 2년이 최대였기 때문에 슬슬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이력서를 혼을 갈아 작성했다. 노션이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아 직접 만들었다.(강추!)
이 때는 서류는 많이 붙었는데, 죄다 면접탈이었다.

면접탈이 더 허무했다. 서류는 내 진가를 다 못보여줬나 싶지만 면접은 그냥 내가 아닌 사람인건가 싶었다.
컨설팅도 받았는데 호평뿐이었다. 더 답답했다. 맨날 좋다고 잘했다는데 떨어지기만 하면 어째야 할까.

그 와중에 이전 협력사였던 곳에 지원해서 서류와 1차 면접을 합격했다.
기대를 많이 했는데, 2차 면접을 절었다.
문 열고 나와 엘리베이터를 나던 순간에 대답 못한 질문이 생각나버렸다.
다시 올라가서 붙잡고 얘기할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럴 용기는 없었다.

닥치는 대로 조금이라도 규모가 있는 곳이면 죄다 지원했다.
그러다 한 회사에서 서류를 붙었고, 1차 면접을 봤다.

최종 합격

여기는 자체 지원 사이트를 쓰던 곳인데, 이력서랑 포트폴리오를 아무리 첨부해도 첨부가 되질 않아 문의글을 올렸으나 답이 없어서 포기하고 있던 곳이었다.

열흘의 해외 여행을 앞둔 상태에서 갑작스레 서류 합격 소식을 받았다.
여행 직전에 1차 면접을 봤다. 전형적인 기술 면접이었는데, 뭐 하는 회사인지도 모르고 면접을 보러 가서 긴장하지 않고 봤다.
긴장하지 않아서 횡설수설하지는 않았지만, 반대로 준비 없이 가서 상당히 얕은 수준에서 대답했다. 합격 여부가 아리송했다.

혹시 몰라 문자 로밍을 해 간 여행에서 1차 합격 소식을 받았다. 다행히 2차는 귀국 다음날이었다. 2차 면접은 임원 면접이었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회사에 대해 찾아보고 갔다. 대표가 유난히 젊은게 인상적이었다.

최종 면접은 면접이 아니라 정말로 티타임 하듯 편안하게 봤다. 그 동안 아무리 편안하게 하래도 어쩔 수 없이 잘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간절하지 않아서인지 솔직함이 튀어나왔다.
그 중 내가 생각해도 특이한 건 지원동기였다. 여느 회사에 돌려 쓰던 무난한 지원동기를 말하고 나서, 갑자기 전날 밤에 본 대표 인터뷰가 생각났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일하기 좋아 보였다는 말이 나왔다. 그 뒤로는 술술 풀렸던 것 같다.

이틀 뒤 합격 소식을 받았다. 전혀 기대도 안해서 그런지 기쁘지도 않고 얼떨떨 했다. 얼떨떨하게 입사 준비를 하고 실감 안나는 채로 입사를 했다.

취준 끝?

최종 합격한 곳은 판교에 있는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이라고는 하나, 우리 회사만 중소 기업이지 전체 그룹사로 합치면 꽤나 크다. 계열사 중 코스닥 상장한 곳도 있을 만큼.
사실 연봉이 내가 생각했던 최저선을 뚫었기 때문에 큰 기대 없이 출근했는데, 생각보다 좋다. 돈 적게 주는거 빼면 다 좋다.(돈까지 많이 주면 대기업이겠지!)

우선 내가 회사를 고르는 1순위가 좋은 장비였는데, 무려 맥 프로 m3 16인치 새삥을 받았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첫날 출근하니까 자리에 있더라. 키보드, 마우스, 노트북 받침대, 듀얼모니터와 모니터 받침대까지 풀세트였다. 여기서 좀 첫인상이 확 좋아졌다.

두번째는 사옥이 상당히 좋다.
신사옥 지은지 일년밖에 안돼서 삐까뻔쩍하고, 간식 잘돼있고(스타트업처럼 맥주 노브도 있다!), 구내 식당 싸다(주변이 공사판이고 음식점 하나가 없어서 구내 식당이 없을 수가 없는 조건이긴 함..).
어릴 때부터 꿈이 삐까뻔쩍한 빌딩에 출입카드 찍고 들어가 일하는거였는데 그걸 이루게 되었다.

세번째는 최종 면접에서 말했던 것이기도 한데, 사람이 좋다.
일단 연령대가 상당히 어리고(우리 팀 주니어는 다 30 이하이다) 주니어들끼리 친하다.
시니어랑도 상당히 평등하다. 내가 처음 들어간 회의에서 부서장 의견에 반박 의견을 달았으니 말 다했지. 팀장님도 상당히 친절하다.
격식도 없다. 특히 옆자리 멘토? 사수?는 한 살 차이나는 잇팁이다. 사고방식이 상당히 비슷하다.

뭐 커리어적으로 어떤지는 알 수 없으나 새로운 서비스 출시 중이니 나름 성장할 기회도 있을거고, 야근도 많지 않은 것 같다. 돈만 진짜 죄금만 더주면 충성하면서 다닐 수 있는데... 아쉽긴 하다.


되게 긴 기간이었는데 적고 보니 별거 아니네.
아직 이직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서 그런가 마음이 막 편안하지는 않다.
취준생 졸업을 못 한 느낌이다.

그래도, 1막은 마무리됐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2년동안 고생했다 나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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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하는 감자... 감자 나부랭이....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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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18일

안녕하세요 혹시 취업 관련해서 궁금한점이 있는데 메일로 연락드려도 괜찮을까요?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