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7.14

조재훈·2022년 7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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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딩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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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log를 처음 가입한게 작년 초였나? 그랬다. 그때 한창 불던 인공지능 붐을 타고 정부에서 딥러닝 국비지원 교육을 개설했다. 퇴사한 직후였던데다 비전공자였던 나는 아무것도 모른채 순진하게 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고 3개월만에 무려 파이썬 + 데이터 분석 + 머신러닝 + 딥러닝 (+ 강화학습) 을 가르쳐준다는 말에 반신반의하며 등록을 해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 말도 안되는 커리큘럼을 기대하고 신청한 내가 멍청한게 용감한 것이었다. 교육 그 자체로는 남은게 단 하나도 없었다. 다 지났는데 이제와서 그 교육 욕하기도 그렇고... 어디서 그러던데. 이걸 말해야하나 말하지 말아야하나 하면 말하지 말란다. 그래, 그냥 아름다운 추억(?)으로 흘려보내자.

무튼 그 와중에 같이 교육듣던 사람과 어떻게 의기투합을 하게 되어서 창업을 했다. 고등학교때 개념을 정독하기보단 문제를 풀고 응용하면서 개념을 이해하던 버릇 때문인가? 그냥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목적없이 공부하는게 너무 따분했기 때문에 적어도 무언가 만들어낼 목표가 필요했다. 그렇게 백수 둘이서 뭔지도 모르는 창업이란걸 해보자고 맨땅에 헤딩을 했다.

그렇게 1년 하고도 반년이 지났다. 시간 참 빠르네.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우리 회사도 비록 아직 창업자 2명이 전부이지만 설립한지 1년이 지났고 나름 여기저기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기구쟁이였던 나도 그때 그때 필요한 성과를 만들어낸답시고 리눅스했다가 파이썬했다가 opencv했다가... 사업계획서 쓴다고 4개월가량 개발을 손 놓다보니 다 잊어버렸지만 그래도 그 덕에 회사가 연명하게 되었다. 이제 한동안은 숨을 좀 고를수 있게 되었으니 개발 로드맵을 세우고 차근차근 자료를 정리하려 한다. 인강들으면서 개념들도 정리하고 이를 축적해서 더 좋은 분들도 모시고 투자도 받고 성장하고 싶다. 한동안 노션을 쓰다가 뭔가 좀... 마음에 안들어서 돌고 돌아 벨로그로 넘어왔다.

지금은 둘이서 바다 한가운데 던져져가지고 어푸어푸 살려고 발버둥치다가 다행히 근처에 떠있는 나무 판때기 몇장 찾아서 그거 붙잡고 숨을 고르고 있는 상태다. 난 이제 그 판때기들을 엮어서 뗏목을 만들려고 한다. 정신나간 소리같긴 한데 그렇게라도 뗏목을 만들어야 지나가는 판때기들을 더 많이 모아서 뗏목을 키울 수 있다. 뗏목이 거북선이 되는 그날까지 티끌모아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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