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I 검사
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
기질 및 성격 검사
타고난 것(기질)과 발달시킨 것(성격)을 구분하여 분석하는 자기보고식 검사
- 기질(Temperament): 타고난 나
- 바꾸기 어렵다
- 속도가 매우 빠르다
- 거의 무의식적이다
- 첫 반응을 결정한다
- 성격(Character): 발달시킨 나
- 훈련될 수 있다
- 기질을 조절한다
- 자기개념의 범위이다
- 마지막 행동을 결정한다
기질은 네 가지 척도로 나뉘는데, 그 중 자극추구, 위험회피, 사회적 민감성, 이렇게 세 가지가 기질의 주요 3요인이고, 인내력은 상대적으로 덜 영향력 있는 척도라고 한다.
자극추구
는 새롭고 이득과 관련된 자극에 반응하는 기질이다. 흥분과 보상을 추구하며, 행동을 활성화하는 경향성을 가졌다. 자동차로 치면 엑셀레이터에 해당한다.
이것이 높다면 성격이 급하고 호기심이 많으며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단조로운 것을 지루해하며 변화하는 자유로운 상황을 선호하고, 새롭고 낯선 것을 탐색하는 것을 즐기곤 한다.
반대로 이것이 낮다면 정서적으로 느긋하고, 겸소하며 단조로움을 잘 견디는 경향이 있다. 근검절약하여 사치나 낭비를 즐기지 않고, 쉽게 흥분하거나 화내지 않는 편이다.
자극추구
에는 다음과 같은 네 개의 하위척도가 존재한다.
- 관습성 안정성 ↔ 탐색적 흥분
높을수록 새로운 것에 쉽게 빠져들고 익숙한 것보다 낯선 도전을 즐긴다- 심사숙고 ↔ 충동성
높을수록 순간적인 인상에 쉽게 영향을 받고 적은 정보로 빠르게 판단할 수 있다- 절제 ↔ 무절제
높을수록 자원을 소비하는 데 거리낌이 없고 그 소비에 대한 결과가 안 좋아도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크게 게이치 않는다- 질서정연 ↔ 자유분방
높을수록 감정이 쉽게 표현되고 규제 없는 행동을 선호한다(낮음) ↔ (높음)
나의 경우 자극추구
의 백분위가 56으로 중간쯤이고, 대부분의 하위척도 또한 중간쯤 위치하고 있는데, 심사숙고
보다는 충동성
이 명확히 높게 나왔다. 생각해보면 무언가를 판단하는 시간은 좀 걸리는 편이긴 한데, 이게 판단 그 자체가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해서 오래 걸린다기 보다는 판단은 먼저 이루어지고 이에 대한 검증 및 근거 탐색 과정이 오래 걸리는 것 같다. 일단 입장을 정해놓고 구체화하다가 오히려 혼란 속으로 빠져서 답을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절제
와 질서정연
은 상대적으로 좀 더 그런 경향성이 있다 정도일 뿐, 크게 유의미한 수준의 무언가는 아닌 듯하다.
위험회피
는 위험하고 낯선 자극에 반응하는 기질이다. 불안과 손실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행동을 억제하는 경향성을 가졌다. 자동차로 치면 브레이크에 해당한다.
이것이 높다면 조심성이 많고 안전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불확실하거나 익숙치 않은 것에 긴장하거나 걱정하고, 다른 사람들이 걱정하지 않는 부분에서까지 비관적으로 걱정하곤 한다. 그만큼 여러 상황에 미리 대비하여 실제 그 일이 일어났을 때 준비가 되어 있기도 하다.
반대로 이것이 낮다면 걱정 없이 느긋하고 이완되어 있는 경향이 있다. 때로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낙관적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큰 고통 없이 노력을 기울이지만, 너무 과하면 위험에 둔감할 수 있다.
위험회피
에는 다음과 같은 네 개의 하위척도가 존재한다.
- 낙천성 ↔ 예기불안
높을수록 앞으로 생길 일에 대해 미리 예상하고 경험을 곱씹으며 준비한다- (낮은)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 (높은)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높을수록 상황이나 사건에 대한 두려움이 커 쉽게 긴장하고 불안해하며 일상의 변화를 어려워한다- (낮은)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 ↔ (높은)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
높을수록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커 자기 주장이나 주도적 행동을 어려워한다- 활기 넘침 ↔ 쉽게 지침
높을수록 내적인 작업에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여 쉽게 지치고 피곤해한다(낮음) ↔ (높음)
나의 경우 위험회피
의 백분위가 48으로 중간쯤이고, 하위척도 또한 이렇다 할 특징을 갖는 게 없다. 결국 보상에 대한 욕구도 크지 않고 위험에 대한 경계도 크지 않아 대체로 외부 자극에 별로 민감하지 않은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자극을 완전히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인 채 행동하는 정도?
사회적 민감성
은 사회적 자극에 반응하는 기질이다. 관계적 보상을 중요시하고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며 사회적 애착을 이루기 위한 경향성을 가진다. 자동차로 치면 동승자를 얼마나 신경쓰는가, 혹은 차가 몇인승인가에 해당한다. 내 상태를 표현하는 것과 타인의 상태를 인지하는 것 모두 이 기질과 관련 있다.
이것이 높다면 사교적이고 사회적 접촉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따뜻한 사회적 관계를 더 쉽게 형성하고 타인의 감정을 잘 이해할 수 있으며, 타인의 생각에 쉽게 영향을 받기도 한다.
반대로 이것이 낮다면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경향이 있으며, 다른 사람과 거리를 유지하는 것을 편하게 여긴다. 사회적 압력이나 비판에 영향을 덜 받으며, 사회적 단서나 타인의 감정에 둔하다. 자칫 무관심하고 냉정한 사람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사회적 민감성
에는 다음과 같은 네 개의 하위척도가 존재한다.
- (낮은) 정서적 감수성 ↔ (높은) 정서적 감수성
높을수록 타인의 감정을 잘 느끼며 감수성과 동정심이 많고 감정적 호소에 깊이 움직인다- (낮은) 정서적 개방성 ↔ (높은) 정서적 개방성
높을수록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며 사회적 접촉을 좋아하고 사람과의 교류에 열려 있다- 거리두기 ↔ 친밀감
높을수록 혼자만의 생활보다 친밀한 관계를 선호하여 다른 사람들과 있으려 하고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털어놓길 좋아한다- 독립 ↔ 의존
높을수록 다른 사람의 의견과 인식을 신경 쓰고 사회적 압력에 쉽게 영향 받으며 타인의 정서적 지지 및 승인을 얻는 것을 중시한다(낮음) ↔ (높음)
나의 경우 사회적 민감성
의 백분위가 1으로 매우 낮음에 해당한다. 사실 그냥 낮음/중간/높음만 존재하는데 이건... 매우 낮음이라고 밖에 표현을 못 하겠다. 어떻게 백분위가 1? 아무튼... 사람들의 말이나 감정, 시선, 평가 등에 영향을 잘 받지 않는다. 타인의 감정이 크게 와닿지 않아 공감을 잘 못 하는 경향이 있고. 그 낮은 사회적 민감성
중에서 정서적 개방성
이 그나마 높은 편이고, 거리두기
또한 그나마 친밀함
방향으로 가 있다. 타인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건 잘 못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건 그나마 좀 낫고, 사회적 민감성
이 낮은 사람 중에는 그나마 타인과의 관계성에 관심이 있다고 할까.
인내력
은 기질의 주요 3요인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도움이 되는 행동을 꾸준히 하게 하는 자질이다. 다른 기질에 비해 영향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가볍게 다루고 넘어간다.
인내력
에는 다음과 같은 네 개의 하위척도가 존재한다.
- (낮은) 근면 ↔ (높은) 근면
높을수록 그 때 그 때 해야 하는 규칙적인 일을 잘 한다- (낮은) 끈기 ↔ (높은) 끈기
높을수록 어려움이 있어도 잘 견딘다- (낮은) 성취에 대한 야망 ↔ (높은) 성취에 대한 야망
높을수록 포기하지 않았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을 위해 잘 참는다- (낮은) 완벽주의 ↔ (높은) 완벽주의
높을수록 아쉬운 부분에 대해 그냥 넘어가지 않고 게속 해내려고 한다(낮음) ↔ (높음)
나의 경우 인내력
의 백분위가 9로 낮은 편이다. 그 중에서도 근면
과 끈기
는 중간쯤이지만, 성취에 대한 야망
과 완벽주의
는 명백히 낮은 쪽에 가 있다. 역시 자극추구
에서도 드러났듯이 무언가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건 별로 없는 것 같다.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듯.
성격은 세 가지 척도로 나뉘는데, 그 중 자율성, 연대감, 이렇게 두 가지가 성격의 주요 2요인이고, 자기초월은 상대적으로 덜 영향력 있는 척도라고 한다.
자율성
은 자율적 개인이라는 자기 개념을 갖는 것으로, 나의 목표, 가치, 능력, 흥미, 감정, 생각에 대한 것이다. 목표 설정과 자기 견인을 하며, 자율적·자립적 개인이 되는 것을 지향한다.
자율성
에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개의 하위척도가 존재한다.
- 책임감
높을수록 자신의 선택이 결과를 야기했음을 인정하고 자신의 행동에 따른 책임을 받아들여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준다- 목적의식
높을수록 목표에 대한 분명한 의식을 지니고 이를 이루기 위해 즉각적인 욕구 만족을 지연시킬 수 있다- 유능감
높을수록 어려운 일을 도전이나 기회로 받아들이고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행동한다- 자기수용
높을수록 자신의 기질과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훈련과 노력을 통해 한계를 개선하려고 한다- 자기일치
높을수록 자신의 지향점과 실제 행동을 일치시키려 하며 많은 유혹 속에서도 자신의 지향점과 일치되는 행동을 보인다
나의 경우 자율성
의 백분위가 43으로 중간쯤인데, 목적의식
과 유능감
은 낮은 편이고 자기수용
은 높은 편이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기질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 같다. 자극추구
가 높지 않은 만큼 보상에 대한 욕구가 크지 않아 뚜렷하게 쫒는 목표도 딱히 없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이를 도전이나 기회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그냥 상황이 그렇게 되었구나, 하고 중립적으로 판단하는 느낌?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그러려니 하는 것이다. 기질적으로 자극추구
가 높은 사람들이 자율성
, 측히 목적의식
같은 척도가 기질적으로 높기 쉬운데, 그렇지 않아 중립기어로 놓고 살아가는 느낌이라고 한다.
연대감
은 사회의 일원이라는 자기 개념을 갖는 것으로, 타인의 욕구, 선호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수용 및 동일시 능력이 드러나며, 사적인 개인을 넘어 타인과 균형 있는 관계를 맺는 개인이 되는 것을 지향한다.
연대감
에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개의 하위척도가 존재한다.
- 타인수용
높을수록 자신과 매우 다른 타인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존중하며 받아들일 수 있다- 공감
높을수록 타인의 목표, 가치에 대해 이해하고 존중하며, 타인의 경험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이타성
높을수록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즐기고 그들이 나아지는데서 기쁨을 느낀다- 관대함
높을수록 부정적 대우에 대해 되갚으려고 하지 않고 의도치 않은 실수를 이해한다- 공평
높을수록 안정적인 윤리적 원칙과 양심에 따라 타인에게 적용하는 것을 자신에게도 적용하여 공평과 정직을 우선시한다
나의 경우 연대감
의 백분위가 45로 중간쯤인데, 타인수용
, 이타성
, 관대함
은 높은 쪽과의 경계선 근처인 반면, 공감
은 명확하게 낮다. 공감
은 타인의 감정뿐만 아니라 목표, 가치 등까지 이해하려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생각해보면 누군가의 감정의 매커니즘을 이해하거나 그가 말하는 어떤 가치에 대해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그냥 있는 그대로의 "감정"과 "말"로 받아들여버리는 것 같다.
자기초월
은 성격의 주요 2요인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스스로를 생태계의 일원, 우주의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자기초월
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개의 하위척도가 존재한다.
- 자의식 ↔ 창조적 자기망각
높을수록 멋진 경관 앞에 자신을 놓듯, 자신을 잊고 몰입할 수 있다- (낮은) 우주만물과의 일체감 ↔ (높은) 우주만물과의 일체감
높을수록 타인을 넘어 다른 생물에게까지 생명으로서의 연결감을 느낀다- 합리적 유물론 ↔ 영성수용
높을수록 자신은 모르는 어떤 큰 뜻이 있고 어떤 흐름이 있을 것이라고 느낀다(낮음) ↔ (높음)
나의 경우 자기초월
의 백분위가 10으로 낮은 편이고, 하위척도도 전체적으로 낮다. 그 와중에 합리적 유물론
과 영성수용
중에는 중간쯤 위치하고 있다. 설명을 들으면서, 확실히 나는 자연 경관이나 어떤 "아름다움"을 봐도 그렇게 막... 그러지 않는 것 같다. 대체로 그저 나는 "나"인 채 살아가는 듯.
새삼 되게 현실적인 사람인 것 같다. (높은 자극추구) 불명확한 보상을 쫒지도 않고 (높은 위험회피) 불명확한 걱정에 빠지지도 않으며 (낮은 자극추구) 유유자적하고 정적이지도 않고 (낮은 위험회피) 안일하게 낙천적이지도 않다. 외부 자극에 적당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며, 누군가의 칭찬에도 크게 기뻐하지 않고 비난에도 크게 절망하지 않는다. 그 와중에 자기수용
은 높은 편이라 외부 자극뿐만 아니라 스스로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고, 타인수용
도 높은 편이라 상황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근데 너무 그냥 받아들이다보니 상대의 생각이나 감정에 대해서도 "글쿤"하고 넘어가지 "저 사람은 이래서 이랬구나..."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생략되어 공감
이 결핍되어 나타나는 것 아닐까 싶다.
같은 맥락에서 막 도전적인 성향이 나타나지는 않는 편이라 성취에 대한 야망
, 완벽주의
, 목적의식
, 유능감
등의 수치가 낮게 나오는 것일 수도 있겠다. 어떤 발전 방향에 대해 흥미를 가지면 그것을 이루고자 하는데, 그 흥미를 갖기 전까지는 어떤 야망도 목적도 없이 흘러가는 것 같다. 외부의 자극이 아닌 내 흥미만 쫒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하여간 자신의 이면을 알아가고 여러 가지로 분석해보는 건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