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0개월차 개발자... 팀장님께 이직 계획을 말씀드렸다.

코딩소녀·2024년 3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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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일기장아!

오늘은 회사에다 완전 폭탄을 던졌어..,,
회사 사람들한테는 한번도 이직계획에 대해 말한적이 없는데 처음으로 말해버렸어.
그것도 우리팀 팀장님한테... ^^ ...

우리팀 팀장님은 다른 팀장님들과는 달리 간부급이셔...
하하 당돌했다^^ ...
퇴직금 나오기 전에 짤려도 할말없다진짜

팀장님의 반응

이직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팀장님 표정이 싹 굳었어.
진짜 진심으로 많이 놀라셨다고 하시더라.
내가 회사를 되게 만족하며 다니고 있는 줄 아셨다고 하셨어.

사실 그럴만도 해. 나는 이제 어느정도 회사에서 자리를 잡았고, 무엇보다 회사생활을 너무 잘 하고 있거든.
친해진 회사 언니는 우리집에서 자주 자고 가고, 동기들이랑 등산도 가고 PD님한테 골프 개인교습도 받을 정도로 엄청 잘지내.

..
..
대외적으로는 말이야ㅋ..
ㅠㅠ

레퍼런스체크 협박

사실 레퍼런스체크 협박?
진짜 하신걸까? 잘 모르겠어.
그냥 사실을 얘기해주신거같아.
진짜 진심어린 조언이었던것 같아.

팀장님께서는 1년만에 이직하면 지금 하던 업무를 다 두고 가는거라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어.

"이렇게 빨리 이직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똥을 주고 가는 것과 같아요."

나 진짜 깜짝 놀랐어.
우리 팀장님 얼마나 점잖고 좋으신 분인데, 이렇게까지 강하게 얘기하실 줄 몰랐거든.

이 후로 팀장님께서는 이런 말씀도 하셨어.

"개발자는 요즘 한다리 건너면 다 레퍼런스 체크 해요. 이렇게 가버리면 회사 입장에서는 코소씨를 어떻게 이야기하죠?ㅎㅎ"

우선 진짜 팀장님께 미안하더라..
나 우리 팀장님 진짜 믿고 따르거든.
너무 좋아 우리 팀장님.
팀장님 칭찬으로 일기 하나 나온다~ 이만 줄일게 너무 길어질거같에

또.. 겁이 들더라.
나 이제 우리팀 팀장님한테 신뢰를 저버렸구나.
내 가장 큰 울타리인데, 우리 업계 좁은데...
앞으로 이직하면 계속 이 회사 다녔던게 꼬리표로 따라다닐 텐데...

그리고 이 마음을 감지하니 '오? 지금 겁주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게까지 생각이 도달하니 다음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어.

'쫄지말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말 줄이자.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은 평소의 다정한 그 사람 아니다.'

그 이후로는 말을 극도로 줄이고 딱 필요한 이야기만 했어.

마음에 없는 소리, 책임질 수 없는 말은 일절 않았어.
특히 피해의식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말도 전혀 하지 않았어.

이렇게 이야기하게 된 계기

1. 국가지원사업 바지사장 되다

사실 이 이야기가 맨 위에 나와야하는데, 지금 새벽 한시고 하다보니 두서없이 적게되네

사실 지금 이거 다쓰고 공모전 제출 준비하고 자야해..

오 이렇게 이야기 시작하면 좋겠다!

난 공모전이 너무 좋아 사랑해
이게 처음 한두번이 힘들지 상 받기 시작하면 흐름타서 막 1년에 상 6개씩 휩쓸기도 하고 그렇더라고 !! (히히) 개발 대회에서 700명중에 1등한 적도 있담ㅎㅎ

근데 이번에 회사에서 어떤 국가지원사업을 신청하게 됐어.

그런데 세상에 마상에 지원 자격에 해당하는 사람이 사내에 나밖에 없었던거야.
나이 제한, 학력 제한, 학과 제한, 근속연수제한이 있었거든.

지원 자격이 까다로워서 그런지 회사에서 딱 한명만 있으면 되는 지원사업이었어.

경영팀에서 컨텍이 와서 내 동의를 구했고, 그대로 룰루랄라 팀장님께 얘기드렸어.

나 때문에 회사에 이득이 있고, 내가 어느정도 불이익을 감수하는거라 (지원받으면 10년이하 국가지원사업 신청못함) 연봉협상을 안해준다면 거절하고 싶었어.

그래서 컨텍 받자마자 사업 안내서 진짜 꼼꼼하게 검토했어ㅋㅋㅋ

그리고 진짜 만반의 준비를 위해 삼성 다니셨던 고딩때 수학 선생님한테 전화해서 컨설팅도 받았다! 완전 꿀팁을 전수받았지!!!! 밑에다 뭔지 써야지

2. 사실 진짜로 이직계획 있었음

지겹게 다시 말하지만 나는 학부시절에도 공모전에 미친 사람으로 소문이 자자했어.

그중에 두개는 취직 최종합격 발표 직후에 수상 결과가 나왔던 공모전도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대기업 입사특혜가 있는 상이 있었어.
( 근데 빨리 써야됨 유통기한있어서 )

아무튼 상 받은거 알기 전에 취직이 되버려서 딱 유통기한만큼만 지금 회사 다니고 이직 하려고 했거든.

근데 이 지원사업 덜컥 했다가, 내가 이직해버리면 대표자 명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회사에 나밖에 없어서 그냥 팀이 공중분해 되는거야;;;

이 사업을 따내기 위해 노력한 차장급 두명과 간부급 두명, 그리고 야근을 밥먹듯이 하게될 나 포함 사원급 세명... 이 사람들의 피땀눈물이 다 물거품이 되는거니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했어.

3. 업무 불만족

나는 꼭!!! 맡고 싶던 일이 있었어.

회사 다니면서 사이드프로젝트 하니까 너무 힘들고, 이렇게 하지말고 그냥 회사에서 하는 일이 사이드프로젝트급의 연구 업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어.

그렇게 회사에서 대규모 동시접속 서버 구축 해보고싶다 작년부터 노래를 불렀는데, 드디어 얼마 전에 그 업무를 맡게 됐어!

신나서 무보수 야근도 하고 친구들 꼬셔서 동기들 다같이 야근하고 그랬는데... 결국 업무에서 제외됐어.

이유는 납득할만한 이유긴 했어.

마감기한까지 남은 시간이 촉박했고, 나는 이 일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마감 기한을 맞출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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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할 수 있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할수있는데...

진짜 열심히 했는데..

어려운거 다 끝났는데.. 이제 단순 반복인데....

너무 속상했다...

그래도 선배님들이 걱정된다는데.. 선배님들 말씀이 맞았을거야..

4. 그리고 실은... 사내 따돌림

여기부터는 피해의식 99%야.

그냥... 어린 시절의 안 좋은 기억들 때문인지 나는 피해의식이 심해.

이걸 스스로 인지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지 뭐.

나는 내가 따돌림당한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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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피해의식, 회사 사람들이 나를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할 것 같아.

입사하자마자 12살 많은 아저씨에게 고백을 받았어.

나중에 알고보니까 그 아저씨 이직 다 합격해놓고 에라 모르겠다식으로 한번 질러본거였어^^...

회사에서 지하철로 1시간 거리인 우리집까지 따라오신 적도 있어서 그때 내가 진짜 너무 싫다고 그러시지 말라고 울면서 도망갔었어.

근데 그거보다 더 힘들었던게 있었어.

그 아저씨는 회사 고인물이라 아는사람이 엄청 많았는데 주변에서 들리는 내 험담들을 자꾸 나한테 전해줬었어. 이게 심적으로 진짜 힘들더라.

아 이야기가 다른데로 새네. 진짜 저아저씨때문에 일 많았는데 줄일게.

암튼 저아저씨 회사 사람들한테까지 나한테 고백했다고 얘기 다해놨더라^^ ...,,,,

트루러브 였던걸까^^ ...,,,,..... 진짜 날 사랑해서 뺏기기 싫은거였던걸까;;;

다른팀 사람한테도 말할정도면 뭐 같은팀 사람들은 물론이며 그 아저씨 동기들, 친한사람들한테 다 말했겠지^^ ....

그 이후로는 그냥 회사에다가는 남자친구 있다고 말하고 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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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변째 피해의식, 사수님도 나를 안좋아하는것 같아.

회사에서 제일 믿어야 하는 사람이 사수님인데, 이렇게 되니까 진짜 일하기 힘들다.

다시 그 아저씨 얘기인데, 그 아저씨가 회사 사람들이 내 험담하는걸 자주 전해주셨다고 했잖아.

그 중에 우리 사수님이 내 험담을 하신것도 있었어.

진짜 절망적이었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엄청 상처였나봐. 하 이런거 믿으면 안되는데.

사실 이런 감정이 싫어서 사수님이랑 면담을 했었고, 그 과정에서 사수님도 나와 아저씨와의 러브스토리를 알고있다고 말씀하셔서 굉장히 놀랐어,....,,,,

암튼 사수님이 나를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아서... 힘들어

.

마지막 피해의식, 개발자들이 나를 싫어하는것 같아.

지금 우리 개발실에서 같은 프로젝트 맡은 개발자는 나랑 사수님 포함해서 총 10명? 정도 돼.

근데 나만 빼고 술자리를 가져.....

정말 피해의식인거 알고, 정말 내 상상이었으면 좋겠는데...

술자리가 있는 다음날부터 자꾸 분위기가 바뀌어...

늘 나랑 같이 커피를 마시던 분이, 술자리 이후로는 늘 바쁘시다면서 커피를 거절 하신다거나.

술자리 다음 날, 우리 사수님이 나를 따로 불러서 "지금 코소님 개발이 늦어져서 다른 개발자분들이 불안해 하세요." 라는 말씀을 하신다거나..

차라리 내가 여자여서 그런거였으면 좋겠다.

나 빼고 다 남자니까, 남자들끼리 먹는게 편해서 그런거면 진짜 좋겠다.
아니면 다른 이유 다 좋으니까.
나를 다들 싫어하고 있는거만 아니면 좋겠다...

.

끝! 피해의식 그만..

이런 감정들은 진짜 계속해서 생각하면 나만 더 우울의 늪에 빠지는것같아.

이런거 생각하지 말자.

암튼 이정도하고 다시 오늘 일로 돌아와서

아니 잠만 글 왤캐길어졌어 나 지원서 써야되는데;;; 내일 연차 써야겠다 ;;; 벌써 두시네

삼전 다니던 분의 연봉협상 꿀팁

1. 이직은 당당해도 된다,

  • 요즘 개발자들 다 이직한다.
  • 1년 다녔으면 구색 다 했고, 당당하게 이직 이야기해도된다.

2. 이직 오퍼 들어왔다고 뻥쳐라

(이거 듣고 깜놀했다ㅋㅋㅋㅋㅋㅋ)

  • '마침 좋은 이직 제안이 들어와서 고민하고 있었다.'라고 해라.

그래서 그렇게 말했어! 근데 뭐 대기업 입사 특전 있으니까 아주 없는 소리도 아니기도 하고... 근데 우리 팀장님은 안믿었어.

요즘 우리회사도 SKY 컴공이 지원해도 다떨어지고 몇명 붙는다고, 요즘 취업 완전 빡빡한데 신입한테 오퍼하는 회사가 어딨냐고 그 회사 어디냐고 하셨어.

3. 그 회사 어디냐고 물어보면 말해주지 마라

  • 물어보면 '어딘지 말씀드리기는 좀 그렇고ㅎㅎ' 이렇게 말해라.

구체적으로 왜 그래야하는지는 못 물어봤는데, 아마 말해주면 공사 들어갈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정보를 많이 줄수록 그회사 어쩌니 저쩌니 말씀 많아지고 내가 이직하려는 여러 이유에 대해 평가절하 하실까봐 겁이 났어.

으악 쓸거 많은데 이만 줄여야겠다. 이제 진짜 개발하러 가야돼.

안녕 일기장아! 뭔가 중간에 끊겨버렸네.

결론

연봉협상은 실패했다!

그래도 이직의사 있는거 말해서 후련함.
나는 이직 생각하는데 사람들이 내가 이 프로젝트 서버 천년만년 해줄거라 생각하는것같아서 마음 답답했음.

근데 지원사업 제출은 해볼거임.
이거 안될수도 있어서 되고난 후에 다시 연봉협상 시도할거임.
그리고 사실 뭐 준비하고 제출하는거 너무 좋아 !!! 공모전 좋아 ~~!!

그리고 회사에 이윤을 창출하다니.
뭔가 멋지고 회사에서 배우기만 하는 내가 직접적인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생각에 뿌듯해!

안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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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server programmer / indie game develop team lea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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