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 만나지 말자, 2023년

이규락·2024년 2월 22일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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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랜만입니다.

제 포트폴리오의 첫 페이지에는 "설명하지 못하거나 적을 수 없다면 완벽하게 알고 있지 않다는 생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렇게 블로그를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는 저는 1년 2개월 동안 잠수(?)를 타버렸습니다.
물론 핑계 없는 무덤은 없듯이 저 또한 1년 2개월 짜리의 아주 근사한 핑계를 늘어 놓으려 합니다. 지금부터 제가 쓸 내용은 제 20년 인생 중 손 꼽히는 최악의 해, 저의 2023년에 대한 회고 입니다.

2. 첫 이직! 그러나...

2022년 회고에서 말씀 드렸듯, 전 1년 반 동안 몸 담던 회사를 떠나 새로운 회사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2023년 1월 말 부터 다니게 된 새 회사는 제가 바라왔던 모든 것들을 갖춘 회사였습니다.

  1. 실력이 뛰어나고 인품이 좋은 동료분들
  2. 체계적인 개발 프로세스
  3. 병역특례업체

1, 2번을 통해 저 스스로의 실력이 끊임 없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3번으로 군 복무로 인한 앞으로의 커리어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해소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 때 당시만 해도 제안을 했던 다른 회사를 포기하고 이 회사를 고른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한창 행복회로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불 타오르는 행복회로...)

그러나 한창 더웠던 6월, 제 행복회로는 차갑게 식어버렸습니다.

6월 초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대표님은 회사가 어려워져 권고사직을 받는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입사한지 얼마 안된 저는 당연히 대상자가 될 수 밖에 없었고, 따라서 자연스레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저는 더욱 출퇴근을 편하게 하기 위해 이사까지 한 상태여서 이 충격은 저에게 더더욱 뼈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물론 지금 와서는 그 회사를 선택한 건 온전히 저의 결정이라 누군가를 원망할 생각은 없습니다. 또한 정말 좋은 개발자님들과 함께 일하며 실력을 키웠고 저의 개발 스타일을 잡아 준 회사이기에 제 역량을 다 펼치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언젠간 다시 만나요.)

3. 불행 중 다행 중 불행

이렇게 순식간에 백수가 되어버렸지만 백수 생활은 생각보다 길지 않았습니다. 6월 말 부터 면접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는데, 7월 중순에 B2B 스타트업인 현재 회사에서 오퍼 레터를 전달해왔고 8월 중순 부터 출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코드 파악을 하며 온보딩을 받고 있을 때 쯤, 첫 업무가 주어졌습니다. B2B 스타트업의 특성상 거래처 하나하나가 소중했으며 심지어 제가 맡게된 업무의 거래처는 굉장히 사이즈가 컸습니다. 전 코드 하나하나를 꼼꼼히 짜고 모르는 부분들은 하나하나 질문 드리며 따라가려고 노력 했습니다.

그렇게 첫 업무가 잘 마무리 되나 싶었고 실무진 분들이 거래처에 영업 및 미팅을 진행하러 떠났습니다. 하지만 저의 노력들이 무색하게도, 거래처에서 들려온 피드백은 "예전보다 오히려 솔루션이 퇴보했다." 였고 이는 제가 잘못 짠 코드가 원인이었습니다.

직전 회사에서 불미스럽게 나갔고 블로그에는 쓰지 않은 개인사로 제 정신이 아닌데다 첫 업무는 보기 좋게 망쳤던 저는, 그 날 집에 가서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왜 이렇게 힘든 일들이 한 번에 오는지 모르겠고 개인사던 일이던 열심히 해보려 했는데 잘 안됐던 제가 답답하고 한심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4. 일복이 폭발한다.

다행히 첫 거래처의 일은 잘 수습(자세하게 풀진 않았지만 저 혼자 거래처를 10번 넘게 방문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습니다)했지만, 두 개의 업무를 더 할 때 까지 전 멀쩡한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한 업무는 timezone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탓에 하루를 통으로 날려버렸고 다른 업무는 거래처의 전산실과 계속해서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해 일정에 상당한 딜레이가 걸렸습니다.

그러다 세 번째 거래처를 진행하던 중, 사수님이 신규로 개발된 모듈을 통해 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고생한 덕이었을까요? 그 코드가 천천히 머리 속에 들어 왔습니다. 모듈에서 버그가 발생해도 어떻게 고쳐야 할 지 바로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해당 로직을 수정했을 때 문제 없이 동작하는 것 또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각성 완료)

이 후, 해당 거래처의 경험을 통하여 약 2개의 커다란 거래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고, 영업 일정이 촉박했던 또 다른 거래처 2개도 거의 해커톤으로 3일만에 끝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저의 고생과 능력을 알아봐주신 덕분에, 저는 사수님들의 인정과 칭찬을 받으며(물론 립서비스도 있었겠죠...?) 현재는 10개가 넘는 거래처 업무를 혼자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회사의 영업이 잘 풀려 앞으로 남아있는 업무가 더욱 많아 요새는 나름 핵심 인력으로의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바쁘다 바빠)

5. 벌써 3년차가 되어 갑니다.

이렇게 최악의 2023년을 끝내고 나니 벌써 3년차를 향해서 가고 있습니다.
사실 회고를 쓰는 이유도 이 얘기를 정말 드리고 싶어서인데, 신입 때의 저의 모습과 현재의 저를 되돌아 보니, 참 많은 부분에서 성장했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1.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늘어났습니다.

현재 직장에서 외부 인원 및 타팀과의 소통 빈도수가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물론 전 직장들에서도 타팀과의 소통은 적지 않았지만, 소위 말하는 얼을 많이 탔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재 회사에서 엄청나게 많은 소통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떻게 말하는 것이 상대방이 쉽게 납득하고 나의 업무에 최대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완벽하진 않지만 나름대로의 효율적인 소통 방식을 찾을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업무의 생산성이 늘어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2. 개발 관련 지식이 늘었습니다.

저는 여태까지 제가 활용하는 기술을 깊게 공부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냥 개발을 해서 원하는 기능만 구현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직전 회사에서 여러 개발자분들과 협업을 해보니 저는 제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기술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기술들의 다양한 부분 및 자세한 내용들을 끊임 없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한창 공부를 이어 나가며 다른 개발자 분들과 꾸준히 지식을 나눴습니다. 그 과정 중 모 개발자 분이 저에게 해주셨던 말이 아직 잊히지 않습니다.

"공부 열심히 한 티가 나네요."

이 말을 들었을 때 저는 비로소 제 개발 실력이 성장했으며 이제야 진짜 '개발자'가 되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리 규락이 천재다)
(출저: insta @waterglasstoon)

이렇듯 과거와 비교하면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저지만, 저는 아직 부족한 점이 셀 수 없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 올해 제가 가장 고치고 싶은 점은 바로 자만심 입니다.

앞선 2번에서 받은 칭찬 때문일까요? 저는 급속도로 제가 개발을 잘한다고 생각하고 자만하기 시작했습니다. 타인의 실력을 함부로 평가하기도 했고, 제 생각이 맞다고 고집을 부리기도 했습니다. 세상은 넓고 저보다 실력자는 많은데 말이죠.

이런 모습은 동료들 및 타인에게 안 좋게 보일 뿐더러 제 자신의 성장을 저해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저의 모습을 꼭 고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렇게 될 순 없기에...)
(출저: insta @waterglasstoon)

6. 마무리하며

개발자라는 직업을 가진 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 흘렀지만, 전 아직도 개발이 너무 좋습니다. 좋은 코드를 짜 문제를 해결하고 사용자에게 좋은 경험을 전달해 준다는 것 자체가 행복합니다.

누군가가 저에게 개발자를 언제까지 할 거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쉽게 답변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개발자"를 포기하더라도 "개발"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 입니다. 그 만큼 개발은 저에게 엄청나게 큰 재미와 가치를 가져다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3년은 최악의 해였지만 2024년에 이를 보란듯이 반전 시키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 더욱 노력하며 개발이 저에게 가져다 준 의미를 잊지 않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두 2024년 행복하시고 하시는 일 잘 되시고 적게 일하고 많이 버시기를 바랍니다.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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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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