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봅시다

디아·2024년 5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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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걸어왔던 길들을

위 사진은 은혼이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그렸는데, 이번 달 회고의 상징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올려봤습니다.. 애니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마 다 보셨으리라고 생각이 들지만, 꽤나 재밌는 애니입니다. 단, 정신이 오락가락 들게끔하는 애니이기 때문에 시청에 주의를..

날이 점점 따뜻해지면서도 꽃가루+송진가루의 공격이 거세네요.. 알러지 가지신 분들은 별다른 병이 안걸리시길 빌게요.

아무쪼록, 이달 회고록을 적어보도록 할게요.

2024년 4월

이달의 키워드는 용기 입니다.

사건들

다시 밖으로


출처: 오마이뉴스

일하러 혼자 타지로 올라온 뒤에, 주변에 아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어서 외로움을 많이 탔었습니다. 그래서 있는 힘껏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려고 노력했었죠. 운동 겸 아침에 수영도 나가보고, 저녁에 독서모임도 나가고, 온라인 모임에 심리 상담까지... 많이 돌아다녔었습니다.

근데, 개중 일부는 특정 종교단체와 관계가 있다는 걸 알았었습니다. 전도라는 명확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도 몇 명 있었고요. 그걸 알고나선, 모르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쌓였었습니다. 스스럼 없이 다가갔었는데, 알고보니 그런 의도가 있었다. 짜란~.. 그때의 실망감이나 충격, 그리고 또 그런 사람들을 만나지 않을까 하는 무서움이 있었었습니다.

그래도, 이번 4월달에 들어서면서 다시 시도해봤습니다. 모임의 목적이 명확한 모임들을 찾아다니고, 단독 운영이 아니거나 등, 개인적으로 많이 따져봤었습니다. 그래서 최근엔 몇 군데를 새롭게 찾아서 나가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낌새는 안나타났었습니다 ㅋㅋ. 뭐 사실 그런데였다. 짜란~ 이면 다시 벗어나야죠 뭐.

이러는 이유는 그냥 성격 때문인거 같아요. 외로움을 많이 타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말하면서 교감하는 걸 좋아하다보니 그런걸 많이 찾아나서는 거 같아요. 집 안에만 틀혀박히면 너무 내 세상에 갇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뭐 그러고 있습니다.

넌 대중성이 없어

어느 인문학 모임에 나갔을 때, 주변 친구한테서 들은 얘기 중 하나입니다. 저보고 대중성이 없다고 그러시더군요.

음... 틀린 말이 아니더군요 허허; 예전엔 게임이나 인스타나 좀 했지 요즘은 거의 안하고 그냥 공부나 IT 시사만 관심있지, 나머지 개인적인 것들은 꽁꽁 싸메고 다니니..

근데 반항심이 들어서였었는진 몰라도, 항상 남들과 다른 말을 하고, 길을 걷길 원했어요. 뻔한 것 보단 새로운 걸 좋아했고, 남들보다 더 뛰어나보이길 원했었거든요. 결국 그 끝은 내가 입만 번지르르한 놈이구나를 처절히 깨닫게 된거였어서 요즘은 있는 그대로 절 받아들입니다만.. 그러다보니 고집 세고, 남들이 평범하게 생각하는 걸 비꼬게 되고, 정작 버림받는 건 싫어서 '남들은 다 이러니깐..'를 입에 달고 사는.. 뭐 그렇게 되버렸었네요 허허;

근데 최근엔 저랑 비슷하게 공부하는 걸 좋아하면서 서로 나누고 듣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을 점점 만나고 있고, 책을 읽다보면 그 사람이 하는 얘기를 코 앞에서 듣고있는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제가 유별나다, 고쳐야겠다라는 생각은 잘 안드네요. 그냥 저같은 사람도 있는거겠죠. 뭐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떠올리기 싫었던 기억들


출처: 서울대병원

평소에도 늘 느끼던 거였지만, 이번달에 유독 심각했었던 문제 중 하나였습니다. 바로, 떠올리고 싶지 않던 기억들이 제 머릿속을 헤집어 다닌다는거였죠.

사람마다 누구나 다 잘못을 저지르고, 그 중 일부는 마음 속 어딘가에 깊은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상처들은 시간이 지나도 해결해주지 않고 꽁꽁 숨어있다가, 나도 모르게 불쑥 튀어나와 철없는 애기마냥 마구잡이로 휘젓고 다닙니다. 멍 때리고 있을 때, 혼자 조용히 밥먹고 있을 때, 집중하다가 맥아리가 풀릴 때 등등.. 시도때도 없이 튀어나오더군요. 그 때마다 전, 안돼 돌아가, 너가 왜 거기서 튀어나와. 들어가 다시... 이랬었습니다.

상처를 회복하지 않고 외면할수록 더더욱 쓰라리고, 고름이 나고, 썩는 등 문제가 점점 더 커져갑니다. 제 마음 속의 상처도 마찬가지인 듯 했어요. 떠오를 때마다 계속 외면해왔던 상처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더욱 저를 더 괴롭혀왔었습니다. 미루고 미루다 이젠, 진짜 끝장내야 할 때가 왔다고 이달에 느꼈었었습니다.

반창고는 직접 붙여야 해요. 근데 붙이는 데를 모르면 안되잖아요. - 용기

https://www.youtube.com/watch?v=Z4xA3lIrhJg

이 달 회고록은 이 영상에 영감을 많이 받았어요. 짧게 소개하면 은혼 속 긴토키라는 캐릭터에서 '어른의 성장' 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소개해주는 내용입니다. 애니, 그리고 영상 속에서 인상 깊게 봤었던 건, 소년의 성장은 불굴의 정신으로 오로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지만, 어른의 성장은 이전까지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볼 용기가 있는 것 입니다. 아팠던 과거를 묻고 다시 나아갈 수 있는 것, 그게 어른의 성장이라고 영상에는 나와 있습니다.

글쎄요, 이제 막 성인 이름표를 단 제가 추호도 어른이 되었다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고등학교, 수습생 등등, 이전까지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느꼈던 오만가지의 감정들, 상황들, 그 중에서도 깊은 상처와 부끄러움을 남긴 것들을 마주해볼 용기를 가지지 못한다면, 앞으로 그런 상처들이 저를 곩아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습니다. 불현듯 떠오르는 안좋은 기억들이 일상에 영향을 주는 순간부터는, 그것들과 어떻게 공생할 수 있겠습니까. 나의 잘못과 부족한 점을 스스럼 없이 인정하고, 용기를 내서 뿌리뽑을 수 있는 것, 어쩌면 그게 새로운 시작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달 회고록은 꽤나 많이 늦었는데, 그 이유는 고민을 꽤나 많이 했었습니다. 전문적이지 않으면서도 유튜브 영상 몇개로 글을 작성하는 것과, 오로지 제 경험 위주로만 작성했어서 뭣도 모르면서 이런 글을 적어도 되냐 싶었습니다...

그래도 발전한다는 입장에서는 빈약하더라도 글을 작성하고, 이후에 다시 작성하더라도 일단 글은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이 부족한 글이라도 그저 거쳐야 하는 하나의 정류장을 지난다고 생각하고, 이 글을 출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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