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빌런이 있다

Hojune Yoo·2023년 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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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시작한 회사는 한창 코로나가 창궐할 때 상장한 핀테크 기업이다.

대기업이라 하기엔 사이즈가 작고, 스타트업이라 하기엔 꽤 큰편이라 애매한 위치에 있는 회사이다. 그전까지는 아주 스타트업이거나 규모가 어느정도 있거나 존속한지 오래된 회사에만 다녔었는데 이번 회사에서 아주 흥미로운 경험을 하고있는 중이다.

회사의 역사가 짧고 팀자체가 2년도 안된 신생팀이다보니 1년 6개월정도 다닌 친구가 고인물 포지션을 잡고있는데, 이 친구의 고집과 Ego가 장난이 아니다. 자신의 의견과 다른 의견을 절대 수용하지않고 조금이라도 개선사항을 제시하면 '이전에 내가 다 해봤는데 그건 안된다' 라는 앵무새같은 답으로 일관한다.

1:1 미팅을하면 남의 뒷담을 그렇게 하는데 평소에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이는 동료에 대해서도 단점을 줄줄이 열거하며 뒷담을 하기 일수이다. 뒷담을 하기전에는 꼭 이렇게 말하는 것도 잊지않는다. '나는 최대한 공정하게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아마 팀의 역사가 짧고 윗선에서의 개입이 잦다보니 환멸을 느낀 좋은 인재들은 이미 나가버렸고 그뒤로 들어온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자기 의견을 내비치려고하면 고인물 포지션의 친구가 그건 안된다며 막아섰으니 내가 들어오기 이전에 여럿 거쳐갔던 사람들의 재직일이 6개월이 채 안된다.

남아있는 팀원들은 포기했거나, 눈치가 없어 자기 뒷담까는걸 모르거나, 경력이 짧아 원래 그런거구나 하며 다니는 친구들이 전부다. 최근에 이친구와 자주 의견 충돌을 하던 두명의 팀원은 다른팀으로 이동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쯤되면 누구에게 문제가 있는지도 알법 한데 고인물 포지션 특성상 부서이동이나 해고하기가 여간 까다로운게 아닌 것 같다. 매니져조차도 이친구를 어떻게 다뤄야할지 힘들어한다.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야하는지 고민이다. 이전직장에서는 기술적인 문제에 관한것 만 고민하면 됐는데 들어오자마자 정치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내일 또 이친구와 실갱이를 버릴 생각을 하니 정신이 아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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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미국 개발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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