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 두 번째 - 종합 뷰티 플랫폼 회사(Vue, Ts, Android, Ios)

2020.02 ~ 2021.11

3개월의 공백

첫 회사를 입사하고 약속의 3년이 다 되어갈 때쯤, 번아웃과 함께 "과연 나는 개발자라 할 수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고민을 하고 있던 거 같다.
답이 나오지 않자 네카라 같은 대규모 서비스를 한번 겪어 보자 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약 1개월가량 준비를 하고 알만한 회사는 서류를 넣었었다.
기술 스택이 나쁘지 않았는지 대부분의 서류는 합격하고, 초반 2~3곳 정도는 코테에서 떨어졌지만, 그 이후에는 거의 다 붙었던 거 같다.(코테도 어느 정도 유형이 정해져 있어, 풀다 보면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보였다.)
여기서 자신감을 얻은 나머지, 일단 사직서를 질러놓고, 준비를 했으나 면접에서 줄탈락...
그때 당시 기억을 더듬어 보면...
구인구직 W사, 배달 W사, 모빌리티 K사, 숙박 Y사, 부동산 Z사, 패션 Z사, 게임 P사...
지금 보면 다들 잘 나간다...
그리고 마지막에 게임 관련 P사는 참... 속이 쓰리다.
최종 면접까지는 무난하게 봤으나, 면접 후에 현재 연봉과 희망연봉을 물어봤었는데,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보니, P사 신입 초봉이 5천 조금 안됐던 걸로 판단하고 거기에 맞춰 달라고 했었다.(인상률로 따지면 거의 50% 정도 됐었고, 최소 신입이랑은 맞춰주지 않을까라는 안일한 판단을 했던 거 같다.)
마지막에 최종 면접관이 "희망 연봉이 x던데, 이렇게 희망하는 이유와 우리가 줘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라고 물어봤고,
나는 "서칭을 좀 해보았는데, P사 공채 신입이 x 정도 받는 거 같던데, 그래도 신입한테는 맞춰줘야 하는 거 아닌가 합니다."라는 원론적인 대답을 했었고,
면접관은 "연봉 협상은 이전 직장 베이스인 거 모르시나요?"
... 이때 여긴 안되겠구나 하고 감이 왔었다.

입사

그렇게 P사를 뒤로하고, 좀 더 갈고닦으면 네카라 같은 곳에 도전해도 되겠다 싶어 면접 연습 겸 작은 중소기업에 서류를 넣었고, 실시간 코테와 1차 면접을 함께 보고 무난하게 2차까지 합격했다.
그냥 면접 연습 겸으로 넣어본 것이기 때문에 갈 생각은 없었으나, 이때 당시 내 멘탈이 무너지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더 이상 뭔가를 준비할 용기가 나지 않아 일단 입사했다.
개발 인원은 당시 서버 3(CTO 님이 서버 그리고, 네이티브까지 커버하셨다) 프론트 1(당시 팀장님), 총 인원은 60명가량 됐었다.
그중 나는 프론트로 입사 하였고, 그렇게 두 번째 회사 생활이 시작되었다.

업무

우연치 않게 입사 했으나, 뷰티쪽에서는 나름 알아주는 회사기도 하고, 커뮤니티, 마케팅, 자체 유튜브 채널등 폭넓게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당시 코로나 여파로 이커머스쪽이 뜨는 추세였고, 커뮤니티 기반으로 이커머스, 마케팅 등 종합 뷰티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어 잘 될꺼라 생각했다.
업무도 그만큼 빨리 많이 하기 위해 매일같이 새벽에 퇴근하고, 누구보다 일찍 출근했다.
개발부터 시작해, 기획과 다지인의 커뮤니케이션, 타 부서내에 갈등조율 등
내가 할 수 있는 업무는 다 할려고 했고, 여기서도 역시 키맨이 되고 싶어 했던거 같다.

사회생활

기존에 다니던 사람들과, 프로덕트 팀으로 입사한 사람들(나 포함)로 나누어지는데,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심했다. 물론 나는 CTO 님의 비호 아래에서 이런 기싸움에 직접적으로 휘말릴 일이 없었으나
프로덕트(플랫폼화를 추진하는 개발, 기획, 디자인)와 타부서 들 간의 갈등이 심했었고,
기획팀 내에서도 갈등이 심했었다.
이런 일을 조율함으로써, 회사의 키맨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모든 부서와 갈등 없이 지냈었던 거 같다.(물론 퇴사 직전 타 팀장과 업무 방식, 팀 내 갈등 조율 관련해서 쌓아놓았던 감정이 터져 고성이 오갔다... 지금도 나에게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렇게라도 회사가 잘 되길 기대했던 거 같다)

개발자로서 얻은 것

당시 개발(프론트)팀장님은 내 코드를 항상 돌려 보셨고, 좀 더 나은 코드를 원하셨었다.
그리고 걸핏하면 나에게 기술 트렌드를 시험해 보게 하셨고, 너무 업무만 하지 말고 도입해 보고 싶은 기술과 적용하면 좋을 기술들을 찾아보라고 말씀하셨었다.
이러한 이유 덕분에 두 번째 회사에서는 어떻게 하면 개발을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힌트를 얻은 것 같다.

개발자로서 잃은 것

누구 때문에 잃었다 라기보다는 그때 당시 내 마인드로 인해 잃은 게 많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 회사에서 키맨이 되길 원했고, 이로 인해 개발에만 집중하기 보단,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을 조율하는 데에도 꽤 많은 시간을 투자했었다.
만약 이 시간을 개발 업무 본연에만 투자했다면, 개발적으로 더 깊은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로서 얻은 것

팀장님은 나에게 기술적인 조언을 주셨다면, CTO님은 내가 모든지 할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셨고, 믿음을 주셨다.
개발 업무 외에도 커뮤니케이션, 갈등 조율을 함으로써 다양한 경험을 얻었다.
이게 나중에 어떡해 도움이 될련지는 모르겠으나, 후에 도움 될 일이 분명 있지 않을까 싶긴 하다.

나로서 잃은 것

그때 당시 성격이 좀 개판이 되었다.
어디 가서 화를 내거나, 누구에게 소리를 치는 일이 없었으나
특정 팀장과 갈등이 있은 이후, 맘에 안 드는 것이 있으면 바로 티가 났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눈치를 보게 만드는 일이 좀 잦아졌다.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두 번째 정산 마무리 글

첫 회사부터 두 번째 회사까지 약 5년의 경력이다.
그때 그때 정리를 해놨으면, 이리 주저리주저리 되지 않았지 싶은데...
게으른 탓에 지금와서 정리하려니 이리 된거 같다.

여튼 만약 회사에 애정이 있고, 나와 같은 처지에 놓은 사람이라면 어차피 퇴사하면 남이다.
맞지 않는다면, 내가 바꿀 수 없다면 남보다 더 못한 사이가 될 필요 없다.
내 성격 버리지 말고, 다른 결심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도록 해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사회 초년생이라면 이말은 꼭 해주고 싶다.
IT업계는 큰곳에서 시작하는게 좋다.
진리는 아니지만, 진리의 이전직장 베이스는 90%는 맞는 말이란거다.
내가 10%안에 들수도 있지만, 현실은 내가 90%에 들어갈 확률이 훨씬 높지 않을까?
만약 내가 10%가 될려면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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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차 프론트엔드 개발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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