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는 면접관이 하는겁니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친구도, 커뮤니티 사람들도 면접관이 아니에요.
그리고 면접관들도 사람입니다.
아무래도 많은 분들을 만나고 또 커뮤니티에 참가하다보니, 취업이나 이직을 준비중이신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질문이나 상담을 하시는 분도 많고. 그러다보면 항상 비슷한 대답을 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그 중에는 구직자들끼리 만들어낸 알 수 없는 법칙등도 많이 보게된다. 평소에도 이런 질문들에 어떻게 답변해야겠다는 생각을 머릿속으로 하고 있었는데, 최근 강의를 제작하게되면서 이런 내용을 글과 영상으로 정리해보자는 생각이 되었다.
이 내용들은 '모두 노력하면 할 수 있어요' 같은 말을 하려는 건 아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 중 하나다. 그저 내 면접관도 아닌 사람들이 속편하자고 만들어둔 법칙들을 내 인생에 그대로 적용하지 말자는 것이다.
채용은 수능정시가 아니다. 기업마다 다른 시기에 다른 방법으로 채용을 하며, 지원자를 평가할 방법과 기준도 다르게 가지고 있다.
신입인 우리가 목표로 하는 '좋은 회사'에 취업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대충만 나눠보면 아래와 같이 세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굳이 이 중 하나만을 선택해서 준비할 필요는 없다. 개발자의 장점은 여러분이 회사마다, 그리고 경력마다 준비해야 할 내용들이 서로 크게 파편화되지 않았다는 것.
요즘은 이 회사건 저 회사건 채용 프로세스가 거의 많이 비슷하기때문에, 내 개발할거 공부하면서 공통적인 내용들만 준비해도 대부분의 회사는 동시에 준비가 된다. 물론 면접볼 곳이 구체적으로 정해졌을 때에는 기존의 면접 사례들을 참고하면서 타게팅 준비를 시작하면 된다.
내가 많은 취준생들에게 가능하면 주니어때 어느정도는 구직준비 기간을 가져두면 좋다고 말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미리 코딩테스트던 면접대비던 해두면, 나중에 이직에도 계속 쓸 수 있다.
그리고 개발자의 가장 큰 장점은 구직준비가 어느정도 직무에 도움이 된다는것이라고 본다.
다른 직군들은 신입때 회사별로 서로 다른 내용, 전공과 관련없는 내용, 업무랑 유관하지 않는 내용들을 준비해야하고, 도중에 그 회사를 포기하면 준비한 것들이 증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직할때에 또 다른걸 준비해야하는 경우가 많고.
하지만 개발자는 신입이건 경력직이건 결국에 (1)서류 - (2)과제나 코딩테스트 - (3)기술면접 - (4)임원면접 정도를 기준으로 한두개정도 달라지는 수준에서 채용 프로세스가 결정되는게 대부분이다. 실제로 주로 등장하는 방법들은 아래와 같다.
코딩테스트나 과제에서 조금 달라지더라도 결국 그냥 직무적인 범위에서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구직준비에 대한 투자가 가성비가 좋다라고 말하고는 한다.
주위에 개발자 구직하시는 분들 중에 자격증따고, 어학따고, 대외활동 스펙쌓고, 회사별로 맞춰서 인적성검사준비하고, 정장입고 면접스터디하는 분들이 얼마나 있는지 생각해보면 편하다. 공기업이나 금융권 준비하던 친구들을 제외하면 난 본적이 없다.
보통은 개인 프로젝트하면서, 코딩테스트 준비하고, CS기술면접정도 준비해서 가고는 한다. 그래서 이런 차이를 인지하고, 결국 앞서말한 세 가지 방법 모두 열어두고 항상 기회를 노리면 된다.
지금 내가 어떤 유형의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나에게 어떤 방식이 적합한지를 인지한 후, 그것을 실행할 때는 그냥 '마음에 드는 공고가 올라왔을 때' 이다. 최대한 많이 지원하자. 최고의 객관화 방법은 좋은 곳들 면접을 보러다니는 것이다.
내가 항상 지겹게 하는 말이 있다. 이제 개발자에게 단순히 앉아서 연차를 채우는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미 안정적이고 직장으로서의 장점이 확실한 회사에 취직한 이후, 거기서 만족하겠다고 다른 방법으로 성취감과 행복을 더 얻겠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
하지만 이 글을 읽을 분들은 구직중이고 또 커리어개발을 하고 싶은 주니어들이기 때문에 지금은 그래선 안된다고 본다.
당연히 어떤 사람들은 신입때 첫 구직부터 처음부터 만족스러운 회사에 갈 수도 있겠지만, 본인의 상황에 따라서 다른 기업을 거쳐서 가야할 수 도 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첫 취직을 평생직장으로 생각하지는 않을것이다. 항상 다음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 개발자라면 특히나 더더욱 그런 분위기이고.
그렇다면 당연히 내가 다음 직장이라는걸 미리 머릿속에 의식하면서, 어떤일을 해야 다음 회사로 갈 때 도움이 될지를 생각해야한다.
그래서 우리는 조금 더 전략적일 필요가 있다. 내가 더 좋은 회사를 가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지금의 회사에서 얻어가야한다. 내가 지원할 회사에서 하게 될 업무, 혹은 내가 지금 회사에서 하고 있는 업무가 나에게 무엇을 주는지를 잘 생각해보자.
이 고민은 항상 해야한다.
어떤 회사를 지원하려고 할때, 합격 후 갈 회사를 고를때, 내가 이 회사를 더 다녀야할지 고민될때 계속 머릿속에 두고 생각해보자. 아무리 생각해도 얻는 포인트가 없다면? 그 때에는 회사에서 일을 벌리거나 다른 곳으로 떠날 때가 된것이다.
특히 불안한 취준생분들이 이런게 심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MBTI, 혈액형 성별설에 열광하는 한국인들의 특징 중 하나 인 것 같기도 하고.
한 문장으로 딱 끝나는 절대 규칙을 정해주고, 그대로 지켜나가고 싶어한다.
어떠어떠한 회사 거르는게 좋을까요?
어떠어떠하면 합격일까요? 며칠안에 연락 안오면 불합격일까요?
어떤거 넣으면 회사가 좋게보나요? 안좋게보나요?
A기술 N년차인데 연봉 얼마가 적당한가요?
A분야 전망 어떤가요?
너무 많아서 다 못적겠다...
아무튼 이런 질문 정말 많이 받는데 항상 똑같은 대답을 한다. 회사, 팀, 면접관, 채용상황따라 다 달라서 그런거 정하는거 하나도 의미없다고.
물론 그런 고민이 특정회사 특정팀에 특정포지션으로 좁혀서 고민한다면 어느정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그렇게되면 답을 얻을 수 있는 사람도 적어진다. 전현직자 혹은 채용프로세스 경험자로 좁혀진다.
수 많은회사 수많은 팀 수많은 포지션과 수 많은 채용공고를 다 포괄하는 규칙을 세우려는건 정말 의미없다. 같은회사여도 팀마다 다른 일을 하고, 업무적 만족도도 사람마다 다르다. 심지어 인간관계와 타이밍도 관여한다.
같은 이력서를 봐도 면접관마다 평이 다르고, 질문도 평가도 달라진다.
이런 고민들을 하지 말라는 이유는 당연히 답을 내기도 어렵고 사람마다 생각도 달라 싸움난 부추기는 꼴이기도 하지만 이런 고민으로 결정을 해도 뭐 바뀌는게 없다는 것이다. 결론을 내면 뭐하는가 내가 면접관도 아니라 결정할 권한도 없는데 흑흑
그냥 타인의 사례들을 보며 내가가진걸 어떻게 잘 매력적으로 자랑할지 생각하고, 이번에 본 면접에서 잘 대답 못한걸 어떻게 보완해갈지 생각하자. 생산적인 고민에 시간을 쓰자.
최소한 어떤 힌트를 얻고 싶을때에는 최대한 타겟을 구체화해서 질문하자. 업계, 회사, 팀, 채용공고등을 명시할 수록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다. 모든 회사와 팀을 아우루는 규칙 같은건 없다. 있다면 그런건 보통 굳이 토론할 필요도 없던 규칙인 경우가 많다.
앞의 주제와 거의 이어지는 내용이다. 구직자들이 흔히 채용프로세스를 어떤 기계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하고는 한다. 하지만 그 뒤에 있는건 사람이다. 인사팀과 면접관들이 있다.
결국 다 사람하는 일이다.
주변에 실력이 비슷한 개발자 10명이 있다고 가정을 하고, 이 사람들을 '여러분이 생각하는 기준에 따라 실력으로 정렬' 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사람들이 5개의 회사에 모두 지원했을때 실력순으로 합격할까? 더 못한 사람이 붙은 회사는 더 실력있는 사람은 무조건 합격을 할까?
단언컨데 아닐것이다. 상관관계는 있을지 언정 인과관계는 없다. 왜그럴까? 사람하는 일이니까.
나는 흔히 채용을 소개팅과 비유를 하고는 한다. 만나기전에 어느정도 그 사람 사진과 정보(서류), 주선자의 의견(추천)등을 보고 만나(면접)볼지 말지를 결정할 것이다.
만나게 된다면 만나보고 몇 시간, 몇 번의 대화나 데이트(면접)를 해보고 연애(채용)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사겨보면 또 몰랐던 점들을 알게되고 연애의 결말(협상과 채용여부)이 달라진다.
연애잘할것 같던 커플도 금방 헤어지거나, 소개팅이 불발되고 의외의 조합이 행복한 연애를 하기도 한다. 채용도 별로 다를게 없다.
같은 경험을 한 개발자들도 면접이나 서류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고, 이를 받아들이고 평가하는것도 면접관 마다 다르다.
누구는 멋진 프로젝트를 해두고 그냥 프로젝트 이름만 할 줄로 써 두고 좋은 평가를 바라기도 하고, 누군가는 본인이 이뤄낸 성취와 성장을 보기 좋게 어필해서 작성하기도 한다.
특히나 어떤 사람이 어느정도로 필요한지도 그 회사 그 팀마다 항상 다르다. 무조건 즉시투입감 인력이 필요한 건지, 어느정도 포텐셜과 성장 가능성이 중요한지, 기존 팀 인원과 잘 융화될 사람이어야 하는지 등등...
이런 상황에서, 면접보라고 주어진 단 몇시간 가지고 정량적인 평가가 정확히 이루어지는건 불가능하다. 애초에 평가 기준도 정량적과 거리가 멀다. 결국에는 어느정도는 인간적이고 정성적인 평가에 따라 갈리게 된다.
무엇보다 같은 내용으로 대화를 해도, 사람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에따라 받아들이는 감상이 달라지는게 사람이다. 그래서 채용은 항상 큰 Human Error를 가지고 있다. 면접 잘 봐서 뽑았더니 일 못하는 사람이더라는 이야기를 한 두번 들어본 게 아닐것이다.
그럼 이 주제를 언급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어떻게 만나서 잘 보이고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일지에 대해 고민을 하며 구직준비를 하자. 혼자서 여러가지 규칙들을 정해서 이에 맞는 사람만을 만나고, 자기 자신의 사람 그 자체를 봐주기를 원한다며 외모도 조건도 숨기고 기다린다면, 소개팅이 안들어온다.
멘토링을 하면서 가장 답답했던 케이스들이 뭐냐면 바로 주변의 가스라이팅에 세뇌가 되어 있는 분들이다.
등등등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의지가 꺾여버리신 분들이다. 직장을 다니시던 분들이 이런게 조금 더 심한데, 기존 한국 직장문화 특유의 이직을 쉬쉬하고 배신자보듯 하던 문화와 겹쳐서 사장이나 상사들의 가스라이팅에 속아 그냥 시간만 보내고 계시는 분들이 정말 많았다.
여러분 모두 다 할 수 있어요! 노오오오력해요 파이팅!!
이런 말을 하고 싶은게 아니다. 지원하고 면접보는거 돈 안들고, 어차피 그런 말 한 사람들이 내 면접관도 아니다. 그냥 괜찮아 보이는 기회가 있으면 두드려나 보자는 거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본인에 대한 평가도 받아보자.
실제 이직 멘토링을 했던 참치님의 이야기도 똑같았다. (링크)
기억하자
좋은 회사들은 기존 인원 나가지 말라고, 새로운 인원 더 오라고 처우나 회사 이미지로 경쟁을 하고 있다. 연봉인상, 복지등을 상향하면서 뉴스로 홍보를 뻥뻥 때리고 있다. 그리고 이를 인지한 회사들도 기존 인원을 놓치지 않으려고 다방면으로 노력을 하고는 한다.
그런데 흔히 말하는 능력없는 회사들은 사람을 잡는 방법이 못떠나게 발목잡고 눈멀게하는 것 밖에 없다. 이 사람이 남아있을 이유를 주는 것이 아닌, 떠나지 못하게 할 방법에만 관심이 있다. 누군가 나에게 시도조차 하지말라고 말한다면 그 의도부터 생각해보자.
그리고 이런 사례는 흔하다. 회사안으로 안가도 모 개발자 커뮤니티만 봐도 한참 개발자 구인대란에 대한 언급을 쉬쉬하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구직자들 끼리도 상위n%만의 이야기라며 쉬쉬하기 바쁘기도 하고..
그냥 하고싶던 말은 이거다. 남 말에 대단한 의미부여를 하지말자. 뽑힐사람은 뽑히고 안뽑힐 안뽑히고. 남들 준비하는거 보고 배우며 나도 준비해보고 지원해서 되면 좋은거고, 안되면 나중에 다시 지원해보면 된다. 하나하나에 상처받고 의미부여하지 말자. 그렇게 잘 아는 사람이면 나랑 같은 처지가 아니라 내 면접관으로 있지 않을까?
결론은 간단하다.
그냥 지금 하는 일로부터 어떻게 하면 다른 회사에서도 인정할만한 자랑거리들을 만들어갈지 생각하자. 그리고 이를 알기위해서 다른 회사들의 채용공고에 많이 관심을 갖자. 당장 이직 생각이 없더라도 자주 훑어보고 트랜드를 알자. 그리고 이걸 어떻게 자랑할지, 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고민해보고 괜찮은 기회가보면 지원해보자.
그리고 남들의 말을 듣지 말자는게 아니다.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듣자. 그리고 그 정보가 도움될 수 있도록 현명한 질문들을 하고, 모아진 정보들을 통해 내 가치관에 맞는 결정기준을 정하면 된다.
그리고 이 글도 그냥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구나 정도로 받아들이자. 내가 다니는 회사, 내가 일하는 팀에 여러분이 지원하지않는 이상 나는 여러분의 면접관이 될 수 없다. 나는 그냥 여기저기서 이야기를 듣고 모아서 나름대로 정리/전달해주는 관종일 뿐이다.
어제 면접을 봤는데 스스로 내 수준에는 들어갈 수 없는 좋은회사라고 판단하고 자신감없는 모습을 보이고나왔습니다. 최선을 다하면서도 어느 순간 나의 한계를 스스로 정하고있었다는거에 놀랐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