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469&aid=0000620892&viewType=pc
개인적으로 마케팅 요소에 잠식당한 반도체 시장의 현황이 상당히 맘에들지 않는다. 구체적인 수치와 근거가 제시되지 않고, 마케팅 용어와 상승 퍼센티지로만 제품을 홍보하는 것은 참 불친절하다고 생각한다. 소자와 공정 그리고 설계를 배웠지만, 아직도 feature size와 aspect ratio가 대외비여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삼성전자처럼 화끈하게 ‘자신들의 제품의 1z는 몇 nm고, 1a는 14nm다’라고 말해준다면 좋겠다.
마이크론은 테크리더쉽을 확보하기 위해 또 언플을 시작한 모양이다. 일전의 세계 최초 1a DRAM 양산도 그렇고 이번 176단 NAND도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은 기술력이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특수 산업이다. 따라서 시장을 먼저 선점할 경우 해당 분기를 지배할 수 있다. 하지만 제품에 대한 신뢰라는 기반이 다져지지 않았다면 무의미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바보여서 기술을 확보하고 양산을 시작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고객과 시장이 활성되지 않은 이상, 양산을 시작해도 의미가 없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자면, 제발 마케팅 용어가 업계에서 사라지는 때가 왔으면 좋겠다. 모든 사람이 엔지니어가 아니라 복잡한 수치와 용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우려된다면, 적어도 엔지니어들이 따로 챙겨볼 수 있도록 레퍼런스를 제공해줬으면 좋겠다. 아직도 많은 하드웨어 커뮤니티에서는 소모적인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저기의 1a가 여기의 1z고, 저곳의 10nm는 이곳의 7nm와 같고 …” 대체 왜 공학도가 숫자로 장난질을 하고 있단 말인가? 명확하게 cell과 tr의 밀도로, ECC의 성능으로, 정해진 워크로드로 측정된 정확한 wr/rd 속도로 승부를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