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난 어떤 개발자이고 어떤 개발자가 좋은 개발자인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난 왜 개발자를 하게 됐고 지금은 그때의 초심을 잃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하며 쓴 글이다.
난 개발자라는 직업이 너무 좋다.
왜 좋아졌을까를 회고해보면 나는 개발이 좋기 이전에 개발자라는 직업이 좋아서 시작했고, 아직까지도 천직이라고 생각한다. 아래는 내가 취준할때 이력서에 적었던 내 소개글이다.
그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것들을 나열해보면 된다.
사람
, 편한 분위기
, 주도적
하나씩 풀어보면
1. 개발자를 하기 이전에 3년동안 만났던 사람들보다 개발자를 6개월 공부하면서 알게된 사람들이 더 많다. 그리고 나는 옛날부터 커서 어른이 되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을 갖고 싶었다. 이런 조건을 봤을때 개발자는 정말 내가 생각하는 직업군과 맞다.
2. 나는 대학생때 알바를 하지 않은적이 없었는데, 내가 제일 신경썼던건 알바할때 분위기였다. 그래서 내가 알바를할때 이 조건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서 찾았었다. 또한 내가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 알바 내에서 회식은 하지 않지만 내가 자체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모아 친하게 지내고자 했고,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새로운 알바생이 오면 내가 많은것을 가르쳐주고자 노력했다.
3. 나는 주도적으로 내가 하고싶은걸 하는 편이다. 과거에 롤을 할때는 롤이 너무 좋고 재밌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서 당시 상당히 높은 티어(다이아1)를 달성했었다. 이게 어느정도냐면 아래 사진은 롤 시즌별 티어 분포도인데 내가 당시 열심히 했던 시즌이 시즌5였고 다이아1(마스터 티어 바로 직전)에 당시 전적기록 사이트 기준 0.07퍼였던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나는 개발자로선 흔히 가지고 있는 성향이 아닌 ENFP이다.
물론 성향이 모든것을 말해주진 않지만 주로 ENFP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고 한다. ENFP는 따뜻하고 정열적이고 활기가 넘치며 재능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하다. 온정적이고 창의적이며 항상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시도하는 편
결론적으로 나는 개발자를 하면서 내가 정열적이고 활기가 넘치며 상상력이 풍부해졌다. 그래서 나는 개발자를 천직이라 생각했고 내 업으로 삼겠다 마음먹었으며 개발이 좋아진건 그 뒤의 얘기이다.
최근에 글을 쓰면서 내 근황을 잠깐 공유했었다.
이 때 내가 힘들었던 이유로 꾸준히 나가던 운동을 가지 않으면서 루틴이 무너졌다
고 했었다.
하지만 근황글을 적고난 이후 내 생각을 정리하면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무언가 놓치고 있는게 있었다.
물론 위의 이유도 크긴 했지만 이걸 넘는 더 높은 상위 불만족이 있었다.
하지만 이게 뭔지 기억하고자 하지 않았다.
최근 Flex회사에 종혁님과 커피챗을 진행했다.
정말 배울게 많고 대단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물론 개발자로서 이루신 업적이 많으신것도 있지만 그 외에 생각하시는 방법이나 이걸 말로 표현하시는게 정말 대단하다고 많이느꼈다.
사실 이 단의 제목은 종혁님이 하신 말이다.
어떤 결정을 할때는 자신의 욕구를 따라가라. 그 욕구를 따라갔던 사람들은 대부분 만족하는 것을 많이 봤다.
왜냐하면 결국 불만이 나오는건 자신이 하고싶은 욕구를 달성하지 못했을때 그렇기 때문이다.
종혁님이 내가 왜 요즘 힘든것 같다고 생각하는지 본인이 생각하는 제일 하고싶은 욕구가 무엇인지 질문하셨다.
그래서 나는 내가 생각하는 욕구들을 나열했다.
1. 기술적인 성장
2. 좋은 동료
3.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
4. 좋은 문화를 가지고 협업할 수 있는 분위기
하지만 그때는 내가 처음 개발자를 하고자 했던때를 기억하지 못하고 위 욕구들중에서 뭐가 제일 좋은지에 대한 답변을 내지 못하고 애매하게 말했는데, 역시나 종혁님은 내가 내린 애매한 답변을 들으시고 "승모님은 뭘 뾰족하게 원하는지 모르겠다."라고 하셨다.
그 말이 맞는게 나는 내가 개발을 시작하고 좋아하게 된 이유를 망각하고 있었다.
최근 모요라는 모바일 요금제를 추천해주는 회사의 CEO님이 EO채널에 나와서인터뷰를 하신 영상을 보게 됐다.
해당 인터뷰를 보면서 옛날에 내가 좋아했던것들이 생각났다.
이 글을 쓰는 날(4/27)에 개발동아리 Sipe에서 개최한 컨퍼런스를 다녀왔다.
컨퍼런스마다 주요 주제가 있는데,
FEConf에서는 현재 프론트엔드에서 관심이 많은 기술 세션을 공유하는 자리이고, 인프콘에서는 성장하는 사람들이 모여 본인의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며, 내가 했던 테오콘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도록한다.
Sipe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컨퍼런스였다. 축구선수를 준비하시다 개발자가 된 분도 있었고, 스페셜리스트보단 제너럴리스트가 되고싶은 개발자도 계셨다.
그외에도 모두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 움직이고 있었고 현재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적을 갖고 비슷하게 행동하시는 개발자가 있었다.
해당 발표를 들으며 드디어 기억났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것은 글의 도입부에서 말했던것처럼 사람들과 협업하는게 즐겁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내가할 수 있는 몰입을 할 수 있어서였다.
그렇다 그동안 일을 하며 잊고 있었던 개발자가 되고자하는 목적 그 자체를 놓치고 있었다.
요즘 회사에 다니면서 이 고민을 많이 하지 않았다. 당장에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을 많이해서 회사에서 배우고 퇴근하고 공부하고 주말에 스터디하면서 개발자들 만나는것이 최우선의 목적이었다.
그러다 얼마전에 그 목적을 잠시 잃었을때 많이 힘들었고 그 이유는 위에 언급한것처럼 꾸준히 하던걸 하지 않았기때문이라고 기술했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내가 개발자로서의 목적을 잃어서 그랬던것같다.
왜 내가 글의 도입부에 개발자가 됐는지에 대해서 기술했냐면 나는 처음부터 그런 목적을 가지고 개발자를 시작했고 그런 욕구를 좇고싶었다는걸 공유하고 싶었다.
그렇다 나는 같이 협업하고 무언갈 만들면서, 이를 입증하고 가설을 세우며 그 과정에서 몰입하는게 좋았다.
내 개발자 인생에서 제일 짜릿했던 기억을 꼽으라고 하면 나는 단연 구름톤 최우수상이라고 말할것이다.
나는 왜 이때의 기억이 제일 재밌었고 같이 개발했던 팀원들이 아직도 너무 좋은지 명확하게 답변 못했다.
하지만 드디어 기억났다. 그때 나는 최우수상을 받았던 사실도 물론 좋았지만 같이 프로젝트를 만드는 과정이 너무 재밌었다.
같이 팀원이 된 직후 땅바닥에 모여 앉아 우리가 풀어야 할 제주의 문제는 무엇이고 각자 어떤걸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논의했다.
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지만 팀의 리더였고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팀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리고 정말 운좋게도 다들 너무 좋고 훌륭한 사람들이라서 개발할때도 누군가 문제를 제시하면 모두 그 사람이 하는 말을 경청하고 논의했다.
그 결과 우리는 4기에서 제일 시끄럽고 웃음 많은 팀이었으며 우수상 이상은 상상도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는 최우수상을 받게 됐다.
아래 사진은 내가 취준생일때 만들고 싶었던 여러 아이디어들을 정리해놓은 것이다.
또한 나는 취업을 성공하고 제일먼저 하고 싶었던건, 나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과 실제로 세상에서 필요로한것을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로 프로젝트를 만드는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나는 내가 개발자를 시작하고자하는 마음은 잊어버리고 목적을 잃은채 알 수 없는 열등감을 갖고 기술에만 좇았다.
하지만 내가 존경하는 개발자 출신 배달의민족 CEO 김범수님은 아래처럼 말했다.
나는 코딩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개발자가 좋아서 이 업에 뛰어들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내가 개발자가 좋았던 이유를 상기하며 일을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랩 Mr.Independant2의 가사이다. 간단하게 공유하자면 이제는 해체된 랩 레이블 도끼, 더콰이엇, 빈지노가 각자 랩이 왜 좋았고 어떤 애티튜드로 랩을 생각하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난 어설프게 뛸바엔 멋지게 걸어"
나는 개발자라는 직업이 너무 좋아 나만의 방식대로 멋지게 걷고 싶었는데 지금은 어설프게 뛰어가고 있었던것이다.
물론 인생을 살다보면 뛰어야할때도 있지만 걸어야할때는 걸어야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멋지게 걸으려고한다. 독창성은 남을 어설프게 좇는다고 나오는것이 아니라 나만의 길을 걸을때 나오는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요즘 개발자를 하려는 사람이 정말많다. 특히 비전공자의 비율이 많은데, 하시는 말을 들어보면 원래 다니던 일자리 혹은 현실에서 불만족이 있었고 이런걸 개발자를 하며 만족하고자 나왔다고 한다.
나처럼 내가 왜 개발자가 되고자 했는지를 절대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목적은 절대 잃어서는 안돼는 고귀한것이고 그 가치를 잃는 순간 개발자를 하고자하는 목적을 잃는것이다.
그리고 이제 막 개발자를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왜 개발자를 해야하는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그 목적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진출처
저도 개발자로 전직했는데 말씀이 와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