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닐라코딩 후기: 개인 프로젝트 회고

eunseo·2025년 7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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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프로젝트로 진행하게 된 아이디어는
Figma 디자인을 실제 웹 화면 위에 겹쳐보며,
구현 결과를 직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오버레이 도구다.

이 아이디어가 처음부터 확신 속에서 나온 건 아니었다.
팀 프로젝트가 끝난 뒤, 뭘 만들까 고민하며 수없이 많은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그때마다 “기발하긴 한데 기술적으로 와닿는게 없어”
혹은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주기 어려워” 같은 피드백을 마주했다.

몇몇 아이디어는 시작도 못 해보고 탈락하기도 했다.
내심 멋지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연이어 무너지자,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일 자체가 점점 두려워지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 퍼블리싱 작업을 하며 늘 해오던
“Figma 디자인과 실제 구현을 비교하는 그 찝찝한 과정”이 문득 눈에 들어왔다.
늘 Figma와 브라우저를 번갈아 보며 “이게 진짜 맞나?” 하는 고민이 익숙했기에,
그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화면 위에 디자인을 그대로 덮어볼 수 있으면 어떨까?”

별것 아닌 생각처럼 시작된 그 물음표는
그동안 탈락한 수많은 아이디어의 잔해 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고,
결국 지금의 Figgy라는 도구로 구현되었다.

이번에는 팀이 없었다.
기댈 사람도 없고, 내 코드에 피드백을 줄 동료도 없었다.
팀 프로젝트 때는 누군가의 눈치를 보며 방향을 잡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매 순간이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마감도 없고, 정해진 기준도 없다 보니
하루하루의 동기 부여조차 온전히 나의 몫이었다.
그게 참 어렵고, 또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다잡을 수 있었던 건
늘 열심히인 동기들의 모습과 늘 묵묵하게 방향성을 제시해 주셨던 켄님의 존재였다.

그 덕분에 스스로를 밀어붙일 수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놀란 건,
혼자서도 제법 해내고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
매일 조금씩 진행되던 기능들이 어느새 동작하기 시작하고,
화면 위에 오버레이가 딱 맞아떨어졌을 때,
‘어떻게든 되는구나’ 싶은 묘한 확신이 들었다.

또 하나 놀라운 건, 환경이 이렇게나 중요하다는 사실
주변 사람들, 짧은 피드백, 꾸준히 공유되는 작업들…
모든 것이 나에게는 무형의 나침반이었다.
혼자서 한다는 건, 결국 스스로 외부 환경을 설계하는 일이기도 했다.

프로젝트 후반으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들이 있었다.
“이걸 처음 보는 사람은 헷갈리지 않을까?”,
“이 버튼을 눌렀을 때 어떤 피드백이 있으면 좋을까?”

예전엔 작동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내가 만든 흐름이 사용자에게 어떤 인상을 줄지 먼저 떠올리게 되었다.

켄님이 해주셨던 말,

“UX를 먼저 고민하면 기술적인 부분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돼요”

그 말이 내 안에 남았고,
이젠 코드만 보는 게 아니라 ‘사람이 쓰는 흐름’을 먼저 보는 눈이 생겼다.

이번 프로젝트는 아직 완성형이 아니다.
생각한 대로 구현되지 않은 부분도 많고,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요소도 곳곳에 남아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부족함이 오히려 다음을 향한 동기가 된다.
‘내가 정말 원하는 모습으로 완성시킬 수 있을까?’
그 기대감이 매번 나를 다시 노트북 앞으로 불러낸다.

돌이켜보면 이 시간은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낸 시간”이었다.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내 의지로 설계하고, 부딪히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났다.

그 과정에서도 켄님이 던지는 한두 마디가 나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거나,
흐릿했던 방향을 또렷하게 잡아주는 순간들이 있었다.
겉으로 티는 안 났지만, 그 조용한 안내가 내겐 큰 의미였다.

그리고 나는 지금,
정답을 맞히는 개발자가 아니라
사용자의 경험을 함께 설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앞으로도 내가 만드는 모든 흐름의 시작에는
언제나 ‘사람’이 가장 먼저 떠오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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