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기술발전의 K-속도 :: <K속도 한국 경쟁력의 뿌리>

FMA·2024년 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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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가을맞이 독후감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

한국인의 강점 : K-속도

한국인을 흔히 '빨리빨리의 민족'이라고 부른다. 빠른 속도는 당장 우리의 일상생활 곳곳에 녹아 있다. 제자리에 앉아 택배 주문 한 번만 하면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기 전에 물건이 집 앞으로 도착해 있고, 배달 앱 클릭 몇 번이면 한 시간도 안 되어 음식을 바로 앞으로 받아볼 수 있으며, 스마트폰을 몇 번 두드리면 몇 분만에 당장 필요한 자료와 기사를 찾아낼 수 있다. 그뿐이랴, 와이파이 두 칸이 답답해 연결을 몇 번이고 다시 하고, 웹브라우저가 로딩되는 몇 초가 답답해 몇 번이고 새로고침을 누른다. 한국인만큼 속도를 중시하고, 전 국민이 속도에 '집착'하는 나라는 세상에 없다시피 하다. 그렇게 '빨리빨리'는 우리 민족을 나타내는 대명사가 되었다.

그 덕에 예나 지금을 불문한 세계의 치열한 경쟁상태 속에서, 한국은 매우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전쟁 이후 세계 최빈곤 국가에서 30여 년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했으며, 앞선 그룹들을 차례로 추월하여 세계 최선두 그룹에 가까운 정도까지 도달하였다. 이 책은 한국의 이러한 급격한 성장의 원동력을 '빨리빨리의 민족'의 특성, 즉, '속도'라고 평한다. 우리나라 국민 개개인의 의지와 경쟁력, 성취동기와 신분상승 욕구, 특히 속도감 있는 능력은 다른 민족에 비해 탁월하다. 경쟁력은 남보다 잘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할 때에 나오기에, 한국이 확실히 잘할 수 있고 지금도 잘하는 것은 모든 면에서의 '빠름'이라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어른이나 아이든, 또 기업이고 조직이고 간에 가장 확실히 성공할 수 있는 길은 자기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해서 그것을 제대로, 열심히 하는 것이다. 예외가 있을 수 없다. 동시에 이 세상의 어떤 일이나 어느 부문에도 좋은 면만 있는 것이 아니고 부정적이거나 위험한 면 등의 반대 측면도 같이 존재한다. 그래서 세상은 공평한 것이다.

과학기술에서 속도의 중요성

컴퓨터공학, 그중에서도 인공지능을 공부하던 내게 이러한 시각은 도리어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경제학에 그다지 관심이 없던 내가 '속도'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이 책을 집어 든 이유도 그것이다. 인류 발전의 핵심기술이라고 불리어오는 인공지능임에도, 그에 관해 내가 읽어온 기술 관련 서적과 칼럼에서 '속도'는 대체로 부정적인 단어로 등장했다. 기술 발전의 속도는 인간이 제어하지 못할 만큼 빠르며, 과학의 비약적인 발전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시점인 '특이점'이 머지않았다며 일찍이 두려워하고는 한다. 기술 발전의 속도에 비해 사회규범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며 그로 인한 윤리∙도덕적인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끝을 맺고는 했다. 당연히 공학자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며, 마음 깊이 동의하는 바이다. 이 책에서도 이러한 속도의 부작용을 결코 간과하고 있지 않다. 도리어 너무 빠른 속도의 부작용을 직시하며, 그것을 보완하는 방향을 물색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 책이 과학기술계에서 금기시되던 속도에 대한 예찬을 다시 입에 올리고 '속도'와 '발전'의 상관성을 직설적으로 강조함으로써 속도의 중요성을 다시금 우리 눈앞에 일깨워주었다는 사실만은 자명하다. 우리는 '속도'가 우리가 발전된 기술을 당연하다는 듯 가까이할 수 있는 이유이자, 더 높은 수준의 기술에 의한 질 높은 삶을 위한 발전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던 거다.

코로나19와 기술 적용

이 책에서 인상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K속도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요인 중 하나로 최근에 전 세계를 휩쓸었던 팬데믹 현상을 꼽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경제, 사회를 비롯한 대부분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발전의 가속도를 저해하고 앞만 보고 달려 나가던 발전 과정에 브레이크를 걸어준 큰 사건이다. 그러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조금 이야기가 달라진다. 기술은 특히 발전과 실제 제도적 적용 간의 간극이 큰 분야였는데, 코로나19는 다양한 가능성만을 염두에 두고 발전해나간 기술을 실제 삶에 적용할 수 있는 큰 기회였다. 특히 언택트(Untact) 기술이 그렇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달로 우리는 일찍이 시간과 공간에 상관없이 사람과 대화를 주고받고 정보를 나눌 수 있게 되었지만, 그것이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확대된 것은 코로나19 이후이다. 팬데믹이 시작된 지 2년 남짓이 지난 지금, 우리는 자연스럽게 Google meet를 켜서 직접 만나지 않고도 회의와 업무를 하며, Zoom으로 수업을 하고, 음식점이나 영화관에 가면 직원 대신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공간에서 실제 사람을 만나듯 아바타를 만나고, 인터넷으로 이어진 인연으로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도 이제 이상하지 않은 일이 되었다. 이는 공통적으로 사람들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일과 생활의 양가적인 측면에서 모두 삶의 질을 높여주는 행위이다. 기술이 발전의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여주는 요소라는 사실은 다시금 증명된 셈이다.

기술 발전과 실제 그 제도적 적용은 때로는 일치하지 않는다. 기술의 관점에서 인류 역사 이래 지속된 지식 습득과 전파 방법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는 시대를 맞이하였으나 실제로 그 변화를 수용하고 적용하면서 생활하는 것은 다른 차원이었다. 결코 쉽지 않은 이 과제를 실제로 경험해 보면서 보편적으로 느끼게 되는 계기가 2020 코로나 전염병 사태로 앞당겨지게 되었다. 어떤 제도나 관행의 변화가 시행착오를 거쳐 한 나라나 전 세계에 정착되는 과정은 어렵고 긴 과정일 수밖에 없는데 코로나 사태가 경험과 실행을 한 번에 앞당길 수 있게 만들었다.

K-속도의 방향성

이렇듯 한국이 걸어온 30년간의 급격한 발전을 보며, 기술발전에서의 '속력'의 중요성이 검증되었다. 하지만 '속도'는 속력과 방향이 합쳐진 개념이다. 즉, 방향성 또한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특히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해 발전의 속력이 느려진 지금은 겨우 그렇다. 이에 대해 이 책에서는 '시스템'을 강조한다. 경제발전은 혁신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경제성장의 세 가지 주요 요소인 자본, 노동, 기술 중 기술 없이는 나머지 두 가지는 제대로 효용을 발휘할 수 없으므로 기술의 변화를 곧 혁신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그러한 기술의 발전은 해가 지날수록 더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며, 그렇기에 속도를 더 높이게 만들거나 빠름을 인정받게 하는 것은 사람이 만든 방법이나 시스템에 의한 것이다.

작가는 이를 이와 같은 인용문을 통해 이야기한다. "디지털 기술이 아톰의 세계에 스며든 지 10여년만에 기술을 쓰는 주체가 사람이며 그들이 대단히 다양한 존재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스마트 시대는 속도의 시대가 아니라 창의성의 시대다... 그동안 한국은 근면과 속도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한 방향으로 빠르게 진화할 테니 열심히 투자하라고 했다. 하지만 그런 시대는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더 큰 도약(퀀텀 점프)을 야기하고 이 기술을 사용하는 주체가 사람임을 기억해야 한다. 즉, 인간이 인간을 위한 기술을 만들 때 성장할 수 있다. 인간은 더 빠르고 편리한 기술을 선호하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믿을 수 있고, 안전하고, 정직한 기술을 누리고 싶어한다. 이제는 발전을 빠름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고유한 특성인 '속력'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인간이 원하는 기술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나라의 발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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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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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13일

잘 보고 갑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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