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축제 홍보 서비스 프로젝트인 페스타고를 진행하며 여러 회사에 지원하였지만 돌아오는 것은 그저 아쉬운 소식뿐이었다.
그러다 스타트업 한 곳에서 서류 통과 소식을 들을 수 있었고, 다음 주 면접 일정을 잡았다.
면접 분위기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고, 스타트업이라 그런지 CS 질문 또는 기초 지식 위주보단 실무에 관한 질문과 이력서와 포트폴리오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에 적어둔 내용들은 전부 고민하고 해결했던 문제들이라 쉽게 얘기할 수 있었다.
다만 면접 마지막쯤 CS 질문이 하나 들어왔는데, 이전에 계속 프로젝트만 진행하고 면접도 그러한 분위기에 진행되어서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횡설수설했다. 😂
그래도 나름 좋은 분위기에서 면접을 보았다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었고, 결과는 일주일 뒤에 알려주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면접을 마쳤다.
그리고 2일 뒤, 늦잠을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이 떠져 핸드폰을 확인했더니 모르는 번호로 몇 분 전 부재중 전화가 찍혀있었다.
모르는 전화로 올 일이 없는데, 설마 싶어 전화를 걸었더니 역시나 면접을 본 회사였다.
내용은 합격했다는 소식이었고 일주일 뒤에 결과를 알려준다고 했는데 왜 빠르게 알려줬냐고 물었더니, 면접을 보았던 팀장님이 마음에 들어서 빠르게 결과를 알려준 것이라고 했다. 😂
그리고 입사일 조정, 연봉 협의 등 여러 절차를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 나서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매우 좋을 것 같았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았다.
취업을 정말 기대한 것은 맞지만, 다시 서울로 상경하며 앞으로 더 많이 준비해야 할 것과 간만에 본가를 들러 매번 보던 부모님의 얼굴을 앞으로 쉽게 볼 수 없는 일이 되어서인지 그렇게 기쁘지는 않았다.
요즘 취업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 이러한 생각을 갖는 게 얼마나 배부른 소리인지.. ㅋㅋ
아무튼 서울을 떠나고 본가로 내려온 지 6개월 만에 다시 서울로 상경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뒤 서울에 자취할 집을 구하고 입사일이 같은 우테코 동기와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첫 해외여행은 바야흐로 2년 전, 2022년 9월쯤 일본을 다녀온 것이 처음이었다.
일본은 언어와 문화가 우리나라와 매우 비슷하기에 여행의 난이도도 매우 낮은 편이어서 그냥 다른 도시를 비행기만 타고 방문한 느낌이었다.
그때 여행 코스가 괜찮아서, 부모님을 모시고 12월에 같은 코스로 한 번 더 다녀왔다.
하지만 이번 세 번째 해외여행은 일본이 아니라 동남아로 코스를 정했는데, 대부분 휴양지로 많이 가는 세부나 나트랑 같은 곳이 아닌 캄보디아로 노선을 정했다.
게다가 캄보디아에 가기 전 광저우를 들러 레이오버로 도시를 잠깐 관광하고, 국경을 통과하여 태국도 관광하는 세 개의 나라를 여행하는 여행사도 울고 갈 코스였다. 😂
원래 몽골에 가려고 했다가, 기상이 좋지 않아 급하게 방향을 바꾼 거라 당장 모레 출발을 해야 해서 부랴부랴 여권을 준비하고 환전을 끝냈다.
살면서 비행기를 2시간 이상 타본 적이 없는데, 거의 8시간을 타야 하기에 무척 설렜다.
이번 여행을 다녀오며 느낀 것은 영어 회화 능력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본에 갔을 때는 워낙 번역기가 잘 되어 있고, 대부분 한국어로 적혀있는 것들이 많아 소통의 불편함은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동남아 여행은 달랐다.
언어의 제약이 무척 심했고, 만약 나 혼자 여행을 갔었다면 활동할 수 있는 범위가 무척 제한되었을 것이다.
영어 회화 능력이 되면 한국을 넘어 내가 활동하고 소통할 수 있는 범위가 지구 전체로 늘어난다.
캄보디아에 앙코르 와트가 있는 도시인 시엠립의 남쪽,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인 톤레사프호에 "Kampong Phluk"이라고 하는 작은 수상 마을을 투어하는 일정이 있었다.
우기 때 마을이 물에 잠겨 보트를 타고 마을을 구경하는 일정이었는데, 시기가 건기에서 우기로 넘어갈 때라 마을이 물에 잠기지 않아 도보로 마을을 구경했다.
마을 구경 중 잠깐 5분간 마을의 학생들에게 영어 선생님이 되어달라는 요청이 있어, 학생들과 얘기할 기회가 생겼다.
물론 나는 영어 회화가 되지 않아, 그저 간단한 인사만 할 수밖에 없었다. 😂
당시 느꼈던 감정은 패배감과 무력감이었다. 😂😂😂
오히려 그 감정이 영어 회화 학습에 대한 동기를 불어 넣기에는 충분했던 것 같다.
게다가 영어를 사용하는 현지 가이드 투어가 더 저렴하고 상세하게 설명해 주기도 하고...
다음에 해외여행을 가기 전 영어 회화를 공부하여 적어도 일상 대화 정도는 할 수 있는 상태로 가고 싶다.
또한 캄보디아의 수상 마을은 언젠가 우기에 다시 한번 찾아가서 학생들과 제대로 얘기를 해보고 싶다.
회사의 업무는 내 생각과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다만 영업팀에서 처리할 수 없는 영업 업무를 개발에서 다뤄야 한다는 것이 조금 의외이긴 했다.
고객의 요청이 영업팀을 통해 들어오면, 영업팀이 그걸 다시 정리해서 개발팀에게 넘겨주는데, 개발팀에서 다시 그걸 정리하여 반영하는 비효율적인 작업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것은 백오피스가 구축되어 있지 않아 그런 것인데, 백오피스 기능을 구축한다면 이러한 비효율적인 작업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추후 업무에 어느 정도 적응하면 백오피스 기능을 추가하는 작업을 수행해야 할 것 같다.
회사의 프로젝트는 여러 개이지만, 그중 제일 오래된 레거시는 2017년쯤 개발된 프로젝트가 있다.
회사의 주요 밥줄이라고 할 정도의 프로젝트인데,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코드의 상태가 한숨이 나올 정도로 안타까웠다.
그때 당시 이것이 최선이었겠지 라고 추측해 보지만, 정말 그게 최선이었나 묻고 싶을 정도로.. 😂
나름 개선을 해보려고 시도하고, 테스트 코드도 작성해 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여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다.
2017년 당시를 생각해 보면 클린 코드니 클린 아키텍쳐라는 개념이 전무한 시기이긴 하다.
그때 겨우 자바를 배우고 있었을 때를 생각해 보면 그때는 그게 당연한 것 일지도...
그래도 최근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최대한 클린 아키텍쳐를 고려하며 설계가 되었고 구조도 깔끔했다.
다만 테스트 코드는 여전히 작성되고 있지는 않았는데, 아무래도 스타트업 특성상 기존 기획이 갈아엎어지고 새로운 기획이 추가되는 마당에 무작정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 생각한다.
변경이 발생하면 기존에 작성했던 테스트 코드는 전부 삭제해야 할 쓰레기가 되어 버리니..
그렇다고 이러한 상황에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면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이 상황에서는 최소한의 시간으로 프로덕트의 동작을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는 게 맞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테스트 코드 얘기가 나온 김에 하나 더 얘기하자면, 기존에 있던 기능에 신규 기능을 추가할 일이 생겼는데 나는 해당 도메인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낮은 상태였다.
게다가 엔티티가 언제 생성되는지, 연관된 다른 엔티티가 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전혀 감이 잡히지 않은 상태였다.
이 상황에서 기존 코드를 수정하며 새로운 코드를 붙이는 일은 기존 코드를 분석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게다가 작성된 테스트 코드 또한 존재하지 않아 기존 코드를 수정하는 것은 마치 폭탄을 해체하는 것과 같았다.
이 상황에서 사수였던 팀장님과 얘기를 하며 추가해야 할 기능의 본질적인 핵심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결국 핵심은 엔티티가 참조하는 엔티티의 특정 시간을 계산하여 다음 시간을 반환하는 것을 깨달았다.
자세한 내용은 회사의 코드라 적을 수 없다. 😂
그 뒤 해당 기능을 단위 테스트로 만들어 정상 케이스와 엣지 케이스를 작성하였고 만든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는지를 확인하였다.
그리고 정상 케이스는 제대로 동작하지만, 엣지 케이스에서 실패한 테스트를 찾을 수 있었고 내가 만든 기능에 버그가 있다는 것을 빠르게 찾을 수 있었다.
버그를 수정한 다음 모든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을 확인하고, 도메인 지식을 알고 있는 팀장님에게 작성한 테스트 코드를 보여주며 내가 만든 테스트 코드를 검증하여 최종적으로 내가 만든 기능이 제대로 만들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결론은 도메인 지식이 풍부하지 않은 상황에서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것을 코드로 옮긴 뒤, 테스트 코드로 버그를 수정하고 모두 동작하게 한 다음, 작성한 테스트 코드로 도메인 전문가에게 마지막으로 검증을 끝마치는 것이 테스트 코드가 제공해 줄 수 있는 매우 큰 혜택인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입사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벌써 이직 준비와 미래 계획을 하게 된다.
일어나지 않을 일을 미리 걱정하는 것이 바보 같지만 앞으로 내 인생이 어떻게 변할지 큰 영향을 미치기에 벌써 걱정이 된다.
회사원의 입장에서 회사가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정상적이고 바람직한 일이겠지만,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한다면 회사가 시키는 일뿐만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행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회사의 업무든, 본인의 취미 또는 자기 개발이든 말이다.
하지만 바쁜 업무와 집에 오면 피곤함과 여러 사정으로 인해 자기 개발은 커녕 제대로 쉬기도 힘들다.
그리고 취업하고 주말마다 주변에 있는 공원과 한강에 산책을 가거나 다른 취미를 가져야겠다고 다짐했지만, 막상 집에 오면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
이러한 고민을 얼마 전 지인에게 얘기했을 때, "너의 이름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에 대한 얘기를 해주셨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애니메이션이 본업이 아닌, 게임 회사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일을 하다가 어느 날 본인의 의지로 단순 취미의 영역으로 퇴근 후 시간을 내어 1년의 제작 기간을 거쳐 5분 정도의 짧은 애니메이션인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를 혼자서 제작했다.
눈으로 보이는 단순한 결과만 생각한다면 1년의 세월을 투자하여 5분 정도의 짧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것은 비교적 큰 성과라고 보기가 힘들다. (참고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는 애니메이션 콘테스트에서 수상을 받을 정도로 수작이다.)
그리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를 시작으로 30분 정도의 "별의 목소리"를 제작하고,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 제작에 뛰어들어 "초속 5센티미터", "너의 이름은" 등 무척 유명하고 성공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게 된다.
이 얘기를 들고 다시금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것에 대해 열정적으로 뛰어야 할 의지가 생긴다.
1년의 긴 세월을 투자했고, 눈에 보이는 성과가 아니더라도 행복을 느끼고 그에 대해 더 개선하려는 의지가 생긴다면 기회는 반드시 찾아올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게 아니라, 취미로 남아 그것에 대해 가치를 느낀다면 그걸로 삶의 원동력이 되는 일이 아닐까 한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쉰다고 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쉬면서 자기 개발을 하지 못했다고 죄책감을 느끼는 것은 차라리 그냥 쉬는 것보다 못하다.
사설이 약간 길었는데, 결론으로 내 삶의 가치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무언가를 찾으려고 한다.
이제 드디어 인생의 튜토리얼이 끝났는데, 걱정이 참 많이 된다. 😂
공감이 많이 되는 내용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