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테크코스 5기 레벨 3 - 7, 8주차 회고

Glen·2023년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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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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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내일이 레벨4의 시작인데, 이제서야 레벨 3의 남은 회고를 적는다.

이 글을 쓰는 것은 이전까지 적지 않았던 회고에 대한 변명이다.

회고를 처음 시작한 것은 레벨 1때 크루인 체인저가 주도한 스터디 덕분이었다.

그 덕에 초등학교 때 쓰던 일기 이후로 처음 하루를 되돌아보는 회고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회고를 작성하며 하루를 돌아보는 생각을 할 수 있었고, 그만큼 얻을 수 있는 것도 많고 기억이 기록이 되어 사진처럼 추억이 쌓여갔다.

하루마다 회고를 작성하는 것은 이처럼 좋았지만, 나름 부담도 되었다.

우테코에 합류하게 되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여태까지 생각 없이 보내던 하루를 새롭고 소중하게 보냈다.

따라서 하루에 많은 것을 배우며 그만큼 공부해야 할 것을 알게 되며 바쁘게 지냈다. 물론 회고는 차주를 넘기지 않고 꾸준히 작성했다.

레벨 2 까지는 어느 정도 할 만했지만, 레벨 3 이후로는 강제적으로 하던 회고 스터디가 끝나며, 개인의 자유로 회고를 적어야 했다.

레벨 3 부터 기간 제한이 있고 달성 목표가 있는 프로젝트를 해야 했기에, 단순 배움을 넘어 촉박함이라는 심리적 불안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름 6주 차 까지는 회고를 적긴 했으나, 한 주를 넘어 작성한 적도 있었고 거의 대부분 다음 날 혹은 토, 일요일에 몰아서 회고를 적기 시작했다.

주말에 밀린 회고를 적어가며 어느 순간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나에게는 1일 1커밋 이라는 말이 너무 어색하게 들린다.

꾸준하고 성실하게 하루를 살았다면 1일 1커밋을 목표로 삼지 않아도, 자연스레 1일 1커밋이라는 기록이 유지될 것이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기록을 위해, 1일 1커밋을 위한 기록을 남긴다는 게 너무나도 어색했다.

그런데 이렇게 어색하게 들리던 1일 1커밋 같은 말이, 밀린 회고를 적으며 불현듯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작성했던 회고를 지우고, 그냥 시간이 흘러가게 두었다.

7주차는 회고 생각 없이 오로지 프로젝트에만 집중하며 시간을 보냈다.

처음에는 지금까지 놓치지 않고 작성했던 회고를 적지 않는 것이 부담됐다.

일탈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었다.

그리고 8주차가 되며 나는 일탈을 즐기고 있었다.

일탈을 즐긴다는 것은 회고를 작성하는 부담감 없이 오로지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 증거로 팀 블로그를 개설하고 포스트를 작성했다.

또한 회고를 작성하는 데 사용하는 에너지를 프로젝트에 모두 투자했다.

그 덕에 후회하지 않고 레벨 3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그래도 남은 회고를 적지 못한 것은 후회가 된다.

후회라기보다는 아쉬운 감정이 든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회고를 작성했던 것은 아니지만, 남에게 보이기 부끄럽지 않게 회고를 작성했다.

평소에 글쓰기나 책 읽는 것이 드물다 보니, 맞춤법 지키기도 힘들고 표현도 서툴러서 적었던 글을 다시 읽으면서 글을 수정했다.

그 때문인지 회고를 작성할 때 잘 적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들었고, 이것이 변질되어 나의 성장을 위한 회고가 오히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게 되는 1일 1커밋처럼 되어갔다.

내가 어색해하던 1일 1커밋이라는 말처럼 스스로를 속여가며 회고를 작성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앞으로 회고를 적지 않겠다는 말은 아니다.

그저 마음속의 짐을 조금 덜어두고, 제일 중요한 것에 집중하며 타인을 위한 회고가 아닌, 오로지 나를 위한 회고를 적기로 해야겠다.

이것도 나름 회고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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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성장하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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