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01] 아니면 말고

OROSY·2021년 8월 1일
5

Diary

목록 보기
3/6
post-thumbnail

하버드 회복탄력성 수업

우리는 너무도 자주 지나간 일을 후회한다. 그렇게 행동하지 말 걸, 그때 더 잘할 걸. 스스로를 꾸짖는 데는 익숙하지만 칭찬하는 데는 인색하다. 이번에는 당신이 잘한 일을 돌아보는 훈련을 할 것이다. 특히 힘든 일을 겪을 때 당신이 취한 행동을 좀 더 유연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최근에 여러 읽을 겪고 나서 3월부터 쉼없이 달려왔던 개발자 공부를 한달 간 본의 아니게 쉬게 되었다. 건강 상의 원인이라는 피상적인 이유도 있지만, 어쩌면 나는 또 이제 곧 얼마 남지 않은 위코드 과정에 압도되어 회피하려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일, 관계, 사랑 등 시작을 하게 되면 더 피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을 여러 번 경험으로 깨달았던 나이기에 무의식 속에서 개강일인 8월 2일이 다가올수록 기대감보다는 두려움이 차츰 자리를 차지해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렇게 매우 적절한 타이밍에 위 책을 읽게 되었다. 결국, 피하지 않고 3개월 간 달려나가기로 결심한 나에게 미리 백신을 맞춰주고 싶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삶의 현실에서 도망칠 수 없는 세 가지 징표는 첫 번째, 나쁜 일은 늘 일어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3개월간 내가 실제로 접해보지 못한 분야를 공부하며 수많은 난관에 봉착하고 여러 번의 실패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나쁜 일은 나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항상 발생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 괜한 고통에서 벗어나 오히려 모를 공격과 동행할 수 있는 유연성이 생긴다.

두 번째,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이다. 몸, 인간 관계, 환경 모두 변하기 마련이다. 또한, 생각과 감정도 변한다. 좋은 것에 매달리는 것, 나쁜 일에 쓸데없이 분통을 터뜨리는 것도 괜한 헛고생이다. 오랜 시간으로 일군 누군가와의 나의 결과물이 상대방의 한 마디, "생각이 변했어"라는 말에 모두 무너진다 하더라도 크게 화내지 않고 "그럼 다음 생각은 뭔데?"라고 자연스럽게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은 자아가 없다는 것, 즉 '무아'이다. 쉽게 말해, 우리의 정신은 자기중심적이다. 타인의 말과 행동을 자신과 연관시킨다. 핵심은 우리가 진짜 주인공인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상대방이 나에게 상처를 준 말을 오래 곱씹어보며, 스스로에게나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한 경우가 많다. 생각해보면, 상대방은 별 의미없이 물어본 말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나는 내 인생의 주인공이다'라는 책이나 TV, 영상 등을 너무 많인 본 탓인 걸까.

유연성 도구함

이러한 유연성을 기르기 위한 훈련 중의 하나인 '유연성 도구함'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는 곳에서 글을 쓰는 것이다. 이렇게 써내려간 글을 이 블로그에 적어내려 한다. 지나치게 개인적인 내용은 나의 노트에만 적어놓되 대부분의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니 기대하시라.

과거에 큰 경험한 큰 어려움을 떠올려보자. 질병, 관계 상실, 실직, 사고, 가족 문제 등 어떤 것도 괜찮다. 그 경험에 관해 아래의 질문에 답해보자.

  •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자원을 활용했는가?
  • 누구에게 도움과 지원을 요청했는가?
  • 아래의 강점들 중 어떤 것을 활용했는가?

학습 욕구
끈기
결단력
문제 해결 능력
창의성
유머 감각
리더십
친화력
공감
용기
기타 등등

이 경험을 돌아보며 아래의 질문에 답해보자.

  • 당신은 무엇에 감사하는가?
  • 무슨 일에 대해 자신을 용서할 수 있는가?
  • 당신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무엇인가?

무엇에 감사하는가?

  • 어머니가 새로운 노력에 재정적, 감정적으로 뒷받침해줌에 감사
  • 친구가 개발자의 길을 한 번 고려해보라는 제안에 감사
  • 주변의 많은 친구들이 새로운 길을 응원해주고 잘해낼 것이라는 용기를 준 것에 감사
  • 한 달간 몸과 마음이 많이 아팠지만 많이 나아졌음에 감사
  • 잠깐 삐끗했던 나의 건강이 새로운 시각을 던져준 것에 감사

무슨 일에 대해 자신을 용서할 수 있는가?

  • 덜컥 하는 두려움을 품은 채 무식하게 도전을 시작한 나를 용서
  • 주변인들에게 기대보려고 부던히 노력한 나를 용서
  • 아버지에게 마지막조차 예쁜 아들이 되지 않았음을 용서
  • 마음은 그렇지 않았지만, 표현하지 못한 나를 용서
  • 막상 시작하고 새롭게 생겨나는 어려움, 고난에 회피해보려 했던 나를 용서

내가 얻은 가장 큰 교훈

끈기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어떤 난관이라도 극복하려면 먼저 난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누구나 인생의 궤도에서 이탈할 때가 있고 인생은 원래 그렇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위로가 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만 해도 그 자체로 생산적인 한 걸음이 된다. 머릿속에서 무수한 대화를 나누며 상황에 매몰되고 상심한다. 상황을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쳇바퀴에서 계속 맴돌기 때문에 끈기를 가지고 나아갈 수 없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일, 환경, 사람 모두 변하기 마련이다. 결국, 나쁜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므로 상황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어떠한 상황이 다가와도 당황하고 놀랄지라도 조금은 거리를 두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여러 경험을 해보면서 나에게 맞는 해결 방안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최선의 돌파구라면, 또 다시 결단력을 갖고 끈기있게 도전해보는 것이다.

물론, 그 길에서 다시 뒤로 걸어나올 수 있다. 그래도 거기에는 또 다른 길이 나있기 마련이다. 단순히 그 길만 있다고 오히려 몰입하고 나를 다그치다보면 갑작스런 시련이 다가오고 실패를 마주했을 때, 나를 주체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비난과 책망 속에 가두어 다시 일어나기 위한 시간이 많이 필요하게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나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되었을 다른 길을 나도 모르게 지나치게 될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을 통해, 세상이 가변적이고 어떤 난관도 영원하지 않음을 깨닫고 나에게 이겨낼 능력이 있다는 마인드가 있을 때 모든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다. 즉, 유연성을 키우려고 노력하면 끈기도 강해지는 법이다.

변화에 당황하여 멈춰선다면, 결국 어느 길에도 나아갈 수 없다.

profile
Life is a matter of a direction not a speed.

2개의 댓글

comment-user-thumbnail
2021년 8월 6일

우연히 밤에 글을 보고 울컥하는 마음이 드네요.
전 두렵고 무서운 마음에 몰아붙이며 놓치는게 많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생각이 많아집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뻐요.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