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창의적사고의 마지막 수업은 <취향의 가능성? 한계?>의 주제로 진행되었다. 프랑스의 사회학자인 피에르 부르디외가 창출한 "아비투스"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요즘 나의 고민과 딱맞아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어 기말과제2의 주제로 선정하였다.
알코올중독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어떤 술을 가장 좋아하냐고 물었다. 소주라 답했다. 그자에게 비싼 양주를 권한다면 그의 취향은 더이상 소주가 아니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계속 소주만 마셔온 사람이, 친구와 만나서 '뭐 마실래?'하고 물으면 '당연히 소주지'라는 대답을 들어온 사람이 양주를 경험할 생각을 가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처럼 취향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 위치나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데, 브루디외는 이것을 아비투스라고 칭했다.
우리는 보통 내 취향은 오로지 나에 의해서 결정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내 주변 환경, 예를 들어 가정 문화같은 것들에 의해서 후천적으로 결정되었다는 것이다.
부르디외는 일종의 행동 양식 혹은 취향, 즉 아비투스를 에토스(ethos)와 엑시스(hexis)로 구분하였다. 에토스는 가치의 체계를 의미한다면, 엑시스는 그 가치를 행위하는 실천을 의미한다. 에토스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계층에 따라 무의식적으로 보편화된 삶의 내면이다. 에토스를 반영하여 엑시스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아비투스는 한 인간의 인식과 행위를 결정하게 되는 하나의 틀이 된다. 다시 말해 계층과 행위는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계층을 알면 행위를 예측할 수 있게 되고, 행위를 통해 계층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부르디외의 논리에 따라 부모에 의해 경제 자본뿐만 아니라 아비투스 또한 상속된다는 것을 알았다. 분노, 허탈함과 동시에 아비투스를 바꿀 수 없는지 궁금했다.
찾아 보니 작가 도리스메르틴이 쓴 <아비투스>라는 책에서 아비투스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학교 도서관에 있으니 대출받아 읽어 봐야겠다.
2학년 겨울방학이야말로 대학생이 진로를 결정하는 보편적인 시기가 아닐까 싶다. 사실 나는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진로에 대한 고민을 거의 매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꾸준히 해왔다. 동아리와 연구실 활동을 하며 개발 분야에 발 담궈 보았는데, 이 길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새로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
진로에 대해 생각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생각이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꿈은 많았다. 정치가, 대통령을 제외 하고는 바리스타, 미술, 악기, 축구, 미용 등 대부분이 예체능 쪽이었고 현실에 부딪혀 어렸을 때 제대로 배워보지 못했다. 지금 와서 예체능으로 틀기엔 조금 늦은 것 같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기로 했다.
전자IT미디어공학과 특성상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반도체/회로 설계나 통신 분야를 택하는 것 같다. 이 중에 고르자면, 디지털 회로 설계가 나은 것 같다. 그래서 회로 연구실 교수님께 연락을 드려 상담을 받았는데, 정말로 하고 싶어서 선택한 게 아니다 보니 연구실에 들어가는 것은 좀 더 고민해보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던 중 아비투스에 대한 강의를 듣고, 머리를 얻어 맞은 기분이 들었다. 진짜 내가 원하는 게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그래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었던 것 같았다. 이번 겨울방학은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는 시간으로 활용하고 싶다.
참고 사이트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eureka_plus&logNo=221217035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