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한 그로스 해킹

Lana Chung·2020년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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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된 마케팅 그로스 해킹> 이란 션 엘리스와 모건 브라운이 쓴 책을 읽었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예전부터 읽어야지 해놓고 한참 선반에 두다가 이제야 읽었지만.

그로스 해킹과 유투브

그로스 해킹은 돈을 많이 쓰고, 광고 비중이 큰 전통적인 마케팅에 'No'를 외치는 비즈니스 전략법이다. 마케팅 비용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는 건 이제 효율이 너무 떨어진다. 그래서 제품 스스로가 마케팅 하도록, 소프트웨어를 활용함으로써 고객 기반을 구축하고 늘리고 유지하는 접근법이다. 그로스 해킹은 따라서 제품 기획자, 마케터, 데이터 분석가, 개발자 모두가 모인 팀이며 아이디어 창출, 실험, 결과 평가를 빠른 속도로 진행하는 고속 성장 지향 접근법이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에서 그로스 해킹으로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
친구들 여러명에게 물어본 결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앱은 '유투브'였다.

책에서 소개한 유투브의 그로스 해킹 전략 중 하나는 위젯이다. 유투브는 사이트에 내장시킬 수 있는 동영상 플레이어 위젯을 만들어서, 곳곳의 웹사이트가 이 위젯을 통해 유투브 동영상을 자신의 사이트에 불러왔다. 굳이 홍보하지 않아도 제품 스스로 동영상 플레이어, 나아가 동영상 플랫폼으로 홍보한 것이다.
현재는 모든 스마트폰에 기본 앱으로 깔려 있고, 전문 유투버가 초등학생 희망 직업 1위인만큼 유투브의 성장세는 꺾이기가 어려워 보인다. 여기서 더 뾰족하게 다듬어 성장할 부분을 찾을 수 있을까? 유투브는 UI/UX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사용자 편의성을 굉장히 중요시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편의성적인 측면 외에 제품의 매력을 끌어낼 수 있는 다른 부분을 고민해보고자 한다.

더 많은 클릭을 유도해야 한다

유투브는 영상 시작 전 붙는 광고 수익이 있고 (구글이 45%, 유투버 55%) 유투브 프리미엄이라는 구독 모델도 있다. 구글은 콘텐츠별 시청자층을 고려해 광고를 배분하는데, 일반적으로 아동용 콘텐츠에 붙는 광고는 단가가 낮고 영화, 책, IT 기기 리뷰 콘텐츠는 단가가 높다. 정치 관련 콘텐츠를 다루는 채널은 구독자 수가 적어도 다른 콘텐츠보다 수익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주 시청자가 구매력이 있는 40~50대라 광고 단가가 높게 설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슷한 구독자를 가졌더라도 조회 수나 시청 시간, 콘텐츠의 종류에 따라 수익은 천차만별이다.(참고)

다음은 올해 국내 시장조사업체 오픈서베이에서 진행한 ‘소셜미디어와 검색 포털에 관한 리포트’에서 유투브 관련 시청자 통계다.

25-34, 35-44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18-24, 45-54의 그룹끼리 비등하다. 유투브 시청자들은 25세에서 44세가 전체 시청자의 약 50%를 차지하지만, 18-24의 커뮤니티 파급성이나 45-54의 구매력을 고려하면 세대별 모든 그룹이 컨텐츠 타겟 선정에 있어 유의하다. 남성과 여성은 6:4의 비율로 큰 차이는 없다.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분포는 위의 사진 처럼 롱테일의 특성을 보인다. 극소수의 아웃라이어를 제외하면 다수의 채널이 비슷한 수준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많은 채널들이 구체적인 타겟 시청자를 정해 맞춤형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많은 수의 대중에게 공통적으로 어필할 만한 컨텐츠를 만들던 전통적인 대중 매체와 달리 원하는 컨텐츠만 골라 볼 수 있는 on-demand 방식의 미디어이기 때문이다.(참고) 하지만, 컨텐츠의 제작 방향에 큰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모든 타겟 그룹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

유투브엔 수만가지의 채널이 있고, 각자 다루는 컨텐츠는 비슷하면서도 다양하다. 특정 세대 혹은 특정 성별만 보는 채널도 있다. 하지만 유투브의 지향점이 더 많은 사람들이 유투브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하기 위함이라면, 특정 그룹만 좋아하는 채널 보다는 더 다양한 그룹에 속해있는 시청자가 늘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쨌거나 광고를 보게 하려면, 또는 광고를 보기 싫어서 프리미엄을 구독하게 하려면'클릭'을 해야 한다. 영상 컨텐츠에 있어서 썸네일에 주목하는 이유다.

썸네일은 영상 조회수의 8할이다

썸네일은 위의 data flow에서 노출에서 조회까지의 이탈률을 최대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AS-IS

현재 유투브의 썸네일 UX는 미리보기 형식이다. 웹 기준 1-2초간 영상 위에서 호버링하면 영상의 미리보기가 3초 정도 재생된다. 모바일 기준 영상을 끝까지 소리 없이 재생할 수 있다. 이 때 데이터는 조회수가 아닌 노출수로만 잡힌다.
미리보기로 영상의 내용을 보여주면 동일 타겟 그룹 내의 조회수를 올릴 수는 있겠으나, 다른 타겟 그룹의 조회수 유도까지는 어렵다.

TO-BE

유저의 취향(성향), 배경에 따른 별도의 썸네일 제공


썸네일은 많은 영상 컨텐츠에 있어서 컨텐츠 그 자체만큼 중요하다. 결국 조회수가 광고 수익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재밌는 컨텐츠를 만들어도, 수만가지 컨텐츠 사이에서 클릭이 되려면 '눌러 보고 싶은' 썸네일이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형 유투버들도 편집자 외에 전문 썸네일러(일러스트레이터)를 고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넷플릭스가 있다. 추천 알고리즘 등 고도의 사용자 맞춤화로 유명한 넷플릭스는 같은 컨텐츠에 유저별로 다른 썸네일을 제공한다. 가령 로맨스 영화를 많이 보는 20대 여성에게는 공통적으로 스릴러 영화더라도 남녀가 썸네일에 등장한다. 퀴어 영화를 많이 보는 유저에게는 일반 영화의 썸네일에도 동성이 등장한다. 수만가지의 컨텐츠가 범람하는 현재 유저는 한정적인 시간 안에서 어떤 컨텐츠를 관람할지 선택해야 하고, 그 선택의 기준에 상당 부분이 썸네일과 시나리오 한 줄 요약이 차지한다.
따라서, 넷플릭스처럼 유투브 또한 세대별, 성별, 더 나아가 취향에 따라 해당 그룹 타겟의 별개 썸네일을 사용하는 건 어떨까?


컨텐츠와 똑같이 썸네일에도 유행이 있고, 연출과 디자인이 있다.
10대와 50대, 남성과 여성 타겟의 썸네일은 확실히 다르다. 썸네일은 카테고리별로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vlog와 게임 컨텐츠는 여성 대상, 남성 대상의 썸네일 차이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유투브에서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은, 즐겨 보는 컨텐츠 성향에 따라 유저를 크게 약 3개 정도의 그룹으로 나누어 업로더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업로더는 그에 맞는 3개의 썸네일을 등록할 수 있다.
각 썸네일 별로 조회수를 비교하고, 목표 타겟에 맞는 썸네일인지 전후 조회수 비교를 통해 빠른 실험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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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쉬운 일이었다면, 아무런 즐거움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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