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크럭스🦾] 171일

hotbreakb·2023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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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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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했던 것

B 프로젝트

  • 근래 한 달간은 다른 프로젝트에 있던 기능과 연동하고 유지보수하는 데 시간을 썼다. 갑작스러운 일정으로 추가되어 처음에는 "에? 못 해요! 배포 나가면 큰일나는데 (먼 산 바라보기)"를 시전하였으나 몇 분 있다가 "그래도 해야지..."라고 생각했다가 "이걸 어떻게 해!"를 반복하며 일주일을 보냈다.
  • 모두의 도움으로 해결되었다. 덕분에 서비스에 들어간 것들을 훑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걱정이 많다.

V 프로젝트

  • 코드 리뷰 끝나고 merge & deploy했다.

이슈

git

  • 브랜치에 코드를 합칠 때 pull이나 chery-pick을 하지 않고 복사 붙여넣기를 하면 conflit가 발생하지 않고 코드가 업데이트 \되지 않는 문제
  • bitbutket 페이지에서 merge를 했으나 sourcetree에서는 합친 걸로 보이지 않는 문제 ➡️ vscode 내에서 합치는 걸로 해결

배포

  • 배포 당일 git add를 하려 vscode에서 +가 아닌 discard를 눌렀다. 배포를 오전 8시에 하는데 그때 시각은 8시 3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때 본 모니터 화면은 이제껏 꿔본 악몽보다 더 무섭다. 기록을 남길 때마다 CLI를 써야 할지 GUI를 써야 할지 매번 고민한다.
    • CLI를 쓰면 GUI 업데이트가 느리고, GUI를 쓰면 마우스의 움직임에 집중해야 한다.

개발 외

하루 일과

5시 50분 기상 ➡️ 7시 출발 ➡️ 8시 출근 ➡️ 19시 퇴근 ➡️ 21시 수영 수업(혹은 자유수영) ➡️ 23시 귀가 ➡️ 0시 기절

사적인 생각

  • 나는 회사 사람들에게 무엇을 주고 있을까. 내가 받는 에너지는 많다. 등장만으로 웃기는 사람, 눈만 마주쳐도 웃긴 사람, 나에게 윙크 날리는 사람, 반찬을 가져와서 모두에게 나눠주는 사람, 알 수 없는 조합으로 밥먹는 사람, 정곡을 찌르는 사람. 존재 자체가 의미있는 사람들이다. 오늘 만난 소 씨는 나에게 "사람에게 의지하는 건 그 사람의 뛰어난 능력 때문이라기보단 그 사람이 나보다 나은 사소한 무언가가 있어서 그런 거 같아."라고 했다. 나는 어떤 존재가 되고 있을까.

  • 깨달음의 시기가 빠르지 않다. 코드 리뷰를 받고 고치는 와중에 사수의 답변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 퇴근하고도 깨닫지 못해서 다시 질문했다. '아하' 포인트가 재깍재깍 일어나지 않는 나를 볼 때면 일을 못한다고 느낀다. 로봇처럼 입력하면 호로록 아웃풋이 나오면 좋을 텐데.

    • filter를 적용할 때 react-hook-formhistory.search를 동시에 사용하였는데 이럴 필요가 없었다. form을 사용한 이유는 조회 버튼을 누른 후에 API 요청을 해야 해서 값을 저장해두기 위한 것이었는데, 어차피 search에 저장이 되어있으니 react-queryenabled조회 버튼이 눌렸을 때 API를 호출하면 되는 것이었다.
  • 코드 리뷰 변태

    • 코멘트가 많이 달 날이면 심란해진다. '과거의 나는 얼마나 많은 악행을 저지른 것인가! 왜 내 사수를 힘들게 했는가! 왜 더 잘하지 못했는가!' 나에게 화가 난다. 한편으로는 '그래도 코드 리뷰를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생각한다. 기분이 좋았다 안 좋았다 5번 정도 반복하면 누그러진다. 다음엔 같은 실수를 안 해야지, 하며 고친다.

글을 쓰면서

  • 기술적인 내용이 부족하여 보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글을 쓰지 못했다. 이 고민을 소 씨에게 털어놓았는데, "기술적인 건 누구나 쓸 수 있잖아. 그런데 이런 감상적인 건 너만 할 수 있어."라고 하였다.
  • 쓰면서도 내가 너무 어린 거 같아 부끄럽다.

소소한 일상

  1. 잘 놀람

    •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는 와중에 뒤에서 누군가 "와!"하고 소리냈는데 나는 "악!"으로 되받아치며 상대를 즐겁게 해주었다.
    • 적정 수면시간을 채우지 못해 점심을 안 먹고 소파에 누워있었는데 누군가 내 귀에 큰 소리를 내서 (손가락을 부딪혀서 소리내는 걸 뭐라고 하더라...) 나는 "악!" 소리를 내었다. 그 사람, 그간 본 것 중 가장 해맑게 웃은 거 같다.
    • 누군가 걸어와서 나의 어깨를 툭 치며 "OO양~"이라고 불렀다. 나는 "!!! 에?!"라고 놀라며 실수했나?! 머릿속으로 핑 돌았다. 요즘은 가끔 아무 일도 없는데 같은 방식으로 나를 부른다.
    • 누군가 옆에서 "있잖아요"라고 했는데 "왜요? 왜? 왜요 왜 왜요 왜 왜"로 대답한 적이 있었다. 평소에 나를 그렇게 부르지 않아서 정말 큰일난 줄 알았다.
    • 덜 놀라고 싶다.
  2. 매운 거 못 먹음

    • 저녁 시간에 시뻘건 김밥을 나에게 보여주며 먹어보라는 누군가의 말에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뒷걸음질을 쳤으나, 누군가 젓가락을 가지고 나에게 먹여주었다. "이 정도는 먹을 수 있을 거야"라고 누군가 나에게 말했지만 온전히 믿지 못했다. 눈알을 굴리며 김밥을 씹었는데 누군가 나에게 "넘겨!"라고 했다. 다 먹고 "나 먹을 수 있어!"라고 당당하게 외쳤으나 청양고추 없이 고기 못 먹는 사람 앞에서 할 소리였나 싶다.
  3. 단 것도 못 먹음

    • 녹차 키켓에 환장한 나는 이대로 다시 노트북을 마주하기 싫을 때 키켓을 한두 개씩 먹는다. 실성할 정도면 3개까지 먹는다. 하지만 오리지널 키켓은 얼마나 단 건지 씹을 때마다 잇몸을 으깨는 고통이 느껴진다. 누군가에게 이걸 말했더니 늙은 거 아니냐고 했다. 진짜 단 거라니까?

    • 직접 만든 베이글에 (집에서 만든 거 아님) 플레인 요거트를 발라 (집에서 만든 거임) 점심시간에 먹었다. 누군가에게 한 입 주었는데 표정이 뚱했다. "꿀이 들어가야 할 거 같은데? 이걸로 괜찮아?"라고 하길래 이게 최적이라 했다.

  4. 쓴 것도 못 먹음

    • 녹차를 정말 좋아하지만 카페 사장님께서 녹차를 좋아하시는 만큼 녹차 가루를 부어주시면 나는 먹을 수 없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장님께서 샷을 진하게 주시면 나는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양을 조절해야 한다. 일주일에 3번은 커피를 마시는 거 같은데 놀랍게도 이 미각은 발전할 기미가 안 보인다.
    • 아메리카노는 케이크 먹을 때만 마신다.
  5. 조용한데 안 조용함

    • 어떤 작업을 하다 한숨을 크게 쉬었다. 누군가 나를 보더니 눈을 마주치곤 끄덕였다. 귀를 넘기며 에어팟을 보여주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괜찮아!"라고 했으나 사실 나는 안 괜찮았기 때문에 다시 일을 했다.
  6. 거의 변온동물

    • 8시에 출근하면 에어컨을 켠다. 더워죽겠다며 얼음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10시쯤 되면 춥다고 다른 사람 옷을 훔쳐 입는다. 다리도 시리고 손가락도 언다고 에어컨을 끄자고 한다. 누군가 "춥다고 하지 마!"라며 에어컨을 끌 수 없다 한다. 누군가 에어컨을 끈다. 그러면 나는 더워죽겠다며 for문을 돈다. break는 퇴근할 때.
  7. 이제 모두가 내 글을 알고 있다.

    • 대표님께서 내 글을 보고 "OO는 운동하는 것만 적어뒀어"라고 하시길래 "보이는 대로만 보셨나 보네요."라고 했다.
    • 누군가 나에게 "어제 면접을 봤는데 헬렌 글 보고 우리 회사 분위기 좋아 보인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야호)
    • 누군가 출근하자마자 글을 언제 올릴 거냐고 했다. 그래서 지금 쓰고 있다.
profile
글쟁이 프론트 개발자, 헬렌입니다.

4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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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21일

너무 재밌게 잘 읽었어요 😂😂 회사 분위기가 정말 좋아보이네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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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21일

글만 봐도 회사생활 즐겁게 하시는 거 같네요 ㅎㅎㅎ 테오톡에서도 비슷한 글이 올라왔길래 같은 분인가 했는데 맞네요 ㅋㅋㅋ 잘보고 가용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