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개인정보가 천원?…신사업 키우다 역풍, 네이버가 놓친 것[현장에서]
블로그에 글쓰면 1.6만원 이벤트
‘네이버페이’ 가입이 참여 조건
3일 만에 종료하며 ‘1000원 지급’
개인정보는 금융 자회사로 넘어가
내 이름·생년월일·성별·휴대전화번호 같은 개인정보의 값은 얼마일까. 궁금했다면 이제 말할 수 있다. 1000원이다. 한국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가 정했으니 시가(市價)로 봐도 무방하다.
네이버가 조기 종료해 논란 중인 ‘블로그 오늘일기’ 이벤트 얘기다. 사용자가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에 짧게라도 날마다 일기를 쓰면 네이버가 보상금을 준다고 했다. 3일에 1000원, 10일간은 6000원, 14일을 채우면 1만6000원이다. 그런데 시작 사흘 뒤인 지난 4일 새벽에 회사 공식 블로그에 공지가 올라왔다. 3일간 쓴 사람에게 1000원씩 주고, 여기서 접는다고. “여러 아이디(ID)로 복사 글을 붙여쓰기하는 등 잘못된 참여가 많다”는 이유다. 네이버 ID는 1인당 3개까지 만들 수 있다.
이용자들의 반발은 거세다. “60만 명 넘는 참여자를 우롱했다”며 집단 대응 인터넷 카페가 개설됐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표면적으로는 돈 문제다. 1만6000원을 기대했는데 1000원에 그쳤다는. 사실은 깊은 얘기다. 인터넷 기업의 개인정보 수집과 플랫폼의 지배력 확장까지 걸려 있다. 왜일까.
이게 왜 개인정보 문제?
블로그 일기 이벤트에 참여하려면 네이버의 간편결제인 ‘네이버페이’에 가입해야 한다. 이벤트 보상금을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지급해서다. 이 포인트는 1대1 현금으로 교환된다.
네이버페이에 가입하면 네이버 회원의 아이디(ID)와 이름, 생년월일, 성별, 내/외국인 여부, 휴대전화번호와 가입 통신사, IP주소 등이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로 넘어간다. ‘네이버 개인정보 이용 동의’에는 이 정보를 광고 외에도 인구통계학적 분석, 지인 및 관심사에 기반한 이용자 간 관계의 형성,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 AI와 결합한 신규 서비스 발굴을 위해서도 이용한다고 적혀 있다.
게다가 네이버는 이벤트 첫 공지에서 ‘참여 전에 네이버페이 가입 여부를 꼭 확인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대다수 참여자가 일단 네이버페이 가입부터 하고 일기를 썼다고 한다. 이들이 카페나 트위터 등에 “1000원에 개인정보 내준 바보가 됐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배경이다.
네이버페이 키우려다?
네이버는 ‘쇼핑·페이·클라우드’ 위주의 신사업에 힘주고 있다. 기존 사업인 ‘검색·광고’는 이익률이 높지만, ‘검색 공룡의 독과점’이라는 견제가 있고 글로벌 확장성도 낮아서다. 특히 네이버페이에 힘을 싣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마케팅 비용으로 5459억원을 썼는데,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때 돌려주는 적립금 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돈을 써서라도 이용자를 늘리는 중이다.
네이버 매출에서 각 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9일 네이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이렇게 말했다. “네이버 블로그의 작년 신규 개설 수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고, 이 중 30% 이상이 20대로 구성되며 일상을 기록하는 트렌디한 매체로 재부각되고 있습니다.” 실적발표는 돈 얘기하는 자리다. 블로그 사용자 증가에서 수익 창출 가능성을 봤다는 의미일 터다.
물 들어올 때 노 젓고 싶었을 것이다. 늘어난 사용자를 수익으로 연결하는 것이 회사의 능력이니 말이다. 게다가 미래 고객인 ‘20대 사용자’가 늘었다고 한 대표는 강조했다. 그런데 놓친 게 있다. 20대는 자신의 개인정보 관리에도 민감하다.
개인정보 가치에 눈뜬 사용자들
네이버는 그간 이메일과 블로그, 카페 같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국민 인터넷 기업이 됐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이제 ‘공짜가 아니다’라고 여긴다. 인터넷 플랫폼이 개인의 기록과 정보를 활용해 돈 버는 걸 알아서다. 최근 애플이 페이스북의 사용자 정보 자동수집을 막은 것에서 보듯, 국제 흐름도 이에 민감해졌다.
네이버에 개설된 블로그 수는 총 2824만 개다(2020년 말 기준). 편리한 사용자 경험(UX)과 이용자 소통 같은 네이버의 노력과 역량으로 모은 사용자다. 이들을 페이나 쇼핑 같은 네이버 신사업 고객으로 옮기는 데에도 왕도는 없다. 사업을 잘해도 ‘거대 플랫폼의 지배력 전이 아니냐’는 의심을 끊임없이 받는 네이버가 더 신경 써야 할 대목이다.
“블로그 챌린지 이벤트를 처음 진행한 것이 아닌데 이번에 예상보다 참여가 많았고, 이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참여 요건과 맞지 않는 콘텐츠를 분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조기 종료 결정을 내리게 됐다”
“비용 때문에 조기 종료를 했다는 추측은 사실과 다르다”
남용, 오용, 학대 등을 뜻하는 단어인 Abuse에서 파생된 단어
언론사가 온라인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제목이나 내용을 바꿔가며 같은 내용을 반복 송고하는 행위
모바일 홈쇼핑 방송, ‘라이브 커머스’의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어뷰징(시청자 수 조작) 업체들이 등장
라이브 커머스 순위 조작을 노린 스토어 운영자들과 마케팅 업체들이 어뷰징을 하고 있음
라이브 커머스 진행 방식
라이브 커머스를 중개하는 네이버 등 일부 플랫폼들은 해당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함
플랫폼의 대응
플랫폼 제제를 회피할 방안이 계속 나옴
지금까지 실검은 대중이 무엇에 관심을 두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
지금 뜨는 이슈는 무엇인지, 남들은 어떤 기사를 보는지 궁금해하는 이들은 주로 실검을 클릭해 관련 기사 읽음
일부 언론은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실검을 이용한 기사를 경쟁적으로 쏟아냄
이들 언론이 조회수를 올리고자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반복적으로 쏟아내면서 실검은 어뷰징(조회수 조작)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음
기사 제목만 바꿔가면서 누리꾼의 클릭을 부르고 ... 다 시 실검에 반영되는 악순환 이어짐
실검이 없어지면 어뷰징보다 질로 승부하는 기사가 많아질 것으로 본다
인공지능을 통한 어뷰징 차단
넷마블
넥슨
인텔리전스 랩스에서는 데이터 분석 기반의 어뷰징 탐지 시스템 LBD(Live Bot Detection)를 이용
LBD 솔루션의 ‘월핵 탐지’와 ‘스피드핵 탐지’ 기술을 활용, 24시간 모니터링이 실시
AI시스템이 24시간 상시 대응이 가능하고,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데이터가 쌓여 정밀하고 신뢰도 높은 결과를 도출해 더 많은 게임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네이버"#오늘일기 챌린지"
14일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올린 이용자에게 1만6000원 상당의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그러나 3일 밤 공식블로그 포스트에서 해당 이벤트의 조기종료 알림
대신 3일차까지 참여한 사람들에게 1000포인트를 지급하기로 함
블로그팀은 “매일매일 자신의 진짜 일상 일기를 기록하시는 분들을 독려하는 취지로 챌린지를 오픈하였으나, 여러 아이디로 복사 글을 붙여쓰기하는 등 어뷰징 형태의 참여자가 지나치게 많아 부득이하게 #오늘일기 챌린지를 조기 종료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챌린지 14일 완주를 유지하며 성실하게 참여해 주신 사용자분들께 혜택 -> 응모글을 판별하는 기준이 주관적일 수 있어 오히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결론
이벤트 참여의 조건은 매우 느슨 -> 글 한 줄, 사진 하나만 올리더라도 전체공개로 작성하고 ‘#블챌 #오늘일기’ 태그를 정확하게 쓰면 참여 가능
어뷰징이 많았다면 참여 기준 자체가 너무 느슨했던 탓일 수 있는데, 이를 이용자들의 탓으로 돌렸다는 것
실제 참여자 수치에 대한 예상 너무 부족
조기종료 안내와 사과글은 공식블로그 포스트로만 공지한 부분도 너무 소극적인 대응
이번 이벤트로 네이버는 얻은 이득이 너무 많은 반면, 참여자는 그에 반해 너무 작아 더 큰 논란이 되는 듯
많은 정보가 돌아다니는 인터넷에서 컨트 제공의 질을 높이기 위해 커뮤니티 서비스 있는 호사들은 어뷰징 판별하는 AI 기술 개발이 필요할 듯
네이버는 이전부터 블로그 등 서비스에서 어뷰징으로 욕 많이 먹고 있는데 어뷰징 프로그램을 왜 잡지 않는걸까? 못 잡는건가 안 잡는건가?
(아마 막았을 때보다 막지 않았을 때 수익이 더 나와서 그런것일수도.. 봐주는 느낌..)
[단독] 10만원에 4천뷰 찍어 드려요...라방 어뷰징 활개
네이버, 이벤트 조기 종료로 국민청원까지…떨어진 신뢰 어쩌나
저도 네이버 이사건에 대해 기업의 횡포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ㅎㅎ 아예 예산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것이 아니라 갑자기 종료된 이벤트라..네이버가 저렇게 많은 이익을 취할 수 있었군요! 개인정보다 저렴한건 알았지만..개인정보로 해킹으로 인한 피해 금액은 큰데 막상 개인정보를 넣어서 주는 이벤트 등의 금액은 매우 작네요..어뷰징에 대해 알게된 유익한 기사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