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연말이 다가왔습니다.
연말은 바쁘고 내년엔 20살이라 회고 글 적을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미리 적습니다.
생각해보면 지난 1년간 참 많은 일을 겪었고, 많은 것을 해내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왔네요

제 목표는 1,2학년 때 기강을 다지고 3학년 때 터트리는 것이었는데
1학년 때 방황하고 2학년 때 달리다가 지쳐버려 조금 바쁜 3학년을 보냈습니다.
계획대로 살진 못했는데 세상에 계획대로 이뤄지는 일이 몇이나 있으랴
계획을 세우기라도 했던 나를 대견하게 여기려고 합니다,

공부하면서 느꼈던 성장하는 기분을 올해 초에는 느끼지 못해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자라는데 키가 아니라 발뒤꿈치가 자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키는 자라지 않는데 신발은 새로 사야 하고 그렇다고 새 신발이 편하지도 않는 그런 기분?
재밌어서 하던 코딩이 재밌지 않는 시기가 오자 모든 색깔을 빼앗긴 기분이었습니다.
원래 색을 잊어버리고 새로운 색으로 채우면 된다는 사실을 그때는 몰라서
흑백 세상에 갇혀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울하고 즐겁지 않다는 사실을 되뇌면서 더욱 우울하고 즐겁지 않아지기만 했습니다.

누워서 일주일 정도 아무것도 안 하다 보니 입에서 코딩하고 싶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공부에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습니다. 공부도 할 줄 아는 놈이 잘 한다더니
으휴 이 바보 멍청이

아무래도 올해의 제일 큼지막한 일은 취업인 것 같습니다.

취업 이야기는 여기에서!

첫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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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워크 카드키, 아직 맥주는 못 먹습니다

입사 전 날 잠을 설쳤습니다. 출근 이라는 말에서 나오는 기대감 때문만은 아니었고
유튜브가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은 호그와트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물론 제가 방금 한 얘기입니다.
알고리즘보다는 마법이라고 하는 편이 바른 표현 같습니다. 만든 이는 시간의 지배자이며
이렇게 남의 시간을 몰래 훔쳐서 불사의 삶을 살고자 하는 게 아닐까요?
히히 그냥 유튜브가 재미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다 새벽 3시에 잠들고 7시에 일어났습니다.
4시간 취침, 사회인의 의지와 정신력 체험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피곤했습니다. 으앙
출근길은 한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임시 거주지가 신대방인데 회사는 을지로라서 그렇습니다.
처음 본 출근 시간의 2호선은 열차가 움직이긴 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타노스가 왜 절반을 없애려 했는지 이해가 갔습니다. 타노스는 빌런이 아닙니다.

제일 신기한 건 회사 건물의 엘리베이터 였는데,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카드를 찍고 가고 싶은 층을 누른 다음 안내에 따라 타야 합니다.
이런 엘리베이터는 또 없습니다. 찾아보면 있겠지만 안 찾아보면 없습니다. 간지작살입니다.

작살은 물고기를 잡을 때 쓰는 도구인데, 요즘 보기가 힘듭니다.
왜냐면 저는 바다에 가본 적이 거의 없거든요, 도라에몽이 꺼내지 않는 걸 보면
미래지향적인 도구는 아닌가 봅니다.
빠른 시일 내로 작살을 대체할 단어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회사에선 Next.js를 사용하여 개발한다고 했습니다.
개편 시작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서 일주일 정도 팀원들 다 같이 공부를 했습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이상했는데 신이 주신 친화력은 회사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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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침대도 있고 의자도 있습니다.

원래는 아는 선배 집에 얹혀 살아왔는데
회사와의 거리도 있고.. 슬슬 선배 눈치가 보이기도 하고... 내 집도 가지고 싶고...해서
직방을 깔았습니다. 켜자마자 가격 적당한 옥탑방을 발견해서 연락했는데
그 다음날 집 보러 가서 그 다음날 계약했습니다. 이렇게 잘 풀린 일은 처음입니다.
다른 일이 잘 풀려야 되는데 이런 일이 잘 풀려버려서 조금 억울했습니다.
직방 설치와 계약까지 이틀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집 주인 할머니도 너무 친절하시고 위치도 좋고 햇빛도 잘 들어옵니다.
계단이 조금 높긴 한데 무릎이 아프고 숨이 막히고 밥 먹고 올라오면 속이 안 좋은 것 빼고는
다 괜찮습니다!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민법상 성년이 되기 전까지는 여기서 쭉 살 예정입니다,

실습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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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되는 날 찍었던 사진

7월 22일부터 시작된 현장 실습이 끝나고, 비로소 근로자 신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
저는 이제 실습비가 아닌 월급을 받게 되고, 세금을 내게 됩니다 으앙
그래도 변한 것이 꽤 있습니다. 800/45 짜리 옥탑방으로 이사 왔으며
이제 완벽한 서울말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근데 월요일 목요일 금요일 일요일 발음은 어렵습니다.
Ts는 어느 정도 다룰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 너무 어렵습니다.
그리고 아직 왼손으로 오른쪽 손톱을 자르는 건 어렵습니다.
저는 쓰레기 버리는데 돈이 드는 줄 몰랐습니다. 엄마 사랑해

사이드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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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만 되고 버려진 싸늘한 시체들

프로젝트 하고 싶어요... 아이디어도,,,시간도...의지도... 이젠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
같이 하실 분... 메일 주세요....

배운 것들

  • Next.js : SSR을 공부해야 되겠다 생각만 해왔는데 코드잇에서 일하면서 배우게 되었습니다.
    많은 장점이 있지만, 제공하는 cli만 사용해야 되는 단점도 있습니다.
    폴더 기반의 라우팅은 언제 봐도 너무 멋져요
  • Type Script : 이것도 공부해야지 생각만 하다가 Next.js와 함께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때까지 왜 안 썼을까요? 이젠 JS로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 GraphQL : 자의로 배운 건 아니고, 회사에서 사용해서 공부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습니다.
    근데 아직 모든 문법을 숙달한 건 아니라 더 공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너무 어려워요

반성

  • 글을 많이 안 썼다
    나도 글 쓰는 개발자가 되고 싶어서 최근에는 남는 시간에 뭐든 끄적이고 있는데
    많이는 못 쓴 것 같습니다. 제 안의 광대 정신이 자꾸 글을 웃기게 쓰려 해서 쓰기가 좀 힘듭니다
    진지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사이드 프로젝트 거의 못 했다
    남는 시간에 공부하고 개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최근에는 글도 쓰고 개발도 하고 있는데, 쭉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서지녁 파이팅..

내년 목표

  • 몸 키우기
  • 백엔드도 공부하기
  • 사이드 프로젝트 한 개는 꼭 배포까지!
  • 산업기능요원 편입
  • 대출받아 전셋집으로 이사 가기
  • 요리 배우기
  • 면허 따기!

반만 성공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2019년 다들 행복하시고
내년엔 더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