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rsboom, D. (2017). A network theory of mental disorders. World psychiatry, 16(1), 5-13.
초록
정신장애를 공통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이 아니라 증상들 간의 직접적 상호작용으로 이해하는 네트워크 접근 제안.
정신병리 증상들은 생물학적·심리학적·사회적 메커니즘을 통해 서로 인과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연결 강도가 충분히 강할 경우 증상들이 서로를 지속적으로 활성화하는 피드백 구조 형성.
이러한 자기유지적 피드백으로 인해 네트워크가 장애 상태(disorder state)에 고착될 수 있으며, 정신장애는 강하게 연결된 증상 네트워크의 대안적 안정 상태(alternative stable state)로 이해 가능.
이를 바탕으로 정신장애에 대한 공통 설명 모형 제시.
정신건강(mental health), 회복탄력성(resilience), 취약성(vulnerability), 부담(liability)을 모두 네트워크 역학 관점에서 재정의.
진단은 증상과 증상 간 연결 구조를 파악하는 과정, 치료는 네트워크 구조를 변화시키는 과정으로 해석.
궁극적으로 정신의학과 정신병리 연구를 위한 새로운 이론적 틀과 연구 방향 제시.
서론
정신의학의 핵심 과제는 사람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심리적 문제들이 어디에서 발생하며 어떻게 해결될 수 있는지 설명하는 것임.
기존 정신의학은 임상에서 관찰되는 문제들을 symptom으로 분류하고, 이러한 증상들의 집합을 mental disorder로 개념화해 왔음. 이는 일반 의학의 질병 모델을 따른 것으로, 증상들이 하나의 common cause 또는 disease로부터 발생한다는 가정에 기반함.
그러나 정신장애는 일반 의학의 질병과 중요한 차이가 존재함. 일반 의학에서는 폐암과 같이 pathogenic pathway이 존재하며, 하나의 질병이 여러 증상을 동시에 발생시킴. 반면 정신장애에서는 일부 사례를 제외하고 증상들의 공통 원인이나 central disease mechanism이 발견되지 않았음.
이로 인해 정신장애를 공통 원인을 통해 설명하려는 기존 접근은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했음.
이에 최근 연구들은 정신장애에 공통 원인이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함. network approach는 정신의학적 증상들이 하나의 질병에 의해 발생하는 결과가 아니라 서로를 직접 유발한다고 가정함(예: 망상 -> 편집증 -> 사회적 고립 -> 현실 검증 기회 감소 -> 망상 강화).
이러한 증상 간 상호작용은 네트워크로 표현 가능하며, 증상은 node, 증상 간 인과관계는 edge에 해당함. 증상들이 서로를 지속적으로 활성화하면 장기적인 증상 활성화 상태가 형성되고, 이것이 정신장애로 나타난다는 관점 제시.
이러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network approach to psychopathology이 등장하였으며, 이후 다양한 통계적 네트워크 분석 방법들이 개발됨.
기존 연구들은 네트워크 접근이 임상적 직관과 기존 이론에 부합함을 보여주었으나, 아직 정신장애 전체를 설명하는 포괄적 이론으로는 정식화되지 못한 상태임.
따라서 본 논문의 목적은 네트워크 접근을 정신장애에 대한 일반 이론으로 발전시키는 것임. -> 정신장애가 무엇인지, 정신장애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정신장애를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도록
SYMPTOM NETWORKS
정신장애는 common cause의 결과가 아니라 증상들 간의 직접적인 인과적 상호작용으로 발생한다는 관점 제시. 증상은 네트워크의 node, 증상 간 인과관계는 edge로 표현됨.

네트워크 구조의 예.
증상 간 연결은 생물학적 과정(불면증 -> 피로), 심리적 과정(흥미 상실 -> 죄책감), 항상성 조절 과정, 사회적 과정 등 다양한 수준에서 구현될 수 있음.
external field는 네트워크 외부에서 증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로 구성됨. 부정적 생활 사건, 외상, 만성 통증, 염증, 비정상적 뇌 기능 등이 포함될 수 있음. 외부 장은 정신병리 네트워크 외부라는 의미이지 반드시 개인 외부라는 의미는 아님.
모든 증상이 동일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네트워크 내부에는 cluster가 형성됨. 일부 증상들은 강하게 연결된 하위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이러한 구조가 특정 증상들이 함께 활성화되는 패턴을 만들어냄.
NETWORK THEORY
정신장애 네트워크 이론의 다섯 가지 핵심 원리 제시.
원리 1. 복잡성(Complexity): 정신장애는 정신병리 네트워크 내의 서로 다른 구성요소들 간의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가장 잘 특성화된다.
-> 정신장애는 여러 구성요소들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 complex system으로 이해해야 함. 단일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증거는 multifactorial 설명을 지지함.
원리 2. 증상-구성요소 대응(Symptom-component correspondence): 정신병리 네트워크의 구성요소들은 지난 세기 동안 증상으로 체계화되었고 현재의 진단 매뉴얼에 그러한 형태로 나타나는 문제들에 대응한다.
-> DSM(정신질환에 특화된 진단 기준)과 ICD(정신질환을 포함한 모든 신체 질환을 포괄하는 국제적인 질병 분류 체계)에 포함된 증상들이 정신병리 네트워크의 기본 구성요소에 해당함. 증상 이외의 요인들(신경생물학적 과정, 유전적 요인 등)은 증상 자체를 구성하거나, 증상 간 연결을 구성하거나, 외부 장의 요인으로 작용함.
원리 3. 직접적 인과 연결(Direct causal connections): 네트워크 구조는 증상들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 연결 패턴에 의해 생성된다.
-> 증상들은 서로 직접 영향을 미침. 근거 1) DSM 진단 자체가 증상 간 인과관계를 포함, 2) 임상가들이 자연스럽게 인과 네트워크를 구성, 3) 경험표집 연구에서 감정 상태들의 상호작용 관찰, 4) 네트워크 분석에서 증상 간 독립적 연결 확인
원리 4. 정신장애는 네트워크 구조를 따른다(Mental disorders follow network structure): 정신병리 네트워크는 특정 증상들이 다른 증상들보다 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비자명한 위상(topology)을 가진다. 이러한 증상 집단들은 종종 함께 발생하는 증상 집합으로서 정신장애의 현상학적 발현을 만들어낸다.
-> 같은 장애에 속한 증상들은 서로 다른 장애에 속한 증상들보다 더 강하게 연결됨.
DSM 범주는 이러한 네트워크 구조가 통계적으로 나타난 결과물로 해석 가능함. 요인분석에서 같은 요인에 적재되는 증상 집단은 실제 네트워크에서 강하게 연결된 증상 군집일 가능성이 높음.

comorbidity은 측정 오류나 불완전한 분류체계의 결과가 아니라 정신병리 네트워크의 본질적 특성임.
장애 간에는 bridge symptom이 존재하며, 하나의 네트워크에서 시작된 활성화가 다른 네트워크로 전파될 수 있음. 따라서 PTSD, 우울증, 불안장애 등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은 네트워크 구조상 자연스럽게 발생함.
원리 5. Hysteresis: 정신장애는 강하게 연결된 증상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히스테리시스로 인해 발생하며, 이는 장애를 유발한 원인이 사라진 이후에도 증상들이 계속해서 서로를 활성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강하게 연결된 네트워크에서는 hysteresis가 발생함.
외부 스트레스가 제거된 이후에도 증상들이 서로를 활성화하면서 장애 상태를 유지함. 따라서 정신장애는 단순히 원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증상 간 피드백 구조 때문에 지속됨.
THE DYNAMICS OF SYMPTOM NETWORKS
네트워크 이론은 정신장애의 구조뿐 아니라 시간에 따른 변화 과정까지 설명함.

정신장애의 발달 과정: Phase 1) 무증상 상태. 증상 간 연결은 잠재적 상태로 존재, Phase 2) 외부 장의 사건이 일부 증상 활성화, Phase 3) 활성화가 네트워크를 따라 전파, Phase 4) 강한 연결성 하에서 증상들이 서로를 유지하며 장애 상태 형성

약하게 연결된 네트워크는 스트레스가 제거되면 원래 상태로 복귀함. normal grief가 대표적 사례임.
강하게 연결된 네트워크는 스트레스가 제거된 이후에도 self-sustaining 상태를 형성하며 지속적인 정신장애 상태로 전환됨.
정신건강은 증상이 전혀 없는 상태가 아니라 약하게 연결된 네트워크의 stable state로 정의됨. 스트레스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결국 원래 상태로 회복됨.
정신장애는 강하게 연결된 네트워크의 alternative stable state로 정의됨.
회복탄력성(resilience)은 건강 상태로 복귀하려는 성향, vulnerability은 장애 상태로 전이하려는 성향으로 정의됨.
부담(liability)은 특정 장애에 걸릴 가능성을 의미하며 네트워크 매개변수의 개인차에서 기인함.

낮은 수준의 외부 스트레스 하에서, 약하게 연결된 네트워크는 stable state of mental health를 차지하게 된다(왼쪽 위 칸). 이 네트워크는 회복탄력성(resilient)을 가지는데, 왜냐하면 external field의 스트레스에 의해 증상군(symptomatology)을 나타낼 수는 있더라도(왼쪽 아래 칸), 그 스트레스 수준이 감소하면 다시 안정 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반대로, 강하게 연결된 네트워크는 asymptomatic일 수는 있지만(오른쪽 위 칸), 취약하다. 왜냐하면 외부 장에 스트레스 요인이 발생하는 즉시, alternative stable state of mental disorder로 전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오른쪽 아래 칸).
DIAGNOSIS AND TREATMENT
진단은 어떤 증상이 존재하는지 확인하고 어떤 네트워크 연결이 증상을 유지하는지 확인
하는 과정으로 정의됨.
DSM은 이론적으로 중립적인 체계가 아니라 실제로는 증상 간 인과관계를 광범위하게 포함하고 있음. 강박장애, 물질사용장애 등의 진단 기준은 증상 존재뿐 아니라 증상 간 관계를 요구함.
네트워크 이론은 DSM을 대체하기보다는 네트워크 centrality과 같은 새로운 개념을 통해 기존 진단 체계를 확장할 수 있음.
치료는 네트워크를 변화시키는 과정으로 이해됨: a) Symptom Intervention: 개별 증상을 직접 억제하는 개입(예: 항정신병 약물), b) External Field Intervention: 유발 요인을 제거하는 개입(예: 약물 사용 중단, 스트레스 상황 제거), c) Network Intervention: 증상 간 연결 자체를 약화시키는 개입(예: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망상 -> 사회적 고립 연결 약화)
궁극적으로는 개인별 증상 네트워크를 추정하고, 해당 네트워크를 가장 효과적으로 건강 상태로 전환시키는 맞춤형 개입 전략을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제안함.
CONCLUSIONS
정신장애는 disease entity가 아니라 강하게 연결된 증상 네트워크의 자기유지적 안정 상태라는 관점 제시.
향후 연구 방향: 1) 증상 네트워크 구조 규명, 2) 네트워크 구조와 생물학적·심리적·사회문화적 요인 연결, 3) 네트워크 매개변수 이해를 통한 치료 최적화
이 이론은 특정 수준의 설명 이론이 아니라 organizing framework로 제안됨. 생물학적 설명, 심리학적 설명, 사회학적 설명을 하나의 틀 안에서 통합할 수 있음.
다윈의 진화론과 유사하게 구체적 메커니즘을 지정하기보다 일반 원리(연결성, 피드백, 히스테리시스)를 제공하는 이론으로 제시됨.
우울증, PTSD, OCD, 물질사용장애, 공황장애, 범불안장애, 공포증, 섭식장애와 같은 삽화성 또는 비교적 명확한 발병 시점을 가진 장애에는 잘 적용될 가능성이 높음.
반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성격장애, 조현병 일부와 같이 장기 발달 과정을 포함하는 장애는 여러 시간 척도의 상호작용을 설명해야 하므로 추가 연구가 필요함.
최종적으로 저자는 정신장애가 신비로운 질병 실체가 아니라 증상들과 그 연결 구조로 설명 가능한 현상이라고 주장함. 현재 정신장애 연구의 한계는 데이터 부족이나 측정 문제보다, 이미 알려진 사실들을 조직할 적절한 이론적 틀이 부재했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