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10. Fri.

구명규·2023년 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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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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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월요일, 수업 도중 개별연구실 교수님의 연락을 받아들고 지금까지 갑갑한 시간을 보내왔다.

  사실 교수님이 보내주신 논문을 찬찬히 읽어보고, 모르는 개념들에 대해 하나씩 공부해보면 될 일이었다. 일주일 남짓동안 실제로 그렇게 해왔고.

  그치만 여름 입시를 앞두고 아직 연구나 인턴 같은 실질적 경험이나 정착한 연구실도 없다는, 이번 학기 나를 내내 옭아매고 있는 압박은 자꾸만 조급한 마음을 갖게 만들었다.

  단순히 미래에 대한 불확신을 넘어, 과거에 대한 미련이기도 했다. 분명 매 순간 성실히 살았는데 너무 코앞만 보고 달려왔던 걸까 하는 마음에 죄책감마저 들었으니. 사람은 너무 멀리 내다보면 쓸데없는 걱정을 늘여놓게 되고, 너무 가까이 내다보면 나에 대한 방향감각을 상실하게 된다. 그 사이의 발전적인 시야를 갖는 게 참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그저께 밤 11시로 잡힌 발표는 교수님의 개인 일정으로, 오늘 오전 11시로 미루어졌다. 이 또한 두 차례 옮겨진 일정이었다. 얼마나 바쁘신거야. 이번 발표를 위해, 지금껏 해왔던 논문리뷰 중에 가장 많은 공부를 했고, 그만큼 많은 공을 들였다.

  하지만 화상으로는 오늘 처음 만나뵌 교수님께선 발표내용이야 본인이 다 알고 있으니 발표자료만 넘겨주고, 다음에 무얼 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놓으셨다. 논문리뷰의 내용이야 교수님께서 이미 알고 계신건 당연한 거 아닌가..? 분명 내겐 어떠한 논문 내용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고 깊은 인사이트를 갖고 있는지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열심히 준비해온 발표를 듣지도 않으시겠다 하시니 김이 팍 샜다.

  그래도 그 덕에 빡세게 공부했다 치기로 해야지. 발표만 아녔으면 한 달 정도는 잡고 공부할 내용이었다. 그러고서 교수님께선 교수님 연구실의 논문을 하나 던져주시더니, 이번엔 이 논문을 읽어보고 직접 코드도 돌려보라고 하셨다. 리소스가 부족하다면 Colab이나 학교 서버를 활용해보라고. 나아가 NVP(논문에서 제시된 모델)에 대해 압축에 특화된 새로운 아이디어까지 제시해서 가져와보라고 하셨다.

  뭐 당장 큰 돈을 벌 수 있을 만큼의 아이디어를 바라는 건 아니에요~ (당연하죠!;;) 이것저것 해보고 실패한 아이디어도 좋으니 경험해보고서 다시 연락주세요~


  뭐 사실 지금이야 감도 안잡힌다. 논문도 심지어 이번에 읽은 Stable Diffusion 모델과는 별개의 내용이라, 조만간 또 찬찬히 읽어봐야지..

  그래도 확 관심을 가질법한 이야기도 해주셨다. 이번 학기가 지나면 3학점이 남는데 한 학기 정도는 휴학하고 연구나 인턴 같은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아주 좋은 생각이라시며 Diffusion Model 관련해서 이것저것 하는 회사들도 많이 알고 계셔서 알아봐주실 수도 있다고 하시는 거다. 아무래도 그런 인턴 한 번 다녀오면 다른 학부생들보다 훨씬 높은 경쟁력을 갖추게 될 거라고.

  이번 학기 개별연구 열심히 해보고, 다음 학기엔 휴학하며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인턴 해보고. 내년 봄에 졸업연구 듣고 졸업하는 루트라면, 괘나 괜찮은 그림이 아닌가 싶다.

  꾸준히, 열심히 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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