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 입사 후 4개월 회고

janeljs·2022년 4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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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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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31일에 회고를 남긴 이후로 블로그 포스팅을 하지 않았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1. 신입으로서 업무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도메인

이전까지의 토이 프로젝트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서비스 규모와 복잡도에 한동안 정신을 못 차렸던 것 같다. GDPR 및 Age Gate에 대한 개념을 잘못 이해해서 개발을 맞게 하고도 기능이 정상 동작하지 않는 줄 알기도 하고, 도메인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에 익숙하지 않아 구조를 파악하는데도 오래걸렸다. 레거시 파악 + 정리하는 업무를 맡았을 때는, 개발을 하는 시간보다 Blind, Adsharing 등 개선 범위가 서비스에서 정확히 어떤 걸 의미하고 어디서 관리되는지 파악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직도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많다. 다행히 나만 겪는 문제는 아니라서 매주 업무 공유 미팅 때 서로의 도메인 지식을 나누고 각자 하고 있는 업무를 설명하는 자리가 있다. 내가 파악한 얕은 지식은 대부분의 팀원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신입 때부터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팀원들에게 공유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매주 발표에 자원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하길?)

기술

백엔드 기술스택 및 테스트 프레임워크도 기존에 사용하던 것과 달라 새로 공부해야했는데, 관리툴 및 실 서비스 ui도 개발해야했다. javascript는 개발 처음 시작할 때 블로그 구석에 만들어 둔 투두리스트 만들 때 사용해본게 거의 다여서 promise, async, await 등 기본 개념부터 프레임워크까지 공부할 게 너무 많았다.

또한 멀티 모듈 프로젝트는 처음이었는데, 모듈간 pom.xml 버전 차이, webpack 사용 미숙 등으로 빌드가 실패하는 일이 잦았다. mvn clean & install(더 나아가 인텔리제이 invalidate caches & restart)만 몇 번을 했는지... 스프링 부트만 쓰다가 스프링을 쓰게 되었는데 톰캣 쿠키 프로세서 관련 에러가 나기도 했다. nginx도 정말 간단하게 사용하다가 몇 페이지가 넘는 설정 파일을 보니 지금까지 사용한게 아니었구나 싶었다.

다국어 서비스도 처음이라 스프링 메시지나 타임존 및 언어 관련 설정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했고, (너무 당연하지만) 언어 코드 설정이나 차이 때문에 코드가 동작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이외에 레디스 말고 디비만 업데이트해서 데이터 반영이 안되는 등 데이터 관리 구조를 잘 몰라서 발생한 문제도 있었다. 쿼리는 아직까지 엄청 복잡한 쿼리를 작성해보지 않기도 했고 DBA 님이 검수해주셔서 괜찮았지만, 검수해주신다고 공부나 최적화에 대한 고민을 안 할 수는 없다. 어떤 업무에서는 로컬캐시, 글로벌 캐시 등 어떤 캐시를 사용하고 어떤 캐싱 전략을 사용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했다.

자연스레 익숙해지기 마련이지만 네이버는 사내툴 및 툴과 관련된 용어도 많았다. 네이버 신입 공채 동기들을 보면 몇 달간 tech share 강의만 들으며 여러 사내 툴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 같은데 나는 입사하자마자부터 업무에 투입되었기 때문에 매번 배포 및 모니터링, 인프라 점검 때 쓰는 것 외에는 아직 다 익히지 못했다. 리더님이 매주있는 기술 세션 시간에 알려주시기도 하고, 동영상 강의도 많으니 틈틈이 학습해야 한다.

요즘은 배치 관련 작업을 해야해서 스프링 배치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오늘은 master step과 slave step에 대해 질문을 드렸더니, 리더님께서 배치와 스케줄러의 차이, chunk와 commit interval의 차이, 파티셔닝 등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최강리더님이라는 호칭을 싫어하시지만 풀로 일정있으신 가운데 저녁에 이렇게 일대일로 강의까지 해주시는 리더님이 또 어디 계실까 싶다...)

좀 산으로 갔는데 한 마디로 공부할게 정말 많고 삽질의 연속이었다. 블로그에 남기기에는 회사 코드랑 썪여있어 그냥 개인 텍스트 에디터에 그때그때 적어놓았다. (입사 후 작성한게 198개...)

우리 팀은 서버 개발자만 20명 정도 된다. 코로나로 인해 풀재택을 하고 있어 오프라인으로 한 번도 팀원분들을 뵙지 못했다. 물론 커피챗이나 회식이 자주 있어서 줌으로 이야기는 종종 했지만, 입사 후 1달 정도는 채팅방에 간단한 질문을 하거나 이모티콘을 보내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팀 규모가 조금 더 작았으면 달랐으려나...?)

MBTI ESFP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많다, 밝다는 말을 자주 듣는 나였는데, 기술적으로도 주변 동료들에 비해 매일 부족함이 느껴지고 초반에는 로컬에서 프로젝트 하나 제대로 못 띄워서 개발 서버에서 배포된 것을 확인하는 만행(?)까지 저지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 테스트코드를 작성했는데도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QA가 등록되었다. QA가 등록되면 혼자 해결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설정부터 개발까지 다 내가했던 걸 디버깅하는 것과, 내 개발 범위 바깥에서 발생하는 장애를 해결하는 것은 난이도가 달랐다. 배포 당일에 QA가 등록되기라도 하면 식은땀이 흐르고 너무 긴장돼서 사고가 정지되는 것 같았다. 올라오는 PR을 다 읽고도 코드리뷰를 남길 용기도 없어졌다.

그렇게 한참 지내다가 어느 순간 일하는게 재밌고, 팀원들과 대화하는 것도 편해졌다. 4개월 동안 배운 건 많지만 실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 순간 자연스레 적응이 되었다. 요즘은 서버 채팅방에서 활발하게 이야기하고, 내가 아는 질문이 나오면 답변도 적극적으로 한다. 질문봇 수준으로 여러 사람을 괴롭히며 가장 질문을 자주하는 사람 중 1인도 담당하고 있다. PR이 올라오면 여전히 코드가 전부 이해되는 건 아니지만, 이제는 편하게 궁금한 부분에 질문 코멘트를 남긴다. 몇몇 리뷰는 반영되어 머지되기도 했다. 팀원분들 중 코드리뷰를 활발하게 하시는 분은 10여개 되는 레포를 다 필터 걸어 한 페이지에 띄워두고 20명 팀원분들의 PR을 전부 확인하고 리뷰하시는데, 내 롤모델 리스트에 살포시 추가해두었다. 이번주와 다음주 배포 담당자를 맡게 되어 잘할 수 있을까 한 달 전부터 불안했기 때문에 새로 팀에 합류하는 분은 조금 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엄청 자세한 배포 가이드도 적어서 공유했다. 팀원분들이 꿀팁 코멘트를 많이 남겨주셔서 다음 주 내로 피드백 반영하여 완성본을 공유하려고 한다.

어느정도 적응했지만 여전히 팀원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있고, 1인분을 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보인다. 그래도 팀원분들의 도움을 얻어 문제를 해결할 때마다 여러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 잘 체화시켜 서서히 0.5->1->1.5인분 하는 개발자가 되자.

2. 내 작고 소중한 블로그가 너무 유명해져 버렸다.

몇몇 게시글은 5~7천회의 조회수를 기록할만큼 블로그가 너무 유명해져 버렸다. 또한 평소에 정말 존경하던 여러 선배 개발자분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블로그를 보시고 응원해주시면서 점점 더 부담스러운 공간이 되어버렸다. 심지어 별것도 아닌 나를 선배 개발자라고 칭하며 메일이나 상담을 하시는 분들도 생겼다.

나는 기껏해야 회사에서 4개월 일한 것 포함해서 이제 1년 반 정도 개발을 해본 초보 개발자이고, 공부한 내용 중에 틀린 내용이 무척 많을텐데 여러 존경하는 개발자분들의 기대를 받게되면서 괜히 양질의 글을 생산해야한다는 부담감에 블로그에 손이 안 갔다.

그런데 얼마 전에 동욱님 글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나 스스로 "내가 틀렸네요" 라고 입밖으로 낼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그사람은 성장하는중이다 라는 이야기를 본적이 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제가 잘못알고 있었네요"
라고 이야기를 해야하는 순간이 오면 진짜 민망하고, 인정하기 싫었지만,
"그래도 이걸 이야기하지 않으면 나는 성장하지 못하겠지? 그게 더 무서운거 아닌가?"
라는 생각으로 어떻게든 내뱉었다.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 개인이 성장하려면 내가 틀렸음을 인정하고, 이걸 입밖으로 낼 용기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주니어일 때부터 내가 틀렸음을 인정하고 드러내기 무서워한다면, 나중에 동욱님처럼 업계 내 영향력이 크고, 사람들의 기대를 많이 받는 위치에 있을 때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깨지고, 많이 드러내고, 대신 매일 조금씩 성장하자.

3. 업무 외에 하는 게 너무 많았다.

스프링 스터디
effective java 스터디
JPA 스터디
Real Mysql 스터디
링글 영어회화
기타 회사 돈으로 산 인강 및 교재 공부
...

비교적 최근까지 하고있는 개발 관련 스터디 4개에 영어회화 수업, 개인 공부, 취업 관련 도와드리기(블로그 독자님들, 친구, 지인, 지인 친구, 지인 남자친구, 지인 동생, 학교 후배 등등등으로부터 많은 연락이 왔다), 친구/연인/가족과의 만남 등등 업무 외의 일정이 너무 많았고, 대부분이 선택이 아닌 필수 일정이었다. 너무 벅차서 번아웃 비슷한 감정도 느끼고 스터디 준비도 겨우겨우 마감 전에 대충 해갔던 것 같다. 당연히 블로그에 글 쓸 여력도 없었다.

물론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스터디 3개가 끝나고 1개는 새로운 책으로 다시 시작하게 되어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Real Mysql 스터디가 좀 재밌다. (이번주에 인덱스 발표해야하는데...얼른 준비해야지...)

Bye Bye...

스프링 스터디 (잠정 탈퇴... 쉬고싶다고 함)
effective java 스터디 (4월 14일 완료 → 다른 책 선정중)
JPA 스터디 (4월 13일 완료, 사내스터디)

4~6월에는 조금이나마 생긴 여유 시간에 운동 + 블로그 글을 작성하며 리밸런싱을 해볼까 한다.

마무리하며...

2차 리더님과 면담하며 1년 후에 내가 성장하고 싶은 모습을 말했는데,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이 성장해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이어서 나처럼 성장 욕구가 강한 사람은 쉽게 지치고 번아웃이 올 수 있다고 하셨다.

아직은 괜찮지만,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롱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보자~!

GOAL

매일 10~30분씩 글을 작성해서 한 달에 2~3편 정도의 부담가지 않는 글 작성하기 :D

23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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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14일

저같음 회사일만 감당하기도 어려울텐데 하고계신게 어마무시하게 많네요..존경합니다 잘 읽었어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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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14일

취준생입니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해오신 일들과 하고 계신 일에서 놀고 싶거나 적당히 하자라고 스스로 타협하려는 순간이 왔을 때는 어떻게 이겨나가셨나요?? 궁금합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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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15일

안녕하세요 제인 ! 먼발치 슬랙에서 지켜보며 응원하는 후배입니다 ㅎㅎㅎㅎㅎ
회고 자주 되짚어 보면서 다시 열심히 해야지 다짐합니다. 오늘도 좋은글 감사해요ㅎㅎ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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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15일

따뜻하고 좋은 내용의 글 이네요.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공감가는 내용들이 많아 읽으며 위로를 받았습니다. 작고 소중한 블로그에 몰래 침투해서 유명세 기여도에 +1을 추가하고 갑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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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15일

제인 안녕하세요!! 22년도 코드스쿼드 수업 듣고 있는 동기라고 합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백엔드 동료들이 제인의 말도 안 되는 학습량, 열정에 대해서 전설 속에 내려오는 이야기처럼 얘기하곤 합니다 ㅋㅋㅋㅋ 각자만의 속도가 있겠지하며 위로하곤 하는데 호눅스가 제인 이번 회고 봤냐고 말씀해주셔서 이번에도 보게 됐습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하고 멀리서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파이팅입니다!!

2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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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17일

안녕하세요~ 제인!! 코드스쿼드 백엔드 과정중인 산토리라고 합니다 ㅎㅎ 슬랙에서 봤던 글이 벨로그 메인에도 떠서 들어오게 됐네요 ㅎㅎㅎ 좋은 글 보고 갑니다!! 감사해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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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18일

잘 읽었습니다. 건승하세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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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20일

사우님 ~! 같이 화팅~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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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21일

잘읽었습니다 용기가 생기네요 !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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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24일

대단하시네요 ㅎ 코테 어려웠을텐데 존경 합니다 전 코테 접근 조차 어렵더라고요 ㅠ 매번 탈락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