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을 시작한 뒤 1년 동안 매일이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게으르고 부족한 대로 꾸준히 공부하다 보니 네이버웹툰 신입 공채에 합격하여 서버 개발자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
제 블로그를 보고 동기부여를 받았다는 댓글 + 메일을 종종 받았었는데 취업 후 얌체같이 근황도 전하지 않고 사라져버린 것을 반성하며 근황을 알릴 겸 회고를 공유합니다.
10년 넘게 교사를 꿈꾸며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에서 교육학과 영어영문학을 복수전공하였으나, 약 8번의 진로 변경과 함께 3년간 방황하였고, 콘텐츠 및 서비스 기획 쪽에 잠깐 발을 담갔다가 더 나이 들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도전하자 싶어서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창창한 96년생입니다.)
만들고 싶은 앱이 있었고,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기보다는 제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얻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비전공자를 위한 플러터 개발 모임에 들어갔었는데 (나름 5:1의 경쟁률에 서류와 면접 전형을 통과했지만) 1기라 망해버렸습니다.
뭔가 인생이 꼬이나 싶어서 html + css + javascript로 간단한 웹 사이트를 하나 만들어보고, 알고리즘 문제를 풀어보고, 노마드코더에서 에어비앤비 클론코딩 강좌도 따라 해보지만(3일 하다 접었습니다) 이거 해서 개발자로 취업할 수 있겠나 싶었습니다. 소규모 스타트업이 아닌 큰 기업에서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하고 싶었기에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는 좋은 동료와 멘토를 만날 수 있는 부트캠프를 찾았습니다.
여러 후기글을 읽으며 코드스쿼드의 백엔드 마스터이신 Honux의 페이스북을 발견했는데요. 이상한 게임 만드는 것이 주된 포스팅이었는데 갑자기 이 분께 배우면 재밌고 즐겁게 코딩을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Honux는 제가 원래 관심 있었던 웹프론트엔드나 모바일이 아닌 백엔드 마스터셔서 조금 고민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원래 마음이 정하고 그 뒤에 이유를 가져다 붙인다는 말이 있잖아요? 주변에 개발자 지인 1명 없었기에 아무것도 모르던 저는 백엔드 먼저 해서 뒤에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우면 나중에 웹프론트엔드나 모바일 쪽을 할 때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 + 괜히 더 어려워 보이는 백엔드를 돌파하고 나면 다른 것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백엔드 클래스를 지원했습니다. (오만했죠)
어찌어찌 코테와 면접을 통과해서 1월부터는 코드스쿼드와 함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월 1달간은 미션을 기반으로 CS지식을 학습하는 CS10 과정을 거치는데, 백엔드 개발자가 되기로 한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습니다. 미션을 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수업도 이해할 수가 없어서 책을 보는데, 네트워크 책을 펼치면 한 문단에 모르는 단어가 10개 넘게 나와서 도저히 책을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가상머신 설치하고 터미널에서 이것저것 해보는데 재미가 너무 없고 오류만 잔뜩 나서 '내가 왜 개발자를 한다고 해서 이 고생을...'이라는 생각만 10번 했습니다. 웹프론트엔드나 iOS 클래스로 옮겨달라고 장문의 편지를 썼지만 이미 친해진 백엔드 동료들과 마스터이신 호눅스의 얼굴이 아른거려 차마 매니저님께 보내지는 못하고 백엔드 클래스에서 존-버하기로 합니다.
2월부터는 언어에 익숙해지고 객체지향에 대해 알아가는 프로젝트를 하나 하는데, 체스 게임을 만드는 것입니다. 확실히 CS10보다는 훨씬 할만했고, 코드리뷰가 있어 혼자 망망대해를 헤쳐나가는 느낌은 덜했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체스게임 마지막 PR을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3월부터는 드디어 스프링 부트를 이용해 게시판을 하나 만들어 보는데요. 저는 이때부터 개발에 재미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CS10과 체스 미션 때와 다르게 직접 사이트 다운 사이트를 만드니까 삽질하는 과정도 재밌고 피어리뷰 시간에 코드리뷰 하는 것도 재밌었습니다. 이후에는 프론트엔드, ios 개발자와 함께 여러 건의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요. 졸업 프로젝트로는 GitHub의 issue 관리 기능을 클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코드스쿼드에서 프로젝트 코드리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신 분은 이슈트레커 코드리뷰를 확인하시면 됩니다.
코드스쿼드를 졸업한 뒤에는 알고리즘 + 스터디 3개 + 카카오 * 멋사에서 주관하는 도커/쿠버네티스 부트캠프 + 프로젝트 2개 + 취업 준비를 하며 지냈습니다.
하반기에 취업하면 좋겠지만, 만약 안 될 경우 내년 상반기에 취업해도 된다고 마음먹고 공부 + 여러 활동을 하며 지냈습니다. 부트캠프만 졸업하면 만나자고 지인들한테 양해를 구했었는데, 졸업 후 더 바빠져서 또 사람들을 못 만나고 개발만 하며 지냈습니다. 취업하기 전 2021년에 지인들을 만났던 횟수가 10회 미만일 정도로 여유가 없었습니다.
각 활동 모두 한 편의 글이 될 만큼 배운 게 많은데 지면이 없어 취업 준비하시는 분께 도움이 될 것 같은 부분들에 대해서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알고리즘은 아직도 잘 푸는 편이 아닌데도, 어떻게 공부했는지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요. 이론 부분의 경우 비전공자였기에 Data Structures and Algorithms in Java, 자바로 배우는 핵심 자료구조와 알고리즘, 두잇 자료구조와 함께 배우는 알고리즘 입문, 이것이 코딩테스트다, 파이썬 알고리즘 인터뷰, 누구나 자료구조와 알고리즘 등 여러 권의 책과 패스트캠퍼스 자료구조 및 알고리즘 강의를 들으며 기본 지식을 익혔습니다.
문제 풀이의 경우 algorithm-sparta라는 스터디를 만들어 매일 4시간씩 알고리즘 문제를 풀었습니다. 주말에는 algorithm-squad라는 스터디에서 실제 코딩테스트를 보듯이 시간을 재서 알고리즘 문제를 풀어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풀었던 문제들은 전부는 아니지만 알고리즘 블로그에 올렸는데요. 이렇게 정리해두었더니 추후 비슷한 유형의 문제에서 막힐 때, 이전에 작성했던 코드를 쉽게 찾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실 저만 보는 줄 알고 주석이나 해설은 거의 없이 코드만 올렸는데 회사에 들어가 보니 제 알고리즘 블로그를 알고 있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기대하고 클릭했다가 설명이 없어 화나셨던 경험이 있으시다면 이 자리를 빌려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음으로 부트캠프를 졸업하신 분 또는 비전공자이신 분들께 꼭 추천드리고 싶은 건 IT 동아리 참여입니다. 넥스터즈, 매쉬업, 메이커스, 디프만, 프로그라피 등등 정말 많은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동아리들이 있는데요. 취업 준비와 동시에 프로젝트를 하면 코딩테스트와 면접 준비 등으로 프로젝트에 몰입하기 힘든 환경이 지속되고, 마감기한이 없으면 프로젝트는 한없이 늘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발 동아리에 들어간다면 마감기한이 정해져있고, 중간 발표, 런칭 데이 등 강제성이 있는 행사들로 인해 프로젝트가 어떻게든 완성됩니다.
(물론 탈주하는 팀원을 만나면 어쩔 수 없습니다ㅜㅜ)
저는 Central Makeus Challenge(줄여서 메이커스)에 8기 챌린저로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뚝딱이라는 포트폴리오 공유 서비스 앱을 런칭했습니다. 네이버웹툰에 최종 합격한 이후에도 한 달가량 개발만 하며 지냈어서 괜히 했다...싶기도 했지만, CMC에서 서버개발자를 대상으로 했던 했던 기술 발표도 면접 때 좋은 소스가 되었고, 지금까지 진행했던 프로젝트들 중에는 제일 설계가 복잡한 어플리케이션이어서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연관관계 매핑, 트랜잭션, elasticsearch, 워터마크 처리 등등 관련하여 발생한 수많은 오류들(feat. bug 태그들)로 인해 discord 알람이 울릴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2일 밤을 꼴딱 새우면서 오류를 수정하기도 했습니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만능 기획자 디모 덕분에 데모데이 때 기업 관계자분들께 좋은 피드백 및 사업화 제안도 받으며 잘 마무리했습니다.
(런칭과 동시에 보안이 우려되어 서버 파트 레포를 private으로 돌려놨었는데 현재는 서버 비용으로 인해 아예 서버를 닫게 되어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앞서 말했듯 하반기에는 취업에 큰 뜻이 없었기에 꼭 가고 싶은 기업 위주로만 지원을 했습니다. 그 중 네이버웹툰과 우아한형제들의 코딩테스트 및 서류 전형을 통과하게 되어 면접 기회가 주어졌는데요. 네이버웹툰에서의 면접이 첫 기술면접이었는데 무려 라이브 코테 2번에 3시간 동안 진행되는 기술면접이었습니다. 네이버웹툰 1차에서 제대로 당한 뒤 면접스터디를 진행해서 우아한형제들 1차와 네이버웹툰 2차는 비교적 잘 봤던 것 같습니다. (우아한형제들 2차는 너무 긴장을 해서 덜덜 떨다가 끝났네요🤣)
면접 스터디는 각자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모두 공유한 뒤 나올 수 있는 예상 질문을 적었습니다. 또한 여러 면접 기출들을 참고하여 기술 질문 및 인성 질문도 적어 미리 공유하였습니다. 이후 요일별로 한 사람 ~ 두 사람씩 집중하여 면접을 봐줬고, 실전처럼 꼬리 질문도 하고 나름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했습니다. 면접관 역할을 맡은 사람들은 면접 대상자가 복습할 수 있게 답변을 받아 적으며 들었고, 모의 면접이 끝나면 200%의 솔직함으로 상처받을 수 있는 말도 서슴지 않고 서로의 성장을 위해 돌아가며 피드백을 해줬습니다. 이렇게 하드 트레이닝 받았던 게 실전 면접에서도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네이버웹툰과 우아한형제들 모두 최종 합격하였고, 현재는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웹툰 서비스 개발 팀에서 서버 개발자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우아한형제들에는 존경하는 개발자분들도 많고(특히 면접에서 영한님을 만났을 땐 연예인 본 것보다 더 설렜습니다) 언젠가 꼭 일해보고 싶은 회사지만, 어렸을 때부터 웹툰을 너무 좋아하기도 했고 여러 조건을 고려해 보았을 때 현재 상황에서는 네이버웹툰이 저에게 더 잘 맞을 것 같다는 판단에 네이버웹툰으로 입사를 결정했습니다.
팀의 리더님께서 기술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과제를 주시고, 버디님도 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웹툰에서의 생활은 기대했던 것보다도 더 만족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람 구실하려면 쉬지 않고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할 것 같아요. 😂 (당장 다음 주에 팀 내에서 기술 발표를 해야하는데 개발하며 틈틈이 잘 준비해봐야 겠습니다.)
근무 시간 외에는 코드스쿼드 멤버들과 함께하는 스프링 스터디와 네이버웹툰 신입 동기들과 함께하는 자바 스터디를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신입인 처지라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 어려운 점을 나눌 수 있어 스터디라기보다는 회포 푸는 시간이라는 느낌도 있지만, 덕분에 영한님 스프링 핵심원리 고급편과 effective java를 (강제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 팀 내 JPA 스터디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혼자 프론트 공부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취준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생활이네요ㅎㅎ
1년 회고를 쓰려고 했는데, 저처럼 비전공자로 개발자 취업 준비를 하는 분, 부트캠프에 대한 정보를 찾는 분들께 정보를 전달드리려고 하다보니 회고와 공부 방법 일상 이야기 등등이 섞여버렸습니다. 하고싶은 말을 하다보니 제법 글이 길어져 버려서 이만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저는 어떤 개발자가 될 것 같나요?"라고 물었을 때 어떤 분이 익명으로 "어딜가나 배려할 줄 아는 개발자. 협업 시 코드에도 배려가 묻어날 것 같은 개발자. 멋진 개발자."라고 적어주셨는데, 제가 속한 팀의 구성원들도 그렇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는 2022년을 보내고 싶습니다.
제인! 코드스쿼드에서 제인 만난거 너무 행운이라 생각하고 제인이랑 함께 할 수 있어서 뜻깊었어요. 1년동안 고생 많았고 2022년에는 더 잘되길☺️
제인 누추한 코드스쿼드에 제인처럼 귀한 분이 오셔서 다행입니다 ㅋㅋㅋㅋㅋ.
21년에는 고생 많으셨고 22년에도 즐거운(?) 고생해 보세요! 화이팅팅팅!
안녕하세요~ 저는 코드스쿼드 2022 과정을 수료할 예정인 루이에요!
평소에 제인의 블로그를 보면서 자극도 많이 받고 코드스쿼드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정말 유용하게 보고 있었는데 인사드리고 싶어서 댓글 남기게 되었어요 ㅎㅎ
저도 제인처럼 열심히 해서 훌륭한 개발자가 되고 싶네요.
올해 고생 많으셨어요! 마지막으로 좋은 결과 얻게 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제인~~ 코쿼 과정동안 TIL 쓰시는 거 보고 정말 열심히 하시는 분이구나, 나도 배워야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같이 플젝도 하게 돼서 넘 좋았어요 🥳
개발도 개발이지만 제인의 부드러운 리더쉽에 든든했고 또 한번 배워야겠다 생각했었네용 ㅎㅎㅎ
각자의 상황 때문에 플젝 같이 마무리를 못 짓게 되어 아쉽지만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
앞으로도 화이팅!! 담에 꼭 밥 한 번 먹어요~! 💜
제인하이~~ 이펙티브자바로 스터디 하고 싶어하셨었는데 하고 계신거 같아서 다행이네요 >_<
그보다 96년생이었다니......언니라고 부를게요....^-^
2022년에도 계속 성장하시는 모습 지켜보고 있겠습니당👀✨
안녕하세요!!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네이버웹툰에서 근무하게 되신 것도 정말 축하드려요 :) 혹시 컴퓨터 과학 전공 과목(네트워크, 운영체제 등) 공부는 어떻게 하셨나요..?? 책이나 강의를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제인~ 글 잘 읽었어요!! 노력하는 모습을 봐온 입장에서 글이 제인의 노력을 다 담진 못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신 부분이 정말 멋져요!!
앞으로 훌륭한 개발자가 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올 한 해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