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테코 6기 1레벨 글쓰기 ) 해일에서 잔잔함을 찾기까지 🌊

리버 river·2024년 4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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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테크코스에서 글쓰기 미션을 수행하게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귀찮아하며 시작한 글쓰기지만 쓰는 과정, 쓰고 나서 크루들과의 감정 공유 과정에서 큰 만족감을 느꼈어요. 깃허브에만 남기기 아쉽다 생각하여 벨로그에도 올려봅니다.

1. 내 닉네임은 왜 리버인가?

우테코를 시작하고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왜 닉네임이 리버에요?" 였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리버(...) 아니고 강(river)에서 따온 이름이에요. 어렸을 적부터 생각과 걱정이 많아 강처럼 잔잔해 보이는 사람들에게 항상 눈길이 갔었어요. 그런 사람들을 보며 "어떻게 저럴 수 있지?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하고 동경했고, 이런 이유로 이 닉네임을 갖게 되었습니다.

2. 잔잔한 강이 되고자 했으나 해일이 몰아치다

다들 최종 코딩테스트 때 많이 떨었나요? 저는 사실 코딩테스트 시작 30분 전까지는 하나도 안 떨렸었어요. 그 당시에 이미 프리코스만으로도 만족도가 높았고 "떨어지면 혼자 취준하지 뭐"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 뒷편에 항상 기대한 마음의 곱절을 뛰어넘는 실망에 대한 방어기제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긴해요.

전날 밤 일찍 잠들어 코딩테스트에 여유롭게 갈 수 있었어요. 약 2개월간의 선발 과정에 대한 감정은 기대감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우테코 시작 전날인 2월 12일이 되자 너무 떨리며 '올 게 왔구나'라는 감정을 느꼈어요.

저는 원래 낯을 너무 많이 가려요. 처음 보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지에 대한 걱정이 해일처럼 밀려왔습니다. 첫 날을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도 잘 안 나네요. 심지어 연극이라는 미션까지! 모든 것이 제 정신을 혼미하게 하기 위해 완벽하게 셋팅된 느낌이었어요.

연극 미션을 하면서 전보다 친해지긴 했지만 이제와서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연극 후에도 여전히 낯을 많이 가렸어요. 연극이라는 충격요법도 제 낯가림을 격파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연극 후 캠퍼스 분위기가 바뀐 게 느껴졌어요. 다들 편해진 느낌이었죠. 그 속에서도 여전히 불편함을 느끼는 저를 보며 할 수 있는 말은 "너는 도대체 뭐가 문제냐" 밖에 없었습니다.


3. 해일을 잠재우고자 선택했던 것

솔직히 말하자면 우테코를 지원하면서 소프트 스킬 부분은 깊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개발을 잘하는 개발자가 되자"는 생각으로 들어왔어요. 그래서 내가 개발에 몰두하면 (해일의 원인이 개발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속의 해일이 잠재워지지 않을까 했습니다. 최대한 눈앞에 있는 미션에 집중하려 했어요. 하지만 당연하게도 해일 뒤에 개발이라는 해일이 더 추가됐을 뿐, 나아지는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4. 해일 진압은 크루들이

저에게는 5명이 함께해야 했던 연극보다는 1대1로 조가 이루어지는 페어 미션이 크루들과 친해지기에 더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때 개발 이야기뿐만 아니라 스몰토크도 많이 해보려고 했어요. 페어와 함께 선릉캠에서 밤 10시 30분까지 남아보기도 하고, 아침 7시에 와보기도 했습니다. 지하철역에서 "내일 봐요"가 아닌 "이따 봐요"라고 하며 헤어질 때면 동료애가 마구 샘솟더라고요.

한두 명씩 더 친해지면서 신기하게도 해일이 점점 잠잠해졌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개발이라는 해일까지 잠잠해지는 거였어요. 낯가림 해일이 잠잠해지는 것은 당연해 보이지만, 개발에 대한 고민도 잦아드는 게 정말 신기했습니다. 저희 조 코치인 왼손이 말한 "심리적 안정감"이 이런 걸까요? 지금 돌이켜보면 심리적 불안정으로 인해 개발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예민해져 있었던 것 같아요.


5. 강 속은 과연 잠잠한가?

어느 정도 잠잠해진 마음을 가지고 오늘 선릉캠 로비에서 포비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포비에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라는 질문을 받았고, 여전히 1번 문단과 똑같이 대답했습니다. 잔잔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요.

글을 써내려가며 이 대화가 떠오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너무 잔잔함에 집착하는 건 아닌가? 잔잔해 보이는 강도 속에서 흐르듯이, 지금 제 상태 정도면 한 달 전의 저보다는 그런 모습에 어느 정도 가까워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아~ 잔잔해지고 싶어~"라고 하기보다는 "이정도면 잔잔한 편으로 치자~"라고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새로운 레벨을 시작하거나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은 스스로에게 한 달 동안 나름대로 고생했다고, 이 정도면 많이 잔잔해졌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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