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 2022. 1 SSAFY, 취업, 이직 회고

Jeuk Oh·2022년 9월 2일
1

ㅋㅅㅋ

목록 보기
6/10

올해 초 2021 회고글을 작성하고 싶었으나, 몇몇 이유로 미뤄뒀었다.

  • 바빴다. 취업 후 수습 중 갑자기 이직. 이직 후 바로 업무에 투입되어 정신이 없었다.
  • 지식과 경험이 얕아 6개월 동안에 쓸 말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 글을 갼결하게 쓰는 능력이 부족해서 항상 늘어진다.

그러나 최근에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뭐라도 남기자 생각이 많이 들었다.

  • 미뤄두면 쌓일 뿐이다.
    혹여 2023년에 회고 글을 남길 생각을 하게되면 이전 회고글이 없단 이유로 지지부진할 확률이 매우 높다. 반대로 이렇게 첫 술을 뜨면 내년에도 회고록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글 쓰기 습관을 기대할 수 있다.
  • 좋은 글쓰기 습관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사내에 개발 문서를 남길 때 마다 좋은 글을 작성하기 위해 시간 소모를 많이 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결과가 좋지도 않다. 기술 문서를 공개적으로 작성하기엔 아직 부족함이 많다 생각하고, 온전히 자신의 경험을 담은 회고록이야 말로 글쓰기 습관을 잡아가면서 작성할 수 있는 좋은 재료라고 생각한다.
  • 의사결정 과정에 피드백이 필요하다.
    타인을 설득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을 때, 감정적이지 않고 명쾌하게 의견을 제시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회고록을 남기며 과거 행동을 돌아보면서 자신을 지적하는 것은 기분 나쁠 사람 없이 의견을 제시하는 연습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 명료하게 사실 기반으로 의견을 남기는 연습.

아직은 짧은 글을 쓰는 것에 익숙하지가 않다. 첫 술에 배부르랴 천천히 작성해보자.
사건 설명은 흰 글씨로, 회고는 회색 글씨를 사용한다.


~ 2021.7

개발자 취업 준비의 시작

2021 초반 배경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전역을 하고 대학원 졸업을 마치었다.
다행히 입대 전 졸업 요건과 연구를 끝내놔서 전역 후 바로 논문 작성을 하며 이후 진로에 대해 구상하고 있었다.
크게 선택지는 공기업 쪽과 개발자, 박사 과정이 있었고 모두 준비할 지 고민하다 공기업 쪽을 포기하였다.
공기업 취준을 포기한 이유는

  • 전역 후 잠깐 공공기관에서 단기 인력 형태로 일한 경험이 있었는데 경직된 조직 문화에 적응하기 힘들겠다 생각했다.
  • 둘 중 하나가 적성에 안 맞을 시 공기업에서 개발자 (사기업) 이직 보단 사기업에서 공기업으로 도전이 쉽겠다고 판단.
  • 개인 사정으로 최대한 빠르게 취업하고 싶었는데, 공기업은 자격증 등 외적으로 준비해야할 것이 꽤나 많았다. 자격증 하나라도 미끄러지면 그대로 몇 달을 더 소모해야하는 부담감.

돌아보니 잘 한 선택 같다. 하나 집중하기도 힘들었고, 현재 매우 만족한다.

SSAFY 입시

개발자로 방향성을 정했지만 아직 전략을 구체적으로 잡을 수 없어 막막함이 많았다. 당장 8월부터 비전공 학위만 달랑 들고 백수가 되는 사람이 어떻게 IT 회사에 뜬금없이 취업이 되는가. 달콤한 광고만 널려있지 정확한 정보들은 얻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주변 개발자 지인들도 전산 전공, 대학원, 전문연구요원 취업 테크를 탄 사람들이라 내 상황에 맞는 취업 전략은 잘 몰랐다.
어느 날 우연히도 학교 커뮤니티에서 한 글을 보았다. 현재 IT 대기업에 근무 중이신 선배님이 채용 공고를 알리며 개인적으로도 취업 관련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 달라는 글이었다. 나와 같은 전공과 학위 과정을 거치신 분이라 나에게 가장 맞춤인 정보를 기대할 수 있었다. 일면식도 없었지만 다짜고짜 연락을 드려 많은 도움을 받았고 취업 전략 중 하나로 추천해주신 것이 부트캠프 SSAFY였다.

SSAFY! 지금도 도움 주신 선배님께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며, 나 또한 후배님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ㅅ;)

SSAFY 입시나 커리큘럼에 관한 정보들은 워낙 잘 정리된 글들이 많으니 넘어가자. 면접이 참 재밌었고, 당연히 합격했을 땐 기뻤다.

2021.7 ~ 2021.10

SSAFY 과정

로스트아크 길드용 봇 프로젝트

SSAFY 초반에는 여유가 많았었고 게임을 하며 불편함을 느끼면서 바로 진행했다.
길드원 분들이 많이 사용해주었고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너무 즐겁게 개발하였다.
하지만 필수적인 기능들을 만든 뒤엔 공수 대비 실용성이 떨어지는 기능들만 남았고 취준으로 점차 바빠지며 자연스럽게 프로젝트가 중지되었다.
지금보면 배포도 못해 개인 PC에 돌려놓고 쓰고.. 퀄리티도 많이 부족하였다만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요즘은 슬프게도 혼자 만들고 싶은 것이 많이 사라졌다. 일과 취미가 다 개발인 사람들 보면 참 대단하다. 일상에 무언가 개발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어야 개인 개발할 의욕이 나는데 아쉽게도 요즘은 딱히 개인적으로 필요한 것이 없다.

알고리즘의 늪

8~9월에는 SSAFY에서 간단한 HTML, CSS와 Django 기초 CRUD를 배운 뒤 계속 알고리즘 문제를 풀었었다.
이때 보이는 문제는 닥치는대로 다 풀었던 것 같다. 백준, 프로그래머스, SWEA...
계속 문제만 푸니 번아웃이 올 것 같았다. 자체 평가를 위해서 사설 코딩 테스트를 보거나 SSAFY 내 스터디를 참여하였었다.
열심히 해서 좋은 평가를 받고 다시 동기를 얻는 양성 피드백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나쁜 평가를 받으면 그건 그거대로 더 노력해야 할 근거가 된다.

당시 백준 문제 풀이의 기록.

공채 시즌

처음 취준을 시작할 때, 최소 1년은 공부에 투자하기로 계획하였다.

  • 어느 기업이든 코딩 테스트를 통과할 정도로 알고리즘 및 구현을 소화한다.
  • 운영체제, 네트워크 등 CS 강의를 보며 기술 면접 준비를 한다.
  • 인강을 활용해 Spring 프레임워크 사용법을 익힌다.
  • SSAFY 과정을 잘 마무리한다.
  • 목표 기업을 리스트업하고 우선순위를 평가한 뒤 하위 기업에 우선적으로 지원하여 경험치를 쌓는다.

1년 만에 이걸 다 소화하는 건 지금 봐도 나에겐 가혹한 계획이 아니었나 싶다.
특히 SSAFY에 평일 09:00 ~ 18:00 시간을 전부 써야 하여 다른 목표들을 수행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정규 시간이 끝나면 저녁을 먹고 퍼지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오히려 목표를 너무 크게 설정하여 빠르게 지친 것이 아닐까 싶다. ㅎㅎ
하루에 한 강의 듣기, 한 문제 풀기와 같이 구체적이면서 작은 목표를 설정하고 꾸준히 했어야 했을까?

공채 시즌이 되자 취업 설명회가 열리고, 학우들이 한 둘씩 면접을 본다며 결석하거나 자소서를 쓴다며 스터디를 빠지는 일이 생기자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
계획과는 다르게 괜시리 채용 공고들을 읽어 보고, 면접 및 취업 후기들을 찾아본다.
채용 공고의 요구 사항들을 보면 하나도 자신있는 것이 없어 좌절하기 시작한다.

예시로 들고온 공고, 그 당시 여기서 만족하는 문항이 정말 단 하나도 없었다.
(별개로 신입 공고를 들고 오고 싶었는데 요즘 신입을 정말 안 뽑는다.)

이때 마음가짐은 당연히 합격하는 것은 기대하지 않았고 다만 갈고 닦은 코테 능력을 대기업 코테로 테스트 해보자면접 경험을 쌓아 보자는 마음으로 큰 회사들만 지원했다. 혹 운이 좋아 면접을 가더라도 CS 지식과 개발 경험이 전무하여 탈락할 것은 알았고, 일단 면접 날짜를 받아놓고 쫓기듯이 준비하는 것과 면접에서는 단점을 포장하는 용으로 짧은 학습 기간과 러닝 커브를 어필하는 신입다운 패기로운 전략을 생각했었다.

첫 지원부터 당연하게도 불합격을 맛본 뒤로 갑자기 멘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코테를 잘 보고도 서류탈이라서 더욱 충격이 컸다. 채용 공고의 요구 사항을 만족하지 못해서 서류탈이었다고 분석하였고 실무 경험을 쌓는 것이 우선 순위가 더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감으로 인해 충동적으로 당장 목표가 아닌 최후의 보루라고 여긴 T사에도 서류를 급하게 넣었다. 당시 여기마저 안되면 잘 모르는 스타트업들이나 중소기업, SI도 도전해보자 마인드였다. 웃프게도 면접을 엉망으로 보고도 전략이 통하였는지 최종 합격을 받을 수 있었고.. 일단 바로 입사하기로 결정하였다.

당시 자기객관화가 부족하였다고 반성한다. 당연히 예상했던 결과를 막상 감정적으로 받아들여서 멘탈이 흔들렸고 계획을 어겼다. 남들 4년 이상을 투자한 시간을 고작 3~4개월만에 날로 먹으려는 심보가 참 고약하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서류탈의 원인은 지원 직무를 잘 못 설정한 것이 문제였다. 머신러닝 수업을 들은 것을 활용한다고 MLops 신입 직무에 지원하였었었다 ㅎㅎ;; 경쟁자 풀을 고려하지 못하였다.

멘탈이 흔들린 것에 대한 변명을 하자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취업해야 되는 이슈가 발생 했고, SSAFY 과정에 많이 지쳤었다. 공부때문에 지치기 보단 이 공부가 정말 최적의 방법인지 내가 하고싶은 개발이 맞는지 확신이 없어서 오는 불안감이 컸다.
하지만 올해부터 신규 채용이 매우 줄어든 현상을 보면 또 막차를 잘 탄 것 같기도 하고 그저 결과론이다.

그렇게 SSAFY를 불과 3개월만에 퇴교하였다. 퇴교 절차의 마지막에 발급 받았던 교육생증을 자르고 인증 해달라 하셨는데 내 손으로 교육생증을 자르며 시원섭섭했던 기억이 남는다.

마지막 강의 때 캠 뒷 배경으로 쓴 짤. 재수 없었겠다.

이 후 뒤늦게 N사 면접 기회를 얻게 되는데, 회사 업무 관련 지식을 익히느라 면접 준비를 거의 하지 못하였고 부끄러운 소리만 하다가 광탈하고 말았다. 그래도 N사 면접 경험은 정말로 좋은 경험이었다. 회사에서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무엇을 공부하면 좋을지 방향성을 얻었다. 실무보단 면접 100문 같은 질문이 많았고, 손코딩 문제들에 정신이 나간다.
(항상 한 대 맞아봐야 잘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

2021.11 ~ 2022.01

T사 수습 과정

면접 때 웹 백엔드 부서를 가고 싶다고 강하게 어필하였으나, 특이하게도 DBMS를 연구개발하는 부서로 배정되었다. 그 중 실행계획 생성을 담당하는 Optimizer 모듈 팀에 소속되게 되었다. 또 다시 완전히 제로 베이스인 환경에 던져지게 되었다. 너무 심층적이고 방대한 영역이라 생각하여 처음엔 부담이 컸지만, 너무 좋은 팀 분위기 속에서 팀원 분들의 도움으로 단계별로 공부할 수 있었다.

DB 내부 동작의 이해, B트리, 실행계획 생성의 원리, 데이터 블록 엑세스 방법들, 조인 방법들, 실행계획 생성 로직 등..

취준 당시엔 전혀 몰랐던 DB 내부 지식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매주 1시간 정도 공부한 것을 팀원 분들께 발표하였는데, 날카로운 질문들을 많이 던져주시고 답변을 못하더라도 절대 떠먹여주시지 않고 다음 발표로 대답을 미뤄주셨다. 미팅과 코드 리뷰 시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고연차 팀원 분들의 문제 해결 접근 방식이나 커뮤니케이션 방법들을 직접 경험하면서 배운 바가 컸다. 지금도 당시 시간을 내주신 팀원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그러나 수습 발표를 얼마 남겨 놓지 않고, 이직 기회가 찾아왔고 또 선택의 시기가 찾아왔다.

이직 고민

갑작스레 지인에게 이직 제의가 왔다. ML 자동화 서비스를 도메인으로 창업한 스타트업에서 초기 멤버로 있던 지인이 제안을 하셨다.
스타트업 입장에선 채용 프로세스 중 검증 과정이 잘 갖춰지지 않았고, 채용 리스크 (금액 이슈, 문화 이슈 등) 때문에 개발자 채용을 하기가 참 힘들다. 그래서 지인 채용을 많이 하는 편이다. 지인의 말을 빌리면 지난 취준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결과 컬처핏에서 안정적이고, 일단 와서 배우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있었디고 하신다. 그리고 나는 원래 관심있던 도메인의 업무를 맡을 수 있고 좀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일할 수 있어 (+ 열심히 하면 더 큰 보상까지) 서로 윈윈이라는 입장이었다.
T사에 들어갈 때 최소 3년은 경력을 쌓으려던 계획이었는데, 또 예상 못한 기회가 찾아와 많은 갈등을 했었다.

당시 고민하던 내역은 다음과 같았다.

  1. 장기적으로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가.
    당시 T사의 업무 도메인은 너무 좁고 딥해 주니어를 여기서 보내면 안된다고 느꼈다.
    지금 느낀 건 뭐든 상관 없는 듯? 재밌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2. 사내 배울 수 있는 시니어가 있는가.
    T사에서는 업무로서나 인간으로서나 배울 것이 많은 좋은 선배님들이 많았다.
    반면에 이직할 스타트업은 개발팀이 아직 제대로 조직되지 않았었다.
  3. 연봉 보장 가능성?
    주니어가 주제에 깐깐하단 인식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개발자라는 직무는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를 설정하기가 어려워 결국 일반적으론 직전 연봉으로 개발자의 능력을 평가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인 채용이 자주 일어나기도 하고,) 실제론 능력이 뛰어나지만 직전 연봉이 낮아 이직 시장에서 오래 고생한 썰들을 본 입장에서 연봉 상승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직장을 가고 싶었다. T사는 당시 내가 입사할 때 연봉 테이블에 변화가 있었는데, 연봉 상승 측면에선 영 만족스럽지가 않아 이직을 더욱 고민하게 하였다.

당시에 회사 팀원 분들에게 이런 고민을 개인적으로 여쭤보기도 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수습이 이직 고민을 물어보는 것이 참 당돌하다.) 그 때 자기 일처럼 조언해주신 (하고 싶은거 하러 가야죠~) 회사 팀원분들께 다시금 감사하다.

고민 끝에 결국 이직을 결정하였다. 이직을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는 그 전까지는 내가 원해서 지원한 회사였는데 이번엔 누군가 나를 지목해서 원했다는 점이 큰 것 같다. 그리고 물론 도메인도 매력적이었다!

그렇게 이직을 결정한 뒤 적당히 사수 분과 기술 면접 + 이사 분들과 컬처 핏 체크 + 처우 면담을 마치고 이직을 하게 되었다.
다시금 생각하니 정말 또 이전 팀에 감사하다. 작은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겠다 하니, 취업 사기가 아닌지 걱정하셔서 퇴사 일자도 입사 일자가 나올 때까지 맞춰주시고 허허,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말씀도 남겨주시고... 정말 너무나 과분한 대우가 아니었나 싶다.
(당시에 잘 몰랐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었던 것 같다. 허허)

스타트업에서 일화는 새로운 글로 남겨야겠다고 생각. 쓰다보니 이 글도 너무 길다. 할말이 참 많구나! 라고 생각한다.

profile
개발을 재밌게 하고싶습니다.

1개의 댓글

comment-user-thumbnail
2022년 9월 2일

원래 첫 기획은 6월부터 쓰기 시작하여 2021~ 2022.06까지였는데... 9월이 되어서야 2022.01까지 작성되었고 그것도 너무 말이 많아 끊게 되었다.
내가 너무 말이 많다고 느낀다... 이래서 개발 문서를 잘 못쓰겠다...

답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