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의 한계

주싱·2026년 6월 6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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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의도치 않게 마케팅의 한계를 몸소 경험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내가 만들지 않은 제품을 무작정 열심히 파는 일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고, 앞으로 좋은 제품을 만드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스물세 살 가을, 전역과 복학 사이에 홈플러스에서 양념고기를 판매하는 일을 6개월 정도 했다. 처음에는 부끄러워 손님에게 “어서오세요”라는 인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점점 그런 나를 벗어버리고 살가운 멘트를 날리며 손님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우리 매대와는 반대편 끝에 있는 베이커리 손님을 향해 양념고기 사러 오라며 인사를 건넸고, 야채 코너에 계신 어머님들께 저녁 반찬은 제가 책임진다며 야채 사고 고기 사러 오시라고 너스레를 떨었었다.

나의 마케팅 멘트가 점점 늘어갈 때 즈음 분명 가만히 있을 때 보다는 장사가 잘되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내 멘트가 그 이상의 판매 실적과 거의 상관이 없음을 깨닫는 시기가 있었다. 일정 이상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나려면 고기가 맛있어야 했고, 그걸 자주 사서 먹고 싶을 정도의 매력이 있어야 했다. 마케팅 멘트는 분명 그 이후에 중요한 것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회사의 마케팅이나 영업부서의 일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그들이 열심히 팔아도 일시적으로 실적이 조금 올라가는 것 같아 보이지만 지속적이고 큰 성과는 결국 제품이 좋고 계속 사고 싶게 매력적이어야 한다.

요즘 마케팅 설계자라는 책을 읽으며 내가 이런것도 모르고 살았구나 싶지만, 결국 좋은 제품 없이 마케팅 만으로는 되는 일이 없음을 생각한다. 좋은 제품이 먼저고 그 다음이 마케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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