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주싱·2024년 3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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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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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가게에서 "환불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같은 문구를 본다. 이런 문구를 볼 때면 왜 "안됩니다"라는 분명한 표현 대신 "어려울 수 있다"는 애매한 표현을 쓰는 건지 의아했다. 나는 의사표현이 확실한 편이고 된다 안된다 분명하게 말을 하는 편인데 살아갈수록 이런 말들이 조심스러워 진다. 내가 된다고 해도 실제로 안되는 경우가 있고, 안된다고 했는데 실제로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어제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사업팀에서 "이거 되요 안되요?" 물어온다. 지금 내 생각에 안되는게 확실한 느낌인데 나도 어느새 "어려울 수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내가 예전에 그랬던 것 처럼 누군가는 이런 내 말을 모호하게 느끼며 답답해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지금 보니 이건 모호한 말이 아니다. 오히려 진실함에 가깝고, 상대방과 소통하기 위한 완곡한 표현에 가까운 듯하다. 나는 오늘도 '어려울 수 있는' 이 미래를 향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기도하며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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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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