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Toss에서 오늘도 문제를 해결하고 있을 모든 디자이너들에게 “이렇게 하는 게 맞을까?” “내가 할 수 있을까?” 문제는 명확하지만,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막막할 때. 토스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앞으로 나아갔는지 들려드릴게요.
Toss comment
<Simplicity 23>는 멋진 디자인 결과물, 뛰어난 성취를 다루지 않아요. 문제를 해결하며 겪었던 지난하고 힘든 과정 자체를 담았거든요. 지난 에서는 디자인의 구체적인 과정과 소통에 대해 더 들어보고 싶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이번 컨퍼런스는 디자이너 개인 혹은 대단한 성과 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생각했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지 보여드리고자 해요.
지난 심플리시티와 다르게 이번 컨퍼런스는 담백하게 디자이너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그대로 담았어요. 멋진 화면 대신 목소리와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말이죠. 카메라에 보이는 모습에 신경 쓰기 보다는 디자이너 분들과 더 친숙하고 친밀하게 다가가는 지점에 신경을 썼어요.
토스팀의 디자이너가 겪는 문제는 대단하고 특별한 게 아니에요. 디자이너 분들이 겪는 상황을 토스팀도 겪고 있죠. 보편적인 문제 해결법, 간단한 사고의 전환, 태도의 전환으로 이뤄낼 수 있는 방법들을 담았어요.
23개의 세션에는 UX 리서처, UX 라이터, 인터렉션 디자이너, 브랜드 디자이너, 프로덕트 디자이너, 하드웨어 디자이너가 참여했고 5가지 문제 상황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세션 자세히 보기(링크)
올해 세션은 ▲미지의 영역에 도전할 때 ▲가치에 공감하게 만드는 방법 ▲사용자에게 더 가까이 ▲꼬인 매듭 풀기 ▲수많은 시도가 필요할 때 등 총 5가지 주제로 구성
이에 대한 내용을 5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하여, 세션을 진행하였으며, 각 세션당 5개 이상의 자료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모든 세션의 카테고리들이 디자이너/기획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Title로 되어 있었으며, 이에 대한 내용들도 내부 인력들을 대상으로 A/B테스트 혹은 설문조사를 하며 선정한 요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디서 실마리를 찾아야 할지 도저히 알 수 없는 문제를 만난 적이 있나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걸을 때 어떻게 앞으로 나아갔는지 알려드릴게요.
팀원들이 중요한 가치를 공감해주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치를 설득하고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디자이너는 사용자 경험을 만드는 사람들이지만 막상 사용자를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지 않나요?
사용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너무 많은 이해관계자와 레거시 때문에 해결책으로 나아가기 버거울 때가 있어요.
꼬인 매듭을 풀어내고 솔루션에 가까워지는 법을 알려드릴게요.
최선의 결과물을 내기까지 수많은 실험이 반복되죠.
실패를 통해 배우는 과정, 빠르게 이터레이션 하는 과정을 알려드릴게요.
‘토스’스럽게 컨퍼런스의 내용 또한 지속적으로 추가 및 Develop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Toss스럽다고 보인 점은 “세션 주제와 연관된 이미지와 참고자료가 함께 재생되는 ‘인터랙션 디자인(Interaction Design)’으로 화면을 구현한 점”이다.
이와 같은 온라인 컨퍼런스는 처음 보았으며, 이와 같은 방식 또한 “토스 스럽다”라는 생각을 받게 되었습니다.
연사가 화면에 등장하지 않고 목소리만 들리는 팟캐스트 형태를 채택하여, 진행자가 주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연사가 답변하는 형식으로 구성해 문제의 발견, 해결 방법과 과정, 노하우 등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토스 디자인 조직은 프로덕트 디자이너, UX 플랫폼 트라이브에 소속된 디자이너로 나뉘어 있어요.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각 사일로에 소속돼요. UX 플랫폼 트라이브는 그래픽 디자인 팀, 프로덕트 브랜딩 팀, 인터렉션 팀, 모바일 플랫폼 팀, UX 라이팅 팀 등 다양한 팀이 포함되어 있고요. UX 플랫폼 트라이브는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최고의 퍼포먼스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제품의 최전선에서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나가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오직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요. 반면 UX 플랫폼 트라이브는 자신의 전문 영역에 대해서만 고민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예를 들어 그래픽 디자이너라면 ‘가장 매력적이고 효과적인 그래픽은 무엇일까?’는 관점에서 고민하고, 인터렉션 디자이너는 ‘어떻게 인터렉션을 제품 안에 탁월하게 구현할 수 있을까?’와 같은 고민에 몰입할 수 있죠.
각자의 전문성을 고도화하고 있기 때문에 함께 일하고 성장하는 환경 안에 있어요.
이번에 들어 볼 세션은 '토스 로고'에 대한 이야기이다. 디자이너들의 생애에서 어떤 브랜드의 로고를 바꾼다는 것은 정말 큰 의미가 있는 일이다. 이번엔 토스 로고를 바꾼 주역인 최민수, 김지윤 브랜드 디자이너분들을 모셨다.
처음에 로고를 바꾸려고 했던 가장 큰 이유는 심볼이 SNS 말풍선처럼 보인다는 거였다. 카톡 등 메신저 앱과 비교해보면 대체 어느 로고가 토스 로고지..? 라고 고민을 하게 된다.
토스 로고와 유사한 로고들이 등장을 해도 법적으로 보호 받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였다. 고객들은 토스의 심볼을 정말 모를까 싶어서 조사를 해보았는데, 2021년 기준으로 브랜드 인지도는 90%가 넘었으나 심볼 인지도는 그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식별력이 낮다는 의미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로고의 기준을 세운 것이다. 토스만의 독창적인 조형이어야 되고, 변하지 않는 가치를 담아야 되고, 새롭다는 감정을 불러 일으켜야 된다는 3가지 기준이 있었다.
하지만 이 기준 말고는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찾아보자! 라고 하셨다고 한다.
토스에서는 보통 인하우스에서 브랜딩을 해왔는데, 에이전시에서는 새로운 관점의 아이디어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인하우스와 에이전시 2-Track으로 진행을 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에이전시가 로고를 그려오고, 토스에서 컨펌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는데 당시에는 토스팀에서도 에이전시처럼 매주 몇 십개의 시안을 같이 뽑아내고, 같이 논의하며 매주 만나 서로의 시안을 공유했다고 한다.
이렇게 모든 업무를 다 멈추고 시안만 400개씩 뽑아서 로고만 그리다 보니, 자신이 만든 틀에 계속 갇히게 되었다고 한다. 이 부분에 너무 공감했다. 나도 모든 일상 생활을 다 멈추고 오로지 프로젝트에만 시간을 투자했을 때 폭 넓게 보지 못하고 내가 만든 틀에 계속 갇혔었다. 우리 팀원들도 계속 같은 주제로 같은 사람들끼리만 이야기 하다 보니 우리의 틀에 갇혔었고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지 못했었다.
토스 팀은 이 틀을 깨기 위해서 시중에 로고 관련된 책도 보았다고 한다.
정말 공감한다. 디자인을 할 때는 뭐든 많이 봐야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래서 일상 생활에서 ux/ui 레퍼런스들을 많이 보기 위해서 인스타 알고리즘에서 ux/ui 관련 게시글이 뜨도록 맞춰놓았다. 그러면 잠시 SNS를 하면서도 새로운 레퍼런스들을 계속 볼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사실 각잡고 레퍼런스만 봐야지! 하는 것 보다 이렇게 일상 속에서 스며드는게 더 좋은 것 같다.
인스타가 좋은게, 해외 UXUI 디자이너 분들의 레퍼런스도 많이 볼 수 있어서 견문을 넓힐 수가 있다. 나도 해외 현직 디자이너 분들의 와이어프레임과 UI를 보며 '아, 이렇게도 와이어를 그릴 수 있구나!' 라고 느끼게 된다. 우리는 보통 한국 앱만 쓰니까 그 형태에 익숙해져 있는데, 해외 사례들은 한국보다 더 파격적인 와이어프레임도 많은 것 같아서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다.
가끔은 정말 쉬고만 싶을때, 하루종일 작업하고 도파민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콘텐츠만 보고싶을 때도 UXUI 관련 콘텐츠가 마구 나오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렇게라도 레퍼런스를 많이 봐야 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 위해서 금융 앱이라는 틀에서 생각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로고, 앱 아이콘, 그냥 일반 아이콘 등 메타포가 담긴 모든 것으로 확장해서 많이 보셨다고 한다. 일부러 게임이나 영화도 평소에 안 보던 것만 골라서 보며 사고의 틀을 깨려고도 하셨다고 한다.
로고 그리는 작업만 매일 반복하면 답답하고 지루해진다. 그래서 낮에는 리서치 하면서 스케치 해보고, 밤에는 그걸 직접 구현해보는 루틴을 만드셨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은 이 루틴을 해냈다.'라는 작은 성취감도 느낄 수 있고, 그래서 이렇게 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는 프로젝트일수록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지치지 않게 조절하는게 중요하다는 걸 배우셨다고 한다.
맨날 같은 작업만 반복하다 보면 정말 쉽게 지치게 된다. 특히나 마감 기한에 쫓기며 하는 것이 아니라면 더더욱. 그래서 사실 지친 것도 맞지만 안 지치기 위해서 최대한 목표를 잘게 쪼개서 실행하려고 하셨다고 한다.
당시에 한 6개월 정도 지났을 때 진짜 어렵게 만든 최종 시간 2개가 있었는데, 당시에는 계속 앱 아이콘이랑 토스카드, 서식류, 마케팅 소재들 아니면 토스플레이스 하드웨어 제품 등에 얹어서 시뮬레이션 컷을 만들어보고 '이 정도면 괜찮다' 이런 테스트들을 했었는데, 정작 디테일한 UI에 얹어보니 어색했다고 한다.
그 전까지는 중요해보이는 매체들에만 시뮬레이션을 하다가, UI에 얹어보니 잘 안붙어서 애써 흐린 눈 하면서 넘어가고 싶으셨다고 한다. 6개월 동안 너무 어렵게 온거여서 당시에는 '로고 괜히 바꾸자고 했나?', '그냥 기존 로고 쓸까?' 싶기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초에 로고를 안 바꾼다는 선택지는 없었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다시 시작했다고 한다. 새로 시작하게 되었을 때는 2주정도 쉬고,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새로운 직군의 세로운 멤버들이 모이니 새로운 인사이트가 모여서 다시 힘내서 시작하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새로운 멤버와 시작하면서, 이때는 서로의 시안으로 비딩하며 경쟁심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니라, 서로 좋은 아이디어를 짜집기하고 서로의 시안을 이어 그려 보면서 더 다양한 크리에이티브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앞서 6개월 동안 했던 작업을 엎었던 이유 중 하나가 가볍게라도 중간 중간 공유를 했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다. 보통 리브랜딩이라고 하면 대표님 보고 준비하는데 시간을 많이 쓴다. 그래서 제대로 준비해서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계속 공유하는 걸 많이 미뤘다고 한다.
이 부분에 정말 공감이 많이 된다. 특히나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 좀 더 완벽하게 해서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렇지만 팀 프로젝트를 하며 느낀 것은 작은 것들이라도 중간 중간 공유를 하는게 팀웍도 좋아지고, 더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가볍고 촘촘하게 공유하자'라고 마음먹고 #오늘의 로고 라는 슬랙 채널을 만들어서 멤버들과 몇 십개씩 로고 시안을 그리는 대로 다 보여드렸다고 한다. 보고를 하면 기획부터 시뮬레이션 컷, 기획 의도 같은게 다 들어가서 진짜 본격적으로 설득을 위한 준비 과정을 해야 하니 자주 공유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이러한 방식으로 '보고에 대한 부담'을 많이 내려놓을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는 속도를 굉장히 낼 수 있는 방법이었다. 빠르고 엄청나게 많은 실패들을 반복 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좀 더 작게, 부담없이 이야기 하면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는 피드백이 오갈 수 있었다.
그리고 2D로만 하니 더이상 아이디어가 나오는데 어려움이 있어, 3D로 하면 안되나? 라는 생각의 전환을 했고, 지점토를 사와서 직접 만들어보았다고 한다. 토스 팀은 정말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실제 필드에 나가서 뛰기도 하고, 지점토를 사와서 직접 만들어보기도 하는 것이 정말 인상적이다. 회사 = 정적이라는 틀을 깬, Active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팀 인것같다.
그리고 가장 안정적인 각도와 폭이 어느정도인지 촘촘하게 테스트를 많이 했다고 한다. 2D 실루엣 뿐만 아니라 움직임까지도 고려하고 만들어서 모션 테스트도 많이 진행했다.
'이미 알고 있는 안전한 길보단, 불확실하지만 새로운 길을 갈 때 우리가 원하던 새로운 세상을 만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오늘 세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이다. 나도 앞으로 디자이너의 길을 걸으며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해서 과감하고, 용기있게 시도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