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졸업 후 사회에 내던져진 초년생의 1년 회고
지난주 금요일, 대학 동기들과 함께 전주에서 회고를 진행했다
온전한 개발 회고는 아니었고, 일상 회고였는데 모두들 개발 얘기만 잔뜩 가져와서 꽤나 흥미로웠다
나는 개발 얘기보다는 프로젝트와 외부 활동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올 한해는 개발자보다는 사회인으로서 더 다양한 경험을 해온 것 같다
동기들과 함께 했던 회고 내용 일부를 기록으로 남겨볼까 한다

올 한 해 회고할만한 주요 일정들만 모아보았다
많은 걸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여행만 주구장창 다닌 느낌이다
회사 다니면서 다른 프로젝트를 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다
작년에는 역삼에 있던 사무실이 여의도로 이사하면서 출퇴근 시간이 길어졌는데, 그러다보니 한동안은 퇴근 후 뭔가를 하기보다는 기절하기 바빴다
편도로 2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고, 퇴근 시간이 6시 30분이라 집 도착하면 거의 9시가 되다보니 저녁도 늦게 먹게 되어 살도 더 찌고,,,
여기에 운동까지 다녔더니 새벽 1~2시만 되면 눈이 막 감겼다
(원래 새벽 4~5시에 자는 사람)
그래도 나름 주말과 연휴 등을 사용해서 여행도 다니고 앱도 개발했다
외부 활동도 좀 하고 알차게 보낸 것 같아 조금 뿌듯하다
올해 초중반에는 번아웃도 왔었고 조금 늘어져있던 시기였다
스타트업이라는 조직 특성상 나의 역할이 아닌 업무들(디자인, 운영 등)도 상황에 따라 내가 했어야 했고, 초반에는 즐겼다
언제 또 회사에서 개발이 아닌 디자인과 운영, 심지어는 알림톡에 카톡 플친 관리에 인스타그램 관리까지 해보겠나 싶어서 재밌게 했었다
그때그때 하고싶은 일 골라서 할 수 있는 재미!
그러나 이제 하나씩 하다보니까 모든 게 내 일이 되어버린 걸 알아챘을 때의 그 무게감과 당혹감.. 잊지모태..
그 후로 개인적인 일들도 겹쳐서 번아웃이 왔었다
정신차리고 뭐라도 해보자 해서 안나가던 개발자 모임을 다시 나가고 컨퍼런스도 다녀오고 했었던 것 같다
회사에서는 12월까지 정신 없었는데, 사실상 이전까지 내가 해오던 업무들을 인수인계해주느라 조금 바빴다 (나는 인수인계를 받은 적이 없는데,,)
문서화와 정보 공유의 중요성을 정말 뼈저리게 느낀 시기였다
아무튼 이번달에 퇴사를 하게 되었고, 한동안 조금 쉬려고 한다
올해의 프로젝트 : velog-log
포스트 : [회고] velog-log 출시
올해는 사실 프로젝트 단위로 개발을 했다기 보다는, 기술을 써보고 싶어서 테스트한 정도?에 그친 게 많았다
기획을 하면서 이런 것도 개발할 수 있는지? 개발하는 데에 어려운지? 어디까지 커스텀할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정도였다고 설명하는 게 맞겠다
그래서 기획과 기술 테스트만 주구장창 하고 실제로 서비스로 나온 것은 velog-log 앱 하나이다
다른 앱들은 기획 단계에서 페르소나 분석이나 서비스 필요성 측면에서 방향성을 명확히 하지 못해 잠들게 되었다
velog-log는 내가 앱의 페르소나이자 앱을 필요로 하는 유저였기에 출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올해 중후반에 설문조사까지 해서 기획하고 있는 서비스가 있는데, 이것도 이제 2025년 초반에 개발하여 출시할 예정이다
기획-개발 단계에서 엎어지지 않고 무사히 출시될 수 있길...
회사가 역삼 사무실에 있었을 때 나가던 개발자 모임은 사무실을 여의도로 이사하고부터 안 나가고 있었는데, 여름부터 다시 나가기 시작했다
2주에 한 번 모여서 그동안 공부한/알게된 내용을 공유하는 자리이다
공백 전후로 내가 발표했던 주제를 정리해보니까 확실히 퀄리티가 올라간 게 보였다
그래도 그동안 성장했구나 싶어서 뿌듯하다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꽤 도움이 많이 되어서, 쉬는 기간에도 개모임은 꾸준히 나가려고 한다
어쩌다보니 코워킹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그때 커뮤니티 운영지기분과 이야기하다가 프로젝트 킥오프 미팅을 잡게 되었다 (ㄴㅇㄱ)
이미 진행중인 프로젝트 중간에 UX/UI 디자이너로 합류하게 되었고, 다른 UX/UI 디자이너분과 개발자분들과 협업하는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그리고 좋은 기회로 인스타그램 콘텐츠 디자인도 맡게 되었는데, 아직 함께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내가 디자인한 콘텐츠가 업로드되어있는 걸 보니 꽤 새롭다
회사에서 이미 경험이 있어 크게 감흥 없을 줄 알았는데, 좀 신기해서 여러번 둘러보는 중이다
프리워킹과 함께 재미있는 것들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하고 있다
독서모임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예전에는 독서가 취미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책을 잘 안 읽게 되는 나를 발견했다
독서를 하려고 여러 번 시도해보았는데, 안 읽다가 읽으려니 책이 손에 안 잡혔다
주변에도 독서하는 지인들이 많이 없어 책을 읽어도 감상을 나눌 사람이 없다는 게 조금 아쉬웠다
그러던 찰나 독서모임을 신청해봤는데, 특이하게도? 면접을 봤다
면접 질문에는 내가 평소에 주로 생각했던 질문들도 있었고, 평소에 생각해보지 못한 질문들도 있었다
정말 감사하게도 독서모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총 3번의 정기모임과 1번의 노크챗(일종의 커피챗)을 진행하였다
격주로 진행되는 정기모임마다 책을 한 권씩 읽고, 준비된 질문을 가이드 삼아 모임이 진행되었다
단지 책에 대한 감상을 나누는 게 아니라, 주제에 대해 책이 약간의 도우미 역할을 주는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니까 재미있었고, 심지어 혼자 읽었더라면 절대 손도 안 댔을 책들이어서 조금 신선하게 읽었던 것 같다
나에게 조금 어려운 주제도 있었고 어려운 질문도 있었지만 그만큼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들이었고, 다른 분들과 대화하면서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된 것 같아 흥미롭다
함께하는 분들도 운영진분들도 너무 좋으신 분들이어서 생각을 나누는데에 너무 편안했고 재미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커뮤니티가 유지되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인스타그램을 보면 이후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또 있는 것 같아서 조금 기대 중이다
그리고 읽고싶은 책이 조금씩 쌓이고 있어서, 이번 독서모임 이후로도 책을 종종 읽을 것 같다
사소한 기록을 좀 하려고 한다
올해는 기구 필라테스를 했다
이전에 요가를 했었고, 플라잉 요가를 좋아해서 다시 요가하러 갈까 하다가
늦게까지 & 주말에도 하는 기구 필라테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초반에는 좀 힘드네~ 싶었지만 중반부터는 좀 몸 풀리면 수업이 끝나서 조금 아쉬웠다
놀랍게도 1kg도 빠지지 않았다 (근육이 더 늘었겠지,, 암암,,)
내년에는 일단 수영을 하기로,, (겨울마다 수영하는 1인)
원신은 작년부터 하던건데, 최근에 좀 소홀해지긴 했지만 아직 재밌게 즐기고 있다
여름에 친구에게서 닌텐도 스위치 라이트를 헐값에 사서 모동숲과 빅 시티 리틀 키티 두 가지 게임을 한달 정도 야무지게 즐기고 지금까지 방치되어 있다
닌텐도 스위치를 안 사고 버티던 이유가 한달이면 질릴 것 같다 였는데 진짜일 줄은 몰랐지
다른 스팀 게임이나 핸드폰 게임도 많이 즐겼지만, 올해는 마인크래프트를 좀 열심히 했다
분기마다 뿜뿌와서 새로운 월드에 터 잡고 집 짓고 즐기는 게 너무 재밌었고, 최근에는 레드스톤 회로에 관심이 생겨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있다
스팀펑크 모드 넘 해보고싶긔,,,
“올 한 해 나는 성장했는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확신을 가지고 “네”라고 대답하지 못할 것 같다
그러나 “올 한 해 나는 즐거웠는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확신을 가지고 “네”라고 대답할 수 있다
한 건 없지만 즐거운 1년이었다
올 한 해 정말 재미있었던 기억밖에 남지 않았다
좋았던 점은 위에 다 적어두었으니, 아쉬운 점을 간략히 남겨보겠다
올해 알고리즘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아 조금 아쉽다
가을까지는 계속 코딩테스트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매주 알고리즘 문제를 풀었는데, 모두 바빠지고 하다보니 잠정중단했었다
내년 1월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으니 내년에는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프로젝트도 뭔가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쉽다
내년에는 기획 중인 프로젝트들이 원활히 진행되어 세상 밖으로 나오길 기대한다
후회 없는 1년 이었다고 생각한다
안 풀리는 것도 많았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또 성장할 수 있었던 한 해였다
내년에는 더 잘 풀리고 더 많은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