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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_memo·2020년 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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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개월동안 진행될 웹기반 개발자 코스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한달 동안의 자바 수업을 끝내고나니, 교육의 약 1/6가량이 지났다는 걸 깨달았다는 말이 더 알맞을지도. 이제 5/6가량의 교육이 남았다는 사실에 이 속도대로라면 의외로 11월 중순이 빨리 다가올 것임을 직감했다. 그래도 지각 없이 결석 없이 잘 마무리 한 것 같아서 만족한다.

적응도

사실 아침 9시부터 진행되는 이 말도 안되는 코스 스케줄에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임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제는 주말에도 6시에 눈이 떠지는 일이 익숙해질만큼 눈 뜨는 건 어렵지 않다.

수업 진도도 어쩌다보니 적응이 되어버렸다. 초반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을 제쳐두고 따라가려니 막막함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많이 익숙해졌다. 이해가 온전히 되었다기 보다는, 쓰는 언어나 패턴들이 눈에 보여지기 시작했다는 말이 더 알맞을 것이다. 아직 코드를 더 많이 써봐야 익숙해지겠지만 한 달 만에 수업에 대한 안정기를 찾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굉장히 만족한다. 난 정말 울면서 다니진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거든.

이럴 거면 차라리 수능을 다시 보고 학위를 따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을 만큼 공부에 매달리는 시간이 수험생 시절보다 높았다. 어떻게든 해결하고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앉아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요령이 생긴 편. 아직 갈 길은 멀었지만 익숙해지기 위해 투자했던 달이라고 생각한다. 혹여나 내 적성이 아니기에 이렇게 힘든 건 아닐까 싶어 지인들에게 솔잔히 털어놓으니, 풀어내고자 하는 의지가 이미 천직이라며 용기를 줬다.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지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에 존버할 생각이다.

만족도

재밌다. 사실 재미가 없거나 흥미가 떨어졌다면 의욕마저 떨어졌을텐데, 새롭게 배우고 지식을 쌓는다는 행위 자체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실생활에서 접했던 부분들과 연결지어 생각해보면 웹개발의 모든 일환들이 이런 식으로 구현되었다는 깨달음이 재밌었다. 물론 자바는 아직 내게 미친놈이 맞다. 미친놈인데 재밌으니까 일단은 품고 존버를 한다는 말이 더 정확하다.

무엇보다 평소에 개인 포트폴리오나 개인샵을 만들었을 때, 이런 기능에 이런 부분을 보완하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디자인의 사이트나 플랫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구가 항상 존재했는데 그 부분을 개인적인 역량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확실히 무언가를 구현할 수 있는 익숙한 손이 되어간다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공부를 하다보니까 평소에 내가 삶을 어떻게 다루는지 알 수 있었다. 코드를 쓰다가 막히면 될 때 까지 혼자 고민을 곱씹는다거나, 다른 사람이 풀어낸 코드가 어떻게 구현 되었는지 끊임없이 묻는다거나, 공부한 것을 혼자 정리할 시간이 필수적으로 필요한 사람이란 걸 깨닫게 되었고 인생도 그렇게 살아왔구나 싶었다. 어렵긴 하지만 코드를 배우고 익숙한 손이 되어가고 있다는 지적 쾌감이 아직까진 버틸만하다는 매개체를 선사해주는 것 같다.

보안

중간 중간에 쉬는 타임이 필요하다. 뭐 하나에 빠지면 될 때까지 파고드는 성격이라 쉽게 지친다. 정작 정해둔 공부 스케줄을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한다거나, 다른 공부로 마무리 되는 경우가 꽤 많았다.

코드를 더 많이 쳐봐야 할 것 같다. 알고리즘이나 코딩테스트가 요하는 논리적인 구조의 이해보다는 직접적으로 코드를 구현하는 일이 훨씬 재밌다. 애초에 프론트엔드를 목표로 두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배우면서 확실히 깨달았다. 내가 어떤 부분에 흥미를 지니고 있고, 어떤 부분이 강점인지 공부를 하면서 깨달았는데 그 부분에 대한 자신만의 확신을 종강즈음에 적립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사고체계가 타고나기를, 다이어그램으로 모든 생각을 정리한다. 하지만 자바를 비롯한 많은 언어들은 그런 형식으로 구현되지 않아서, 내 인식대로의 컴파일을 따로 챙겨두지 않으면 머릿속이 정말 엉망이 된다. 두 번 일을 하는 것과 다를 게 없어서 매우 빡치지만 두 번 더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쓰고, 정리하고, 나누고, 비교하면서 꾸준히 해나가야겠다.

계획

나는 내가 잘 하는 걸 잘 하고 싶다. 이것만큼은 내가 자신이 있다, 혹은 이 분야 만큼은 끊임없이 배울만한 자세를 지니고 있다를 어필하는 게 내 강점이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선 실력을 쌓는 게 먼저니까, 좋아하는 것들과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중점적으로 왜 이 코드를 구현했는지에 대한 기록을 많이 남겨둘 생각이다. 결국 내가 짠 코드의 주인은 나이기 때문에 담담하고도 당당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겠지.

에러가 뜬 코드들을 보면, 그러니까 아주 조급하지 않고 천천히 쳐다보면 문제가 보인다. 적어도 코드를 쓸 때만큼은 차분하고도 고요한 심연이 깃들지 않으면 잔실수가 많을 것 같아서 속으로 천천히를 되뇌이는 연습을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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