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말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가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상유례가 없을 정도로 막대한 재정을 지출해야만 했습니다. 그 결과는 금방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을 비롯한 자산시장의 거대한 거품으로 나타났고, 전 세계는 금방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적 고통과 마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몇몇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신흥국가들은 금융위기까지 발발하며 추가적인 고통을 겪기까지 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전쟁과 코로나 사태, 그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벌어지면서 최근에는 그 동안 세계경제의 호황을 뒷받침하던 자유무역주의는 힘을 잃어가고 점차 각국의 보호무역주의는 점차 강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보호무역주의의 강화로 인한 공급망의 붕괴는 가뜩이나 힘든 전세계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경제현실 속에서 과연 앞으로 우리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궁금했습니다. 무언가 대단히 잘못되어 가고 있고, 큰 위험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세계경제를 전망하는 경제 전문가들이 발간한 책들을 찾아보다가 마침 제가 느끼고 있는 것처럼 매우 큰 경제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 책을 발견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경제병리학으로 진단한 세계경제와 한국경제 전망
현 경제 상황을 '파국을 향해 치닫는 폭주열차'로 비관적으로 표현하면서 앞으로 세계경제가 심각한 경제난을 겪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진단하고 있는 재야 경제학자 최용식 선생님의 2023년 세계경제와 한국경제 전망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당신의 삶을 흔드는 경제 위기가 온다. 금융위기는 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가?
이 책을 통해서 저자는 경제위기는 왜 발생하고, 어떤 전개 과정을 거치며, 어떤 결말을 남길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최용식 선생님께서는 경제학계에서 인정받는 주류 경제학자는 아닙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하여 관심을 끌고자 음모론이나 자극하는 비주류 경제학자의 섣부른 경제전망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치부해버리기에는 저자가 경제전망을 제시하면서 내놓은 이론과 근거는 너무나 논리 정연해보입니다. 저자가 무당이 아니기 때문에 경제전망 예측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경제에는 많은 변수들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전망의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다른 경제학자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시각과는 다른 저자만의 견해와 주장이 있었기 때문에 흥미를 잃지 않고 끝까지 이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보통의 상식과 벗어나는 것이기는 하지만 환율의 상승(원화 가치의 하락)이 반드시 수출의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저자의 주장에는 공감이 되었습니다. 노무현 정권에서 환율 하락(원화 가치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크게 증가했던 것을 사례로 들고 있기도 했고, 기업들은 환율이 상승하여 수출여건이 좋아지게 되면 오히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게 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받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수출보다는 내수가 우리나라 경제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그 동안 알고 있던 일반적인 상식과는 대치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매우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경제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해서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근거의 옳고 그름 그 자체를 판단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어차피 현재의 주류 경제학으로도 명확하게 해석이 되지 않는 문제들도 있으니 가끔은 기존과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앞으로의 경제전망이 궁금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기본적인 경제 시스템의 동작 원리에 대해서 쉽고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학에 관심이 있거나 경제 시스템이 동작하는 원리에 대해서 배우고 싶은 독자들이 읽어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저자가 사용하고 있는 수요의 시간이동과 수요의 공동화에 대한 개념과 신용창조와 파괴의 원리만 잘 이해할 수 있다면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