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 짚어보기

Jaejun·2021년 4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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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7일,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가 치뤄졌다. 많은 전문가들과 일반인이 예측했던 대로 오세훈 전 후보, 현 시장,가 당선되었는데, 어떤 후보가 당선되었는지를 떠나서, 재미난 숫자가 몇 개 보여서, 그 숫자를 짚어보려고 한다.

  1. 15.1%
    이번 선거에서 가장 흥미로운 숫자라고 생각한다. 제 1, 2후보가 아닌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우 그 표는 사표가 될 확률이 엄청 높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도 20대 이하 여성들 중 15%라는 상당한 수가 사표가 될 것을 각오하고 여야당 외의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는 것은 의미가 클 것이다.
    특히나 선거가 이뤄지게 된 이유와 사회적 배경을 먼저 생각해 보았을 때 시대정신과 맞물려, 그간 정치권력과 사회적 권력에서 소외되었던 집단이 유의미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2. 72.5 : 40.9과 22.2:44.0
    72.5 : 40.9 는 오세훈 전 후보(현 서울시장)에 대한 20대 이하 남성의 투표율과 여성의 투표율 비이고, 22.2 : 44.0은 박영선 전 후보에 대한 20대 이하 남성의 투표율과 여성의 투표율 비이다. 그간의 상식으로는, 세대별로 보수화 또는 진보화 되어서 같은 세대라면 비슷한 정도로 한 쪽 진영을 지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는 그렇지 않다. 20대 이하의 경우 성별간 후보 지지성향의 편차가 다른 어떤 세대보다도 크고, 박영선 후보의 투표율은 2배에 가까운 투표율 차이를 보여준다. 그리고 앞서 말한 15.1%의 표 중 일부가 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박 전 시장에 대한 분노 표출이었을 것을 고려하면, 실제적인 지지도 격차는 이보다도 더 클 것이다.
    나는 이 간극에서 젠더갈등과 좌우갈등이 동시에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같은 세대임에도 사회를 이렇게 다르게 보고, 해결책도 다르게 찾는다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선거의 원인(민주당 소속 전 시장의 성추행과 자살)과, 15.1%로 알 수 있는 20대 여성들의 사회적 움직임(여성주의, 혹은 여야당 외의 정치적 대안 추구)를 동시에 고려해 보았을 때 정말 복잡한 사회적 문제가 동시에 드러났음을 유추할 수 있다. 앞으로 사회갈등의 주역(…)이 될 갈등을 속히 해결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1. 51.3%
    과반 이상이 박영선 전 후보를 지지한 유일한 계층이 40대 남성이다. 중년층(40-50대) 유권자들이 박영선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다른 세대에 비해 높긴 하지만, 과반을 넘긴 것은 40대 남성 뿐이다. 지금 40대인 분들의 과거 정치 성향 때문인지 확인하기 위해 이전의 출구조사 결과도 참고해 보았는데 당시에는 보수진영 득표율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이니 그 때문도 아닌 듯 하고, 이유를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철이 좀 지났지만,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에서 읽을 수 있는 사회적 갈등(젠더, 세대, 좌우)을 나름 읽어 보았다. 개인의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지 않고 숫자의 의미만 찾으려 노했는데… 불편한 표현이 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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