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직무 탐구 🔎 | 4. DevRel과 관련된 기억들 - 팀 내 개발문화 회고 1부

KwanHong·2022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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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9개월의 연구개발팀 생활 회고 🧑🏻‍🔬 (1부)

첫 회사, 연구를 하는건가요? 개발을 하는건가요? 😶

석사 병역특례(전문연구요원)으로 첫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업력이 어느 정도 된 중기업으로, 첫 직장으로 병역 특례인 내 입장에서는 준수한 곳이었다. 정해진 TO가 아닌 회사가 아니라면 쳐다도 볼 수 없는 미필의 신분이었기에, 이 정도 규모의 회사는 충분히 만족하고 최소 1년 반(이직 가능 시점)은 다닐 수 있는 곳이라고 예감했다. 필기인식을 비롯한 여러가지 엔진 및 솔루션을 주력으로 만들던 회사였고, 내가 들어갈 땐 조금씩 사업과 연구의 방향을 바꾸던 시기였다. 타이밍에 맞게 전문연구요원으로 지원을 한 것이었다. 후일담을 들어보면 소심해보이는 성격(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탓에 현 팀장님과 구 팀장님과 살짝 논의를 했지만 구 팀장님의 의견 덕에 무사히(?) 들어갈 수 있었다.

회사의 비즈니스와 팀의 업무가 전환점을 맞는 시기였지만, 내부는 아직 과도기의 초입을 거치고 있었다. 지금에서 회고를 해보면 내가 어떤 기업의 어떤 상황에서 들어갔는지 조금 더 분명하게 보인다.

  • 연구를 중심으로 엔진 개발을 하던 팀 중심으로 돌아가던 연구개발실
  • 서비스 개발을 하는 IT 기업의 개발 문화보다는 대학원 연구실과 비슷한 분위기
  • 대부분의 팀은 개발 프로세스/개발 문화 없이 돌아가던 상황
  • 주요 인원들은 최소 경력 6-7년차 이상의 시니어 급
  • 엔진/솔루션의 기술 개발의 단계가 성숙기를 지나 유지보수가 주요 업무
  • 개발 인력들의 성장 기회 부족(사업적, 문화적)

당시에는 아무런 경험과 지식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속한 팀과 다른 팀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입사 후 얼마 가지 않아 분명하게 느꼈던 점이 하나 있었다. 다른 팀의 자세한 상황은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우리 팀은 사람들의 태도나 성향 그리고 팀의 문화가 다르다는 점이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조금 달랐던 팀 🏃

처음으로 배속받은 팀에서 퇴사할 때까지 그대로 있었는데(팀명은 대여섯번은 바뀌었다😇), 재직 중에도, 퇴사 중에도 다른 팀이 아니라 내가 있던 팀으로 가게 된건 비교적 행운이었다고 느꼈다. 당시에 팀에 자리잡은 개발문화는 다른 팀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우리 팀은 스크럼(Scrum)의 2-3주 단위의 스프린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입사 초기에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스프린트 플래닝 회의와 스프린트 회고 회의에 들어갔던 기억이 생생하다. 대학원에서 소프트웨어 공학을 접하고 말로만 듣던 애자일 프로세스를 실제로 접하게 되다니 기분이 묘했다. 단순히 개발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있다는 점 보다 더 좋았던 점은 나름의 개발 문화/팀 문화가 팀에 정착되어 있다는 부분이었다. 주로 스크럼에서 비롯한 가치를 따르는 것이었지만, 개발 프로젝트 관리뿐만 아니라 팀원들이 모두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자율적으로 그에 부합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당시에 팀 내 개발 문화를 이루던 주요 가치 및 공통의 원칙을 정리해보았다.

  • 업무를 진행하면서 얻은 인사이트와 알게 된 지식은 정리해서 투명하게 공유한다 -> 스프린트 회고
  • 개인이 맡은 업무에서 겪는 기술적 어려움은 오래 갖고 있지 않고, 공유해서 같이 고민한다 -> 일일 회의
  • 각자 파트 이외의 공통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최대한 비슷하게 맞추려 한다 -> 스터디/세미나
  • 스프린트 회의 때, 서로에게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공격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를 가진다 -> 스프린트 회의
  • 필요한 이슈는 빠르게 직접 소통을 한다 -> 여분의 공유 의자
  • 개발실 단위로 공유될 만한 기술 도입/적용 사례는 적극적으로 팀 외부에 공유한다 -> 사내 세미나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구 팀장님께서 애자일(스크럼) 개발 practice와 그에 관련한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셨다고 한다. 엔진 개발이 한창이던 시기를 지나서, 개발 practice는 예전과 달리 느슨한 상태였다. 하지만 새로운 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개발 문화의 가치를 중요시하던 팀원들은 제한된 환경에서 자발적으로 이전의 개발 문화를 되살리려고 시도하였다. 결과적으로는 팀의 자발적인 노력과 별개로 팀이 놓여진 상황과 환경 그리고 신규/보충 인원들의 문화 정착도 저하로 시도에 그치고 말았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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