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치기 2025년 연말 회고

혜혜·2025년 12월 31일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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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지금부터 하반기 회고를 미루고 미룬 사람의 2025년 연말 회고 벼락치기를 시작해 보겠다... 올해도 정말 다사다난했던 것 같다. 아무리 힘들어도 2021년, 대학교 3학년 1학기 때보다는 힘들 수 없다고 항상 되뇌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잠깐이었지만 그때만큼 힘든 시기도 있었다. 그래도 이런 경험들이 조금씩 쌓여야 내가 좀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올해도 역시 나름 만족스러운 한 해였다. 오늘 이 한 해를 정리하는 회고록을 기점으로 블로그 활동도 다시 활발히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노력해 봐야겠다!

1분기 회고(1-3월): 새로운 시작

1월 경에는 Y-edu라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Y-edu는 이전 "대학원김선배"를 같이 했던 팀원 일부와 새로운 출발을 기획한 서비스였고, 검증된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라서 주저없이 합류를 결심했던 것 같다. 결론적으로는 이 프로젝트는 올 한 해 나에게 가장 큰 배움과 영감을 준 경험이 되었다. 이때 조직문화와 코드 구조를 위해 고민했던 모든 것들이 지금까지도 회사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고, 아직까지도 이때의 경험을 면접 때마다 이야기하고 있다(ㅋㅋ)

1분기는 거의 Y-edu에 투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시간을 썼다. 중간직이었지만 리더 역할도 해 보고, 개발 외의 일들도 맡아보면서 내가 어떤 것들을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지 찾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이때는 취준을 적극적으로 하던 시기는 아니었지만, 관심 있는 회사 공고에는 종종 지원을 하고 있었다. 큰 기대없이 일상을 이어가던 2월 말, 나는 정규직으로는 처음으로 IT 회사에 취업을 하게 된다. 뜻밖의 성과였고 2025년의 시작부터 칼취업을 하게 되어서 당시에는 기분이 정말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 기쁨은 오래 가진 못했었다.

2분기 회고(4-6월): 퇴사와 휴식

인턴이 아닌 정규직으로 처음 다닌 회사는, 3개월 만에 퇴사하게 되었다. 복잡한 사정이 있지만 여기서는 굳이 길게 적진 않겠다. 아무튼 이때는 상처가 많은 시기였고, 첫 회사의 경험이 좋지 않아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었다. 스스로 많이 위축됐었고 크게 울어도 봤던 것 같다.

그래도 이 당시에는 큰 깨달음이 2가지 정도 있었다. 퇴사를 하지 않았더라면 알지 못했을 깨달음이었다. 이때는 프로젝트를 열심히 하던 중에 나 혼자 먼저 취업이 됐던 터라, 남은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정말 컸다. 내가 리더직에 있어서 더 그러했던 것 같다. 그래서 취업 이후에 프로젝트에 어떤 식으로 참여할 예정인지에 대한 계획을 문서화해서 팀원들에게 공유했고, 그 계획을 지키기 위해 입사 이후에도 부던히 노력했다. 회사 점심시간에 빵 한 쪽, 컵라면 한 컵 먹으면서 Y-edu의 작업에 몰두한 적도 많았다. 이렇게 취업했다고 바로 프로젝트를 그만둬버리지 않고, 책임감 있게 끝까지 프로젝트를 수행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퇴사 이후에도 프로젝트에 돌아갈 수 있었고 반겨주는 팀원들과 다시 다음을 기약할 수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입사 이후에 부족한 점도 많았을 텐데 내색하지 않고 다시 열심히 하자고 말해준 팀원들에게 지금도 감사하고 있다.

또 한 가지 깨달음은 내 주변에 참 고마운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퇴사 소식을 듣고, 프로젝트 PM분은 몇 시간동안이나 내 미래와 진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주었고, 다른 좋은 회사에 면접 기회를 계속 찾아봐주고 연결해주시는 분도 계셨다. 가족과 친구들도 많은 위로와 응원을 건네줬다. "괜찮아"라는 말을 인생에서 가장 많이 들어본 시기였던 것 같다(ㅋㅋㅋㅋ)

아무튼 4월에 퇴사를 하고 나는 천천히 다시 취준을 시작했다. 이 시기는 나에게 어떤 점이 부족한지, 어떤 게 더 필요할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3분기 회고(7-9월): 두 번째 입사

지난 7월, 다행히도 길지 않은 시간 이후 2번째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2번째 회사에서의 경험은, 전부 이야기하려면 몇날 밤을 지새워야 할 만큼 정말 많이 배웠고, 정말 많이 힘든 경험이었다. 입사 첫 주에 사수님이 퇴사하셔서 사내 유일한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된 것을 시작으로, 기획부터 개발, CS, SEO, 제안서 작성 등등 온갖 경험을 6개월 동안 해나갔다. 장점도 뚜렷하고 단점도 뚜렷한 시간이었다. 다 끝난 지금은 그래도 좋은 기억으로만 남겨두고 싶다.

좋은 점만 기록해 보자면, 사실 주니어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사내 모든 프론트엔드 개발을 총괄하며 주도해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운이 좋으면서도 운이 나빴다고 생각한다(ㅋㅋㅋ) 사수가 있는 회사에서는 안정성 있는 개발을 해나가며 기술적인 논의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겠지만, 사수 없이 혼자 해내야 했던 나의 경우에는 앞의 장점들을 누릴 수 없는 대신, 정말 집약적인 성장을 이루었고 구조와 설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 수 있었다. 이 회사에서의 경험은 Y-edu에 이어 올해 내 성장에 가장 많은 기여를 했던 경험이었던 것 같다. 다니던 당시에는 너무나 힘들었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후회는 없다!

4분기 회고(10-12월): 정리와 선택

그리고 지난 12월 초, 모 회사로부터 커피챗 제안을 받았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적극적인 퇴사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스타트업 자체에 관심이 많고, 항상 지금 다니는 회사보다 나에게 더 잘 맞는 회사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커피챗 제안을 수락했다. 막상 가보니 커피챗은 사실 거의 면접이었다(ㅋㅋㅋ) 1시간 30분동안 진행되었고, 라이브 코딩 테스트 진행했다. 만족스럽게 해내지는 못했지만 사람을 신중하게 뽑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면접 경험은 긍정적이었다.

주말까지 합불 연락을 받기로 했었는데 아무런 연락이 없어 당연히 떨어진 줄 알았다. 그리고 찾아온 월요일, 회사에서 퇴근하고 도저히 더 버틸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퇴사를 결심했다. 이직할 곳이 정해지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그냥 몇 달간 쉬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지금까지의 고생에 나 스스로라도 보상을 주고자 했었다. 그날 밤, 놀랍게도 면접을 진행했던 회사에게서 합격 연락을 받았다. 퇴사를 결심한지 몇 시간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운명을 믿진 않지만 내가 결심했던 길이 맞는 것 같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빠르게 퇴사를 진행하고, 인수인계 문서를 모두 작성한 다음, 금요일에 퇴사해서 다음주 월요일에 바로 새 회사에 출근했다. 인수인계 문서를 작성하면서 느낀 거지만 새삼스럽게 정말 많은 일을 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뿌듯함인지 무기력함인지 모를 감정이 느껴졌다. 새 회사에 다닌지는 오늘로 딱 열흘이 되었다. 오늘은 다같이 종무식을 진행하고 조기퇴근하여 집에서 이 회고를 작성하고 있다. 새 회사에서는 벌써 135개의 커밋을 찍어내며 빠르게 적응해나가는 중이다. 아직 모든 프로세스에 100% 적응한 건 아니지만 회사에서 하는 모든 것들에 감사와 재미를 느끼고 있다.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기대되는 마무리였다.

마치며(feat. 반다라트)

올해는 최초로 3000 커밋을 달성했다🙂 2023년, 2024년에는 1500커밋 정도 했던 것 같은데 2배 정도 달하는 커밋을 달성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 커밋 수가 절대적인 성장 수치를 나타내는 건 아니라는 거 알고 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작년보다 더 성장했다고 믿고 싶다. 내년에는 양적인 커밋보다 질적인 커밋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힘내야겠다!

그나마 1년동안 꾸준히 한 말해보카... 일이 아무리 바빠도 출퇴근 시간에 영단어 하나 정도는 들여다 보려고 애쓴 것 같다(ㅋㅋ) 근데 영어 실력이 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서 새해부터는 영어 공부 방법을 조금 바꿔볼까 한다. 영어 공부뿐만 아니라 신년 목표는 정말 지킬 수 있는 것만, 월별로 계획을 세워서 달성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보면 좋을 것 같아서 '반'다라트를 작성했다.

반다라트는 우연히 발견한 앱으로, 우리가 흔히 아는 만다라트를 반으로 줄인 형태이다. 나도 2년째 만다라트를 작성하고 있지만, 너무 많은 항목들을 적다 보니 전부 신경쓰면서 달성하기가 어려웠고, 그래서 동기부여도 잘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 증거로 2025년 나의 만다라트 달성률은 26%로 매우 저조했고(ㅠㅠ)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워 핵심적인 노력만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올해는 커리어적으로 생각을 많이 해 보려고 한다. 뻔한 개발 공부 말고, 미래에는 내가 어떤 스킬을 가져야 하고,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공부를 더 많이 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개발뿐만 아니라 영어나 경제, 시사 공부도 예전보다 비중을 늘려 해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작년에 바빠서 못했던 봉사활동도 다시 시작하고 싶다(ㅠㅠ)

이렇게 다 적고 보니 정말 신년이 왔구나, 실감이 나는 것 같다. 올해는 나한테 어떤 것들이 중요한지에 대해 깨달을 수 있는 한 해였다. 내년에는 내 미래에 대해 많이 고민할 수 있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 2025년도 고생 많았고, 2026년도 더 힘내보자!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도 한 해 수고 많으셨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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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만살아가면재미없어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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