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 첫 해커톤 후기 💦

(↑ 팀원들 이름은 혹시 몰라서 그냥 가렸다!)

지난 25일~26일, 학회에서 낮 12시부터 낮 12시까지 24시간 진행되는 해커톤에 참여했다! 개발자 버킷리스트에 항상 있었던 해커톤이라 이번 기회에 해 볼 수 있게 되어서 좋았던 것 같다 👀 하지만 모든 경험이 으레 그러하듯 아쉬운 점 또한 많았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해커톤에서 했던 프로젝트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에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프로젝트 소개

시연 영상 유튜브 링크

학회에서는 UN SDGs 에 있는 몇 가지 목표와 그와 관련된 키워드를 제시해주었고, 각 팀은 그 중 한 가지 키워드를 선택하여 해당 키워드와 관련된 '국내의 사회/환경 문제'를 정의한 다음, 해당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IT 서비스를 기획/디자인/개발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각 팀은 약 8명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보통은 기획2 디자인2 개발4 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리 팀은 기획3 디자인1 개발4로 구성되어 있었다.

먼저 각 팀 내에서 아이데이션을 진행하여 선정된 주제를 노션에 올리고, 해커톤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간단하게 발표를 하며 각 팀의 주제를 알렸다. 내가 팀 내에서 낸 아이디어는 느린학습자를 위한 학습 사이트를 구축하는 것이었는데, 내 주제가 선정되진 못했고(ㅎㅎ) 다른 팀원분의 좋은 주제로 진행하게 되었다. 우리 팀은 13번째 목표인 '기후변화 대응'에서 '자원순환' 키워드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구상하였다.

우리 프로젝트는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친환경 활동을 인증,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북극곰을 메인 캐릭터로 내세워 환경 위기 속 북극곰들이 처해 있는 위기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사용자들의 일상 속 작은 실천이 결과적으로 북극곰 서식지 보호로 이어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우리 팀 기획서에서 인용!)

개인적으로 환경보호 활동을 함에 따라 북극곰을 키울 수 있는 게임적인 요소와 다른 사용자들과 인증 활동을 공유한다는 점이 좋았다. 그리고 사용자들의 서비스 사용 결과가 기부로 이어진다는 점 등에서 사람들의 환경보호 활동 동기 부여에 많이 포커스를 맞춘 느낌이라 좋았던 것 같다 👀

좋았던 점

1. 기획, 디자인팀과의 협업

학회에 들어와서도, 그리고 그냥 지금까지의 내 개발 인생에서도 기획자, 디자이너들과 처음으로 협업을 해 보았던 경험이었다. 나도 나름 개발자들끼리만 프로젝트 해 보면서 기획도, 디자인도 어느 정도 해 보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 큐넥팅때 아이디어 발표하면서 자기 어필을 하라고 해서 기획, 디자인, 개발 경험이 다 있다고 소개했었는데 갑자기 그 말 했던 게 너무 창피해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기획자분들이 문서 쓰는 거랑 플로우 차트 그리는 것, 아이데이션 하는 것 다 옆에서 지켜 봤는데 엄청 체계적이고 단계가 잘 잡혀 있다. 그리고 우리 팀은 디자이너가 한 명이었는데 그 많은 페이지를 혼자서 몇 시간만에 뚝딱뚝딱 만드는 걸 보고 진짜 눈을 의심했다... 기획자, 디자이너분들도 아무래도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덜어내신 거라고 생각된다. 나는 개발자를 꿈꾸고 있지만 기획이나 디자인에도 흥미가 많아서 너무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다음에 더 긴 시간이 주어진다면 기획자, 디자이너분들이 작업하시는 걸 더 많이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넘 기대가 된다👀

2. 기술적인 타협과 판단력 증진

이번 해커톤에서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타협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먼저 로그인 기능을 넣기로 했는데, 그럼 로그인한 사용자별로 다른 데이터를 가지고 화면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저번 학기 팀 프로젝트에서는 이걸 다른 상태관리 도구를 쓰지 않고 React에서 일일이 props 로 넘겨주는 방식을 선택했었는데, 결과적으로 유지보수가 어려운 코드가 만들어졌고, 짜는 데 시간도 오래 걸렸다.(props 특성상 위에서부터 내리고 내리고 내려줘야 했기 때문에,,,)

그래서 아예 차라리 상태관리 도구를 공부해서 도입해버리자는 의견을 냈었다. recoil 을 사용하는 데 드는 러닝커브가 props를 통해 로그인을 구현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같이 코딩하는 프론트 친구도 이 제안을 흔쾌히 승낙해주었고 recoil 을 빠르게 공부해서 프로젝트에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결과적으로 로그인 기능을 제대로 만들어 활용하지는 못했지만 미루고 미뤘던 상태관리 도구를 이 기회에 써 볼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아쉬웠던 점

1. 코드 퀄리티

해커톤을 다시는 안 할 것 같다! 라고 다짐하게 된 주범... 나의 실력 부족 탓일 수도 있지만, 해커톤은 정해진 시간 안에(그것도 짧은 시간) 구현물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유지보수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완성에만 집중한 마구잡이 스파게티 코드를 짜게 되었다. 같이 작업한 프론트 친구랑도 "이 코드는 다시는 안 볼 것 같다" 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기하기도 했다 ㅎㅎ...

내 기본 실력이 더 늘고 나서라면 모를까 지금 당장은 해커톤을 하면 계속 이런 스파게티 코드를 짜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해커톤은 이벤트성으로 하기엔 괜찮기도 하고, 취업할 때 사전과제 연습용으로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지금 나의 단계에서는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2. 우선순위 선정 및 시간 분배

꼭 해커톤이 아니더라도 태스크의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해커톤에서는 더 중요하다(...) 하지만 나는 항상 프로젝트 때마다 기한이 널널하게 주어지는 편이었고, 그래서 이렇게 쫓기듯이 코드를 구현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우선순위를 선정해서 그것부터 구현하기보다는, 제어의 흐름을 따라서(회원가입 -> 로그인 -> ...) 구현을 했던 것 같고, 해커톤에서도 앞에서부터 차례로 구현을 하다 보니 핵심 기능 한 가지를 구현하지 못해서 큰 아쉬움이 남는다... 해커톤에서는 태스크의 우선순위 선정 및 시간 분배가 아주아주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후기

해커톤은 좋은 경험이기도 했지만 아쉬운 경험이기도 했다... 좋은 팀원들과 시간 안에 어떤 프로젝트 하나를 구현해 본다는 경험 자체는 좋았다. 그리고 필요한 기술을 빨리빨리 적용해 보고 시간을 적절히 활용해 보려고 노력했다는 점도 좋았다! 하지만 내 실력이 얼마나 부족한지 깨닫게 되기도 했고, 너무 나 자신에게 좀 실망하게 된(ㅋㅋㅋㅋ) 경험이기도 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해커톤에 대한 느낀점은... 시간이 정해져 있다 보니 사실 프로젝트 구현은 다 거기서 거기일 거고, 그렇기 때문에 시선을 확 사로잡을 만한 아이디어가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게 핵심이기 때문에 역할 분담과 시간 분배, 우선순위 선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느꼈다. 사실 이제 충분한 실력을 갖추기 전까지 한동안은 해커톤 같은 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것 같지만... 다음에 해커톤을 또 하게 된다면 이러한 부분들에 유의하면서 진행을 해 보고 싶다. 너무 힘들었지만 너무 재밌었던 해커톤...😵 더 나은 내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