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을 이겨내는 법

김건우·2025년 9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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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전에 썼던 번아웃에 대한 글을 읽고 아래와 같은 질문을 해서 거기에 대한 답을 하고자 글을 쓴다. 당연히 매우 주관적인 의견들이다.
"번아웃을 어떻게 이겨냈나요?"

번아웃이란

번아웃은 직역하면 "전부 타버린 상태" 보통 과다한 열정/노력으로 매우 지치고 힘든 상태를 말한다.

나같은 경우 번아웃을 대소고에 입학하고 1학년 2학기 말부터 2학년 2학기 초까지 격었다. 꽤나 긴 기간을 번아웃에서 허우적 거렸다. 거의 1년

왜 이렇게 긴 기간을 해맸나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나는 내가 지금 힘들고 지쳤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었던 것 같다. 정확히는 인정할 수 없던 상황이기도 했다.

그때 나는

2학년이 되면서 정말 많은 일정과 압박감에 시달렸다. 개인적인 일들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나르샤나 동아리 프로젝트 처럼 중요한 팀 프로젝트들이 내 앞에 놓여져 있었다. 지금 내가 여기서 주저 앉으면 모두에게 피해를 줄 것 같아 보였다.

몸과 머리는 매일 나에게 "너 지금 힘들어, 너 조금 쉬어야 해" 라고 말했지만 나는 애써 무시하면서 "아니야, 나는 더 할 수 있고 더 해야해" 라고 무리하게 나를 채찍질 했다.

물론 스스로에게 주는 적당한 채찍질과 압박은 긍정적인 결과를 이끈다. 나를 앞으로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미 아무것도 남지 않은 엔진을 키려고 해봤자 엔진만 망가진 다는 것을 나는 몰랐다.

지금 다시 그때의 내가 된다면

아마 가장 먼저 다가가서 조금 쉬라고 말할 것 같다. 이기적이고 무책임하게 잠시 일을 내려놓으라고. 물론 주변에서 욕은 많이 먹겠지만 다 타버린 상태로 발버둥 쳐봤자 일 효율도 안나오고 실수만 할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힘들고 지친 것을 인정하는 것"

거기서 부터 시작한다, 일단 인정하고 쉰다. 그 동안 고생한 나에게 약간에 선물도 주고 그러면서 말이다.

번아웃은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와 비슷하다. 거기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며 급하게 빠져나오려고 해봤자 결국 다시 바다로 더 깊게 빠질 뿐이다.

잠시 바다속으로 가라 앉아서 바닥으로 내려가 쉰다면 어느새 태풍은 지나가고 고요한 바다가 반길 것이다.

다시 시작하자

번아웃을 그렇게 이겨내고 나면 막상 나에게 찾아오는 것은 "이제 뭘 해야하지?" 하는 물음이다. 나같은 경우에는 "매일 무언가 의미있는 것을 하나라도 하면서 보내자 " 라는 생각으로 이겨내려고 했다.

1일 1커밋을 해도 좋고, 매일 운동이나 가벼운 런닝도 좋다. 무엇이든 하루 하루 나에게 의미 있는 것을 하자. 다만 그저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진짜 의미 있는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1일 1커밋을 한다 했다면 알고리즘을 풀거나 CS 공부를 한 것을 정리해서 올린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저 README.md 파일이나 딸깍 거리면서 나는 오늘 커밋 했다 하는 것은 솔직히 의미도 없고 시간 낭비만 하는 자기 합리화다.

당신이 번아웃이라면

지금 이 글을 보는 당신이 번아웃을 격고 있다면, 만약 격지 않더라도 살다 보면 한 번쯤은 찾아올 번아웃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면.

지금 상황을 인정하고 쉬고 다시 시작하라. 다시 말하지만 이미 연료가 다 떨어진 엔진에 강제로 시동을 걸어봤자 똑바로 가지도 않고 엔진만 망가질 것이다.

부디 모두 즐거운 하루와 인생을 보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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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엔드 개발자, 김건우입니다.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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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9일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것도 정말 중요한 자기관리비법인 것 같아요~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