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에 들어가기 전에 연구문제를 다시 정립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편에서 알고싶은 것은 원작, 그 중에서도 책이 영화화에 끼치는 영향이므로, 첫번째 연구문제는 "원작 도서가 있는 영화는 그렇지 않은 영화보다 더 흥행할까?"입니다.
✏️ 연구 문제
1. 원작 도서가 있는 영화는 그렇지 않은 영화보다 더 흥행할까?
연구를 위해서는 데이터를 수집해야겠죠? 영화에 관련된 데이터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전산망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https://www.kobis.or.kr/). 저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에서 개봉한 영화를 대상으로 했고, 그중에서 최대 상영관이 100개 미만이었던 영화는 제외했습니다. 그 결과, 1072개의 영화가 샘플링되었습니다. 영화 제목, 개봉일, 장르, 국적, 관람가, 첫째주 관객 수, (누적) 관객 수, 상영관 수 등의 데이터가 수집되었습니다.
연구문제를 위한 분석에 들어가기 전에, 수집된 데이터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1072개의 영화 중에서는 미국 영화 421개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한국, 일본 영화가 따랐습니다. 393개의 영화에 원작이 있었는데요, 원작은 책부터 연극, 게임, 다른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습니다 (<터닝메카드>와 같이 장난감을 원작으로 한 영화도 있습니다...!). 그 중 273개가 책을 원작으로 했습니다. 책도 장르가 다양했는데요, 소설이 가장 많았고, 만화, 논픽션 (수필, 전기, 회고록, 르포르타주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미국 영화 중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131개로 31.1% 였던 반면, 한국 영화 중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42개로 13.3%에 그쳤습니다.
첫번째 연구문제를 위해 먼저 '책'이라는 변수를 만들어 원작 도서가 있는 영화는 1, 그렇지 않은 영화는 0으로 코딩합니다. 원작 도서가 있는지의 여부는 일일이 찾아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위에서 상영관 100개 미만인 영화는 제외하길 잘 했네요 🥲). 외국 영화는 대부분 원작자를 표시하고 있기 때문에 imdb 페이지의 제작진 항목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첫번째 연구문제는 '책'과 '관객 수' 두 변수 간의 t-test를 통해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관객 수는 첫째 주 관객 수와 전체 관객수를 따로 보겠습니다. 그 이유는 전편에서 설명한 스필오버 효과를 더 잘 보기 위함입니다. 영화에 대한 정보가 아직 많지 않은 첫째주에는 책이라는 정보가 있을 경우 큰 견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효과가 최종 관객 수에 미치는 영향력은 떨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선 첫째주부터 볼까요? 예상과 같이 첫째주에는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그렇지 않은 영화보다 관객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t=2.582, p=.01).
BOOK_MOVIE | N | Mean | Standard deviation | |
---|---|---|---|---|
1st_ADM | 1 | 273 | 541553.51 | 1014267.528 |
0 | 799 | 370267.64 | 710843.376 |
최종 관객 수도 봅시다.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그렇지 않은 영화보다 더 많은 최종 관객 수를 보였네요 (t=2.054) t-value는 첫째주 관객 수 결과 비해 낮고 p-value는 더 높긴 하지만 그래도 유의한 모델임이 검증되었습니다.
BOOK_MOVIE | N | Mean | Standard deviation | |
---|---|---|---|---|
TOTAL_ADM | 1 | 273 | 993793.84 | 2066343.151 |
0 | 799 | 712426.19 | 1581399.751 |
즉, 첫번째 연구 문제에 대한 답은 "그렇다!"가 되겠네요. 책을 바탕으로 한 영화는 첫째 주 관객 수도, 최종 관객 수도 더 많았습니다. 특히 첫째주뿐만 아니라 최종 관객 수에서도 우위를 보였다는 점에서 책을 영화화 하는 것이 마케팅 효과 이상의 흥행성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