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가끔 인간관계를 떠올리게 된다.
얘는 부르면 잘 오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무심할 때 옆에 슬쩍 온다.
만져도 될까 싶을 때 도망가고, 그냥 두면 스스로 다가온다.
가까워질수록, 거리를 둔다.
그래서 사람은 자꾸 그 존재를 신경 쓰게 된다.
강아지는 다르다.
말을 걸면 꼬리를 흔들고, 이름을 부르면 뛰어온다.
너무 쉽게 마음을 열고, 너무 쉽게 마음을 준다.
처음엔 그게 좋지만, 오래가진 않는다.
너무 쉬우면 그만큼 금방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덜 궁금해진다.
사람도 그렇다.
쉽게 다 보여주는 사람은 금세 편해지지만, 그 이상은 남지 않는다.
예측이 가능하다는 건, 곧 흥미의 끝이라는 말이다.
그 반대의 경우는 다르다.
완전히 알 수는 없지만, 조금씩 다가오는 관계.
매번 다른 표정과 다른 반응을 보이는 존재.
그런 건 쉽게 안 질린다.
가볍게 시작한 관심이 묘하게 길어진다.
쉽게 풀리는 건 재밌지 않다.
게임도, 사람도, 감정도 그렇다.
생각보다 인간은, ‘어렵다’는 감정에 오래 붙잡혀 있는 동물이다.
고양이는 그걸 잘 안다.
그래서 애써 다가가지 않고,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우린 아마 그런 걸 좋아하는 거다.
스스로 공략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대상.
끝까지 다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무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