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한 마디로 모든 설명을 지운다.
그럴듯한 이유도, 사소한 망설임도, 책임의 무게도 모두 덮어버리는 마법 같은 단어.
그래서 사람들은 이 단어를 너무 자주, 너무 쉽게 꺼낸다.
하지만 세상에 이유 없는 결과는 없다.
결정에는 맥락이 있고, 감정에는 연원이 있다.
“그냥”이라는 말은 그것을 들여다보지 않으려는 태도다.
생각을 유예하고, 감정을 포장하며, 선택의 책임을 가볍게 만들어버리는.
왜 그랬냐는 물음에 “그냥”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을 보면,
진짜 이유는 그 말 뒤에 숨어 있다.
용기가 없거나, 설명이 번거롭거나, 혹은 상대가 알아채길 바라는 기대.
그러나 기대는 대화가 아니고, 침묵은 성실하지 않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하고 싶었다면, 이유가 있어야 한다.
지키고 싶은 마음, 도망치고 싶은 두려움, 어딘가에서 자란 믿음.
“그냥”은 그 모든 걸 지워버린다.
마치 삶에 아무 의미가 없는 것처럼,
마치 자신이 어떤 선택도 할 수 없는 존재인 것처럼.
그래서 “그냥”은 회피의 언어다.
혼자선 설명할 수 없고, 누군가에겐 들키고 싶지 않은 말들.
결국은 자기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하는 셈이다.
마치 이유가 없었다고 믿고 싶은 것처럼.
사람은 생각하고, 느끼고, 판단하는 존재다.
모든 결정에는 어떤 흔적이 남는다.
그러니 누군가 이유를 묻거든,
“그냥”이라는 침묵보다 무거운 말로 자신을 감싸지말자.
그건 말하기 귀찮아서가 아니라,
삶을 너무 대충 대하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