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프

Ming_Ming·2025년 6월 17일

요즘엔 묻는 일이 너무 쉽다.
두드리면 답이 나오고, 올리면 누군가 반응한다.
궁금한 게 생기면 검색보다 질문이 먼저고,
혼자 고민하는 대신, 아무에게나 손부터 뻗는다.
그 손끝에 책임은 없다. 마음도 없다.
그저 “혹시 아세요?”, “이거 알려주세요”라는
예쁘장한 요청의 탈을 쓴 방임이 있을 뿐이다.

핑거 프린세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들.
그들은 말을 아낀다.
하지만 말 대신 건네는 링크 하나, 캡처 하나를 기대한다.
행동은 하지 않고, 응답은 요구한다.

그러나 세상에 나와 같은 고민을 한 사람은 많다.
그들은 이미 어딘가에 글을 남겼고, 경험을 공유했다.
문제는 정보가 없는 게 아니라,
찾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그 마음에 있다.

정보는 축복이지만,
생각 없는 정보는 독이다.
그 독은 타인을 지치게 하고,
자신을 무능하게 만든다.

생각의 무게 없이 얻은 정보는
늘 가볍고, 늘 오래가지 못한다.
그냥 입에 물었다 뱉는 껌과 같다.
달콤했을지언정, 씹어낸 건 아니다.

가끔은 검색창 앞에 앉아야 한다.
스크롤 몇 번으로 닿을 수 있는 고민에
애써 손 내미는 일은 멈추어야 한다.
고민의 무게를 자신이 감당할 때,
비로소 그 답은 자신만의 것이 된다.

핑프의 손끝에서 나오는 건
요청이 아니라, 회피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모든 걸 알고 싶은 마음,
그것은 손끝으로 감춰진 무책임이고, 사유 없는 나태다.

profile
밍밍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