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Ming_Ming·2025년 6월 2일

사진을 왜 찍는 걸까.
누군가는 말한다. 아름다운 풍경을 남기고 싶어서,
또 누군가는 함께한 사람들과의 시간을 기억하고 싶어서.
하지만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는 잊어버릴 걸 알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다.

기억은 흐린 물감 같다. 시간이 지나면 번지고, 바래고,
언젠가는 무엇이 진짜였는지도 모르게 된다.
하지만 사진 한 장은 그런 흐릿함에 저항한다.
그때의 빛, 표정, 공기마저도 기어코 한 조각 붙들어 놓는다.

사진은 시각적인 기록에 머물지 않는다.
하지만 그 장면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날의 소음이 다시 들려오고
그 계절의 공기가 피부에 닿는 것 같고,
무심코 들었던 말들이 머릿속에 다시 맴돈다.
그건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다. 그것은 기억이다.

물론 사진도 변한다. 색이 바래고, 테두리가 낡고,
디지털 사진은 파일명 하나 없이 잊히기도 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사진 속 기억만은 바래지 않는다.

그 한 장을 바라보는 우리는, 다시 그 장소로,
그 계절로, 그 표정들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그것이 사진이 가진 가장 은밀한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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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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