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Ming_Ming·2025년 6월 7일

우리는 생각보다 게으르다.
복잡한 생각의 덩어리를 굳이 낱낱이 해체하려 들지 않는다.
세상을 단순화하고, 그럴듯한 몇 개의 틀 안에 가두어 버리는 것,
그것은 인간 지성의 오래된 습관이자, 동시에 가장 원초적인 방어기제이다.
무한히 쏟아지는 정보와 마주했을 때,
우리는 생존을 위해 재빨리 손에 잡히는 패턴을 찾는다.
낯선 것을 익숙한 범주에 끼워 넣는 행위,
그 과정에서 탄생하는 것이 바로 편견이다.

편견은 무지의 상징이라기보다, 세상을 빠르게 파악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모든 걸 하나하나 알아가며 살 순 없으니, 우리는 감각적으로 판단한다.
익숙한 유형에 낯선 사람을 끼워 맞추고, 아직 보지 못한 면들을 미리 추정한다.
그건 어쩌면, 불확실한 세계 속에서 덜 불안하기 위한 최소한의 생존 방식이다.

문제는 그 예측이 진실인 양 굳어질 때다.
편견이 진리의 옷을 입는 순간, 그것은 무한한 가능성을 재단하고
타인의 고유한 서사를 지워버리는 폭력이 된다.
우리가 걸어온 길의 나침반이 아니라,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벽이 되는 순간, 편견은 가장 위험해진다.

나는 편견이 싫지 않다.
우리는 모두 편견이라는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본다.
편견을 직시하고, 그것이 그저 하나의 시각일 뿐임을 인정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이해를 향한 문을 열 수 있다.
편견이라는 오래된 지도를 펼쳐 들되,
그 지도가 세상의 전부가 아님을 인지하며, 미지의 경로를 탐험할 준비를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세상의 다채로운 풍경 속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진정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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