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N, Netflix 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스타트업'을 보면서 '나는 어떻게 하다가 스타트업에 발 담그게 됐지?'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머리 속의 이야기를 정리 할 겸 글로 옮기게 됐습니다.
이 글은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2011년)에 제가 직접 경험 했던 이야기입니다.
등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스타트업을 처음 접하고 스타트업 뽕(?)에 취해서 힘들지만 아주 재미나고 신나게 달달한 맛을 느끼며 일 한 이야기였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그 동안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통해 이국적인 맛을 느꼈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지난 편은 링크를 통해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앱은 성공적으로 런칭했지만, 그 다음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 '어떻게 사람들에게 알리고, 많이 사용하게 만들까?' 하고 고민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방법은 트위터를 통해서 바이럴을 일으키는 방법이었습니다. 계정부터 만들었습니다. 현실은 패알못
이었지만 마치 패잘알
일 것 같은 느낌의 Stylish_David로 지었습니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트위터에 #패션당
#신발당
과 같이 해당 해시 태그에서 같이 대화하는 게 유행이었습니다. 그래서 패션 관련 된 곳들에 가입을 하고 회원들을 팔로우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패션 관련 된 글은 가~~끔 올리면서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죠. 그리고 어느 정도 존재감이 생긴 후 부터 우리 서비스에 컨텐츠를 올리고 해당 링크를 공유하면서 구경 오라는 식으로 홍보를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개발자라는 것을 직접 밝히기도 했습니다.
트위터 계정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페르소나를 구체화 했습니다. 비록 현실에선 패알못
이었지만, 그나마 신발에 조금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신발에 관심 많은 20대 남자 사람
이 신발 관련 된 정보를 올리면서 자연스럽게 홍보를 하자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우리 서비스에 신발 관련 컨텐츠를 올려야 했습니다. 처음엔 제 신발과 직원들의 신발 중 괜찮은 것들을 찍어서 정보와 함께 올렸습니다. 그것만으로는 지속적으로 컨텐츠를 올리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밖에 나가서 신발 사진을 찍으러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지인들에게 미친 척하고 저의 상황 설명과 함께 신발 사진을 찍어서 보내 달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동창, 학교 선후배, 친척, 인턴 때 직장 동료 등 가리지 않고 문자(스마트폰 보급 초창기라서 카톡이 아닌 문자를 이용)를 다 돌렸습니다. 대략 50명 정도에게 문자를 돌리고 기다렸습니다. 다행히 하나 둘씩 답장이 왔습니다. 많이 기대하진 않았지만 약 10명 이상에게 답장이 왔고, 신발 사진과 함께 온 답장도 꽤 많았습니다. 그 중 한 친구가 그 뒤로도 열심히 친구들 신발 사진을 찍어서 보내기에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너 왜 이렇게 열심히 찍어서 보내주냐?' 라고 물어보니, 제가 예전에 그 친구 프로그래밍 과제를 도와줘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는 겁니다. 저는 잊고 있었던 사실이었는데, 그 친구에게는 꽤 오래 기억되는 일이었나 봅니다. 이때 약간 내가 인생 헛 살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여러 장의 사진을 확보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밖에서 돌아다닐 때에도 신발을 유심히 보게 되었습니다. 한 번은 어떤 남성 분이 신고 있는 운동화가 진짜 독특하게 생겨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거절 당할까 봐 두려워서 시도 조차 안 했을 것 같은데 그때는 어디서 생겨난 깡인지, 그 분께 '실례지만 신발 사진 좀 찍고, 정보 좀 알 수 있을까요?' 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예상과는 다르게 오히려 반기며 '이거~ 국내에는 없고 해외 사이트에서 커스터마이징해서 만든 하나 뿐인 운동화에요!' 라고 친절히 알려주고, 사진 찍는 것도 허락 해주셨다.
이렇게 모든 사진들을 하나 둘 씩 LUKnFEED에 올리고 트위터에도 홍보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으로 생각 한 홍보 방법은 오프라인으로 직접 홍보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글로벌 서비스를 지향했기 때문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홍보를 진행하려고 했습니다.
서울에서 외국인이 많은 곳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바로 이태원이었습니다. 무작정 마케팅 담당 Cavin 과 함께 이태원으로 향했습니다.
우선 도착해서 이태원을 전체적으로 돌면서 분위기를 살폈습니다. 오전 일찍 간 탓에 아직 사람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간간히 DSLR을 들고 다니면서 스트릿 패션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는 작가들이 보였습니다. 저희 역시 그들과 같이 퀄리티 있는 사진을 찍고 싶었습니다. 저희가 생각했던 사진은 그때 유심히 보던 스트릿 패션 블로그들(Streetfsn, Satorialist 등)에 올라온 사진이었습니다.
오전에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살핀 후, 오후가 되니 사람들이 조금씩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부품 꿈을 가지고 사진 찍기에 도전했습니다. 안되는 영어로 'Wow! Your style is very nice. If you don't mind, Can I take your picture?' 를 외국인들에게 남발하며, 사진을 찍고 해당 사진은 LUKnFEED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홍보를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동안의 건진 사진은 단 6장... 당시 Cavin과 저는 이 정도면 많이 찍은 거 아냐? 라고 만족스럽게 회사로 돌아가 다음 날 결과를 보고했지만, 대표님께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이태원에서 큰 성과를 얻지 못하고,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하다가 단발성이 아닌 장기적으로 다수에게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은 한국에 거주 하면서 언어 교환 모임에 참석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홍보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일주일에 한번 홍대 망고식스에서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모여 언어를 교환하는 Language Cast라는 모임이 있었습니다.
모임에 참석해서 몇 몇의 외국인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그 이후 모임 이외에도 만나서 친해졌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친구들이 패션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이런 회사에서 일하고 있고 아이폰 앱을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고향에 있는 친구들에게 홍보를 부탁하는 수준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다음은 역시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진행했습니다. 국내 사용자를 타켓으로 패션을 스터디하는 모임을 만들고, 해당 스터디 모임에서 스터디 한 것을 바탕으로 찍은 사진들을 LUKnFEED에 올리자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래서 만든 스터디 모임의 이름이 Style Study Group, SSG 였습니다. 신세계의 SSG(쓱)가 나오기 전 이었죠. SSG는 주로 각 대학의 패션 동아리들 위주로 모집을 진행했습니다. 그 중에서 전국 대학생 패션 연합회와 연결이 되어, 괜찮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