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소개

최근 tvN, Netflix 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스타트업을 보면서 '나는 어떻게 하다가 스타트업에 발 담그게 됐지?'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머리 속의 이야기를 정리 할 겸 글로 옮기게 됐습니다.

이 글은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2011년)에 제가 직접 경험 했던 이야기입니다.

  • 스타트업에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 스타트업에서 어떻게 일했는지
  • 스타트업에서 좋았던 점, 힘들었던 점
  • 스타트업을 그만두면서

등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심기일전 다시 시작

이런 상황에서 '기존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아이템 피봇을 해보면 어떨까'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패션이라는 아이템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패션보다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던 것이 바로 음식! 이었습니다. SNS에 가장 많이 올라오던 사진이 음식이었기 때문에 음식에 특화 된 SNS를 만들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비스에 대한 기획은 크게 준비할 게 없었습니다. 그냥 기존 서비스에서 컨텐츠 만 바뀌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서비스 이름과 앱에 사용 될 이미지들 만 기획 했습니다. 서비스의 이름은 Food + Pudding의 합성어로 Fooddings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이미지는 음식 관련 서비스를 연상시킬 수 있도록 접시를 이용해서 기획했습니다. 도메인(fooddings.com, fooddings.net, foodin.gs)까지 구매 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흐지부지 되면서 서비스 개발까지 들어가지 않고 접게 되었습니다.

한번 떠난 마음은

다시 본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려고 했습니다. 마인드 맵으로 현재까지 구현 된 기능과 앞으로 구현하고 싶은 기능들도 잔뜩 그려 보았습니다. 그리고 차근차근 하나씩 구현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기능을 구현해도 사용해 줄 사용자가 없을 때의 그 허무함이란... 현타가 세게 밀려왔습니다. 그렇게 다시 한번 마음이 붕 떠버려 집중이 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저의 상황은 휴학을 두 학기 째 하고 있는 상태였고, 다음 학기 복학을 위해선 지금 결정해야 될 타이밍이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회사들에 인턴을 모집하는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생각들이 머리 속을 복잡하게 했습니다. '이대로 가면 한 학기 더 휴학해야 되는데?', '계속 무급으로 일할 수 있을까?', '후배들도 벌써 취업 했던데?', 'Cavin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생각 끝에 결국엔 다시 퇴사를 마음 먹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지난번과 다르게 Cavin과 의견이 나뉘게 되었습니다. Cavin은 조금 더 남아서 끝장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었고, 저는 여기서 멈추고 학교로 돌아가서 제대로 된 취업 준비를 하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결국엔 Cavin에게 미안하지만 저 혼자 퇴사 의사를 대표님께 밝혔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생각해 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난 번과 다르게 이번엔 반드시 마음 굳게 먹고 흔들리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인수인계는 꼼꼼히

이미 퇴사를 굳게 마음 먹었기 때문에, 바로 퇴사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름 학교에서 학점 연계 인턴 생활을 마치며 퇴사(?) 할 때의 경험이 있어,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인수인계 문서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퇴사하면 결국엔 다음 개발자를 구하기 전까지는 Cavin이 해당 업무를 이어 나가야 될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친절하고 자세히 문서를 작성했습니다. 개발 계정 정보, 개발 진행 현황, 폴더 별 상세 설명 등 최대한 꼼꼼히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효자 속성 발동

인수인계 문서까지 모두 완성 된 상태에서 출근을 해도 딱히 뭔가 할 일이 있지 않았습니다. 할 일 없이 자리에 앉아만 있는 것이 얼마나 뻘쭘하고 힘든 일인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겁니다. 퇴사 날짜도 정해지지 않은 채 그런 상태가 몇 일 지속되다 보니,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퇴사를 위한 발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철 없는 행동이지만, 그 당시에는 회사에 출근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고통이었기에 선택 한 행동이었습니다. 그렇게 소심한 태업을 시작했습니다. 근무 시간에 너무 할 것이 없었기에, 책상에 엎드려 낮잠을 잤습니다. 요즘 회사에서는 오후에 졸음이 쏟아질 때 자연스럽게 잠깐 눈을 붙이곤 합니다. 하지만 당시 저에게는 그게 반항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으셨던 회장님께서는 최대한 부드러운 방법으로 저를 깨우려고 했습니다. 제 앞에 있는 전화기에 전화를 걸어서 깨우려 했지만, 그것 조차 일부러 받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회장님의 눈 밖에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의도치 않게 결정적 한 방을 날리게 되었습니다. 수원 집에서 출근을 하는데, 아침에 어머니께서 '오늘 김장 할 건데, 고모들도 못 온다고 하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많지도 않던 효심이 갑자기 불 타오르기 시작하면서 '회사에 나가서 할 것도 없는데, 조퇴하면 안되냐고 물어볼게' 라고 어머니께 말했더니 괜찮다고 혼자서 천천히 하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선 출근은 했지만 계속해서 마음에 불편함이 남아 있었습니다. 출근 후 '어차피 할 일 없이 앉아 있을 거면, 사정을 말하고 조퇴해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대표님께 사실대로 '어머니께서 김장을 하시는데, 일손이 없어서 그런데 특별히 할 일 없으면 조퇴해도 괜찮을까요?' 라고 얘기 했습니다. 하지만 허락해 주지 않으셨고, 그 이야기를 회장님까지 알게 되셨고 극대노를 하시면서 '그냥 빨리 퇴사 시켜!!!' 라고 말 하셨습니다. 그렇게 퇴사가 결정되었고, 그 주까지만 일하고 드디어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퇴사해도 퇴사한 게 아닌

드디어! 노력 끝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인턴 지원 기간은 이미 놓쳤기에 복학 전까지 퇴사하면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 80시간 이상 씩 일하며, 망가진 몸을 회복하는게 우선이었습니다. 그래서 등산도 다니고, 수영도 하면서 체력을 회복했습니다. 그러던 중 Cavin 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아이폰 앱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싶은데, 아직 개발자를 못 구했으니 도와 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회사 동료였다면, 안된다고 하거나 모르는 척 잠수를 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친구가 부탁을 하니 거절할 수 없었고, 개발을 위한 장비를 대여 해 복학 전까지 쉬면서 짬짬이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초반에는 무보수로 마이너 한 개발만 진행했는데, 점점 요구 사항이 많아지면서 무보수로 진행하기엔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얼마 동안은 약간의 보수를 받으면서 진행하다가, 일이 더 많아 지면서 퇴사해도 퇴사 한 게 아닌 것 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복학을 해야 하기 때문에 Cavin에게는 미안하지만, 더 이상은 안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후엔 Cavin이 직접 개발을 진행하면서 모르는 것을 저에게 물어보는 형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LUKnFEED와의 인연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건 그냥 신기해서

글 쓰느라 자료를 찾다 보니 논문에도 실려 있기에, 신기해서 첨부해 봅니다.

스타트업을 맛보다를 마치며

처음 글을 쓰려고 했을 때는 '기술 블로그 작성 방법'을 연재하기 전에 왜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썰을 간단히 풀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에 어떻게 발을 들이게 됐는지를 1편 정도 다루고, 그 이후에 이야기들을 쭈~욱 이어 나갈 예정이었죠. 그런데 스타트업 시작 이야기가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1편으로 될 것 같았던 이야기가 5편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스타트업을 맛보다를 쓰면서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 했던 것들을 생각 해 볼 수 있는 기회였고, 반성해야 될 부분들도 많이 찾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이야기를 재밌게 읽어 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에 신기하기도 했고요. 이 이야기가 끝난 후엔 처음 쓰려고 했던 이야기를 이어 나가려고 합니다.

이 이후에 학교에 돌아가서 취업을 준비했던 이야기, 대기업 면접 이야기, 신입 사원 연수원 이야기, 대기업에서의 생활, 중간 중간 면접보러 다닐 이야기, 퇴사를 준비하기 까지, 비영리 스타트업에 비개발자로 전직한 이야기 등등을 이어서 써 볼까 합니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결코 평범하게 살지 않았던 덕에 생각보다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네요. 스타트업을 맛보다를 재밌게 봐주셨기에 다음 글들을 더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아주시는 댓글을 볼 때 마다 설레고 힘이 납니다. 혹시나 이 글도 재밌게 보셨다면, 조금의 시간을 들여서 짧게라도 댓글 남겨 주신다면, 저에게는 커다란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2020.11.22 21시 기준 주간 일기 블로그 게시글에 올라가 있네요~ 감사합니다 ^^

스타트업을 맛보다 시리즈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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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가 탄탄한 백엔드 개발자를 꿈꿉니다.

10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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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3일

오오 재미있어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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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5일

ㅎㅎ재밌게 다 읽었어요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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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3일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사진이 깨집니다..!

2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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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8일

잘봤습니다 ㅎㅎ 지금은 어떤일하시나 궁금합니다 ㅎㅎ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