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난 3개월 동안 뭘 했는가 -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기록

·2022년 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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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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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3개월동안 뭘 했는가를 기승전결로 돌아보자

팀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었다. 계획한 팀 프로젝트는 모바일 청첩장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며 스마트 스토어에 출시하는 것까지가 목표였다.

팀원은 백엔드 개발자, 프런트엔드 개발자인 나 두 명이었다. 기획자도 없었으며 디자이너도 없었다.
왜 이렇게 구성했냐면 사실 백엔드 개발자가 우리 언니다.

출시가 목표였기에 사업자도 내야 했고 자본이 들어가야 했다. 가족끼리도 싸운다는데 다른 사람과 같이 하기엔 수익 창출과 상관없이 리스크가 많을 것 같았다.

그리고 둘 다 디자인을 할 줄 알았기에 직접 하기로 했다. 물론 UI 디자인은 처음이었지만 요즘 유튜브를 믿기로 했다.

공부를 계속하다 처음으로 서비스 다운 무언가를 만들어본다는 생각에 무척 설레었고 의욕 만땅이었다. 하지만 모두 그렇듯 팀 프로젝트는 순탄하지 않다.

의견 차이

  1. 나는 포트폴리오가 필요했다. 이 프로젝트가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하지만 언니는 직장을 다니고 있다. 나처럼 모든 시간을 이 프로젝트에 할애할 수 없었다.

  2. 언니의 목표는 창업이었다. 돈이 벌린다는 보장은 없지만 수익을 낼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나의 목표는 포트폴리오였다. 창업은 서비스를 출시까지 하면 좀 더 실무 다운 경험을 얻을 수 있겠다 정도였다.

  3. 나는 현업자인 언니의 리드에 따라 실제 업무 방식을 경험하고 싶었다.
    언니는 너무 바쁘고 피곤했다.

  4. 언니는 상품이 빠르게 출시되고 수정되기를 바랐다. 나는 그런 언니가 못 미더웠다. 출시되고 반응이 없으면 프로젝트를 접을 것 같았다. 지금까지 한 게 시간 낭비가 될까 봐 무서웠다.

여러 의견 차이와 상황에서 오는 부분들 때문에 의욕은 사라지고 프로젝트 진행이 더뎌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이 간극은 커졌다.

내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취업을 하고 싶을 뿐이었는데 시간은 흐르고 프로젝트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렇게 의욕이 빵빵했던 프로젝트였는데 이젠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터졌다. 시간은 계속 흐르는데 내가 뭐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의견을 조율해 보기로 했다. 서로 이 프로젝트에서 얻고 싶은 경험을 말했고 해줄 수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들을 얘기했다.

얘기하고 나니 방향이 생긴 느낌이 들었다. 그전에는 그냥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생각밖에 없었는데. 물론 한 번으로 해결되진 않았다. 그 뒤로도 한두 번 이런 일이 더 있었고 그때마다 왜 그렇게 느꼈는지 뭘 하고 싶은지 의견을 조율했다.

그러면서 느낀 점이 있다.

1. 창업과 포트폴리오는 함께가기 힘들다.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포기해야 하는 부분들이 생긴다.
포트폴리오는 내가 하고 싶은 걸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창업은 현실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나는 포트폴리오가 목표였기에 이 프로젝트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했었다.
하지만 창업하고 출시하는 것에 내가 동의한 이상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는 것이었다.

2. 모든 경험을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얻을 수 없다.

이것도 내 욕심이었다. 내가 여기저기 정보를 모으며 포트폴리오로서 이상적 이어 보이는 경험들을 이번 프로젝트에서 얻고 싶었다. 하지만 어디 상황이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겠는가.
명심하자 다양한 프로젝트 다양한 경험

3. 공부는 토이 프로젝트로

창업을 하면서 공부가 될 순 있지만 공부하려고 창업하는 건 말이 이상하지 않나 싶다. 그 이상 한걸 내가 하려고 하고 있었다.
내가 간과하고 있던 게 따지면 이 프로젝트가 나한텐 회사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돈을 안 받아서 공부로 생각했나 보다......
그래서 지금은 다른 개인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있다.

4. 공동 목표를 명확하게 정하자

우리 의견 차이의 가장 큰 부분은 계속 말했듯이 창업과 포트폴리오였다. 가장 큰 부분이자 너무 큰 부분이었다. 우린 이 차이를 좁히는 데 두 달이 걸렸다. 가족인데도 말이다. 프로젝트 시작 시 의견 조율이 이렇게 중요하다.
시작부터 공동 목표를 정하고 중간중간 같은 방향으로 가고있는 게 맞는지 확인하도록 하자.

5. 가까이 있다고 문서화를 생략하지 말자

처음에 백엔드를 서버리스로 할지 고민했었다. 그때 바쁜 언니를 대신해 내가 정보를 찾아봤었는데 찾아보고 나서 말로 설명했다. 같이 사는데 바로 말하면 되니까.
그러고 그 순간 결정하지 않고 며칠이 지났다. 결국 내용이 기억 안 나서 다시 찾아봐야 했다.
북마크 해둔 부분도 있지만, 그것보다 서버리스 플랫폼 종류와 가격 등을 비교했는데 일일이 사이트 다시 들어가지 않고 문서화를 해뒀다면 훨씬 편하고 시간도 줄었을 텐데.
관계와 거리에 상관없이 가깝든 멀든 문서화는 중요하다.

내 지난 3개월은...

프로젝트 외에 다른 사건도 있었는데, 그것 플러스 프로젝트 상황까지 겹쳐서 방황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많이 힘들 때는 시간을 땅에 버렸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언니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방황이라 해도 인정할 건 해야지.
프로젝트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니까 어떻게 할 수 없다 해도 다른 공부를 할 수도 있었을 시간인데 결국 내가 안 한 거니까.
그래서 지난 3개월의 공백 아닌 공백을 반성하며 개인 프로젝트를 겸 하고 있다. 현재는 로그인과 회원가입 페이지를 구현해 보고 있다. 사용해보고 싶었던 라이브러리나, 도구들을 사용할 수 있는 토이프로젝트를 해보려한다.

다사다난했던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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