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었지만, 지친 몸을 이끌고 지난 날을 회상해본다.
코로나 2.5단계였지만, 라피신을 시작하는 당일부터 정부의 지침이 바뀌었다. 코로나 2단계로 사회적거리두기 단계가 하향조정되었다. 그래서 원래는 09:00 ~ 21:00까지 운영예정이었던 교육장이 24시간으로 활성화 되면서 격일제는 그대로 진행되었다.
첫 날, 아직도 너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비밀 유지 각서..?라고 해야할까 아무튼 문제 유출 방지를 막기위한 서약을 한다. 신기했다. 그리고 한국인 특성화로 첫 날에 스텝분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주셨다. 아, 물론 5인이상 집합금지라서 3명, 4명으로만 짜줬는데 그냥 말이 삼삼오오.. 라는 것이다. 그래서 양옆에 같이 앉은 분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첫 날은 무조건.. 빨리가는게 시간낭비안하고 좋은 것같다. 일찍 가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일주일 뒤, 새로 만난 분들과 첫 날 이야기 했을 때, 2시간씩 멍때렸다고 한 분도 있었다... 너무 시간이 아까웠을 것 같다. 첫 날 만난 옆자리 앉은 분과는 지금까지도 잘 지내고 있고, 그 분이 비전공자라서 나에게 많이 물어보는데 덕분에 내 지식이 조금 풍부해지는 것같다. 역시 사람은 가르치면서 또 배운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낀다. 아무생각없이 첫 날 저녁 약속을 잡아서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퇴근?퇴실? 했다. 나는 6시 15분쯤 나왔는데, 첫 날 부터 밤을 세던 사람들도... 많았다 ㅠ
둘 째날, 격일제로 진행되어서 나는 월수토 출근하는 1그룹이었고, 화목일 출근하는 2그룹 분들의 첫 출근이었다. 그래서 1그룹은 형평성에 맞게하기위해서인지 둘 째날은 원격 접속이 불가했다. 첫 날 풀지 못한 문제들을 아이패드에 가져와서 레퍼런스를 찾고 안되는 윈도우 컴퓨터에서 테스트를 돌리며 아이패드에 답을 적어갔다.
셋 째날, 매주 금요일마다 시험이있는데, 벌써 수요일이라니... 4주에 대한 과제들을 세어보니 1주일에 4개씩 끝내야하던데 나는 아직 1개도 끝내지 못했었다.. 어제 저녁까지 공부하면서 적어온 답을 가지고 테스트하면서 처음으로 동료 평가를 받고 첫 번째 과제를 끝냈다. 10시 30분 조금 안되서 퇴근했다.
넷 째날, 첫 원격 접속이었다. 잘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떨렸지만 생각외로 잘 돼서 놀랐다ㅋㅋㅋ 진짜 엄청 피곤했다. 그래도 정신력으로 일어났다. 원래도 하루에 10시간씩 앉아있었는데, 여긴 더 한 것같다. 평균 12시간을 앉아있다보니 하체부종..? 다리가 너무 부어서 힘들었다.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3일만에 체력이 고갈될 줄 몰랐다. 블루라이트 안경을 엄청 열심히 끼는데도 불구하고 ... 눈 피로가 장난 아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손가락 다친게 너무 지장이 많이 가서 불편했고, 새로운 사람들이 자꾸 왜 다쳤냐고 물어봐주셨는데.. 설날에 칼질하다 손가락 베여서.... 꼬맷다고 말하는게 너무너무너무너무 창피했다... 원격이었지만 오늘도 10시간을 했다. 휴... 끝이 안보이는 기분이지만 내일 시험 준비가 잘 되었길 ㅜㅜ
대망의 금요일, 닷새.. 다섯째날이다.
시험 보는 날. 첫 시험이라 다들 긴장한 기력이 숨겨지지 않았다. 종종 후기에 10분만에 퇴실한다는데, 왜 그런지 알겠고 나도 1분만 늦었으면 그들 중 한 명이었다. 그래도 문제를 풀었지만 뭐가 문제였는지 한 문제를 거의 한 시간 반 동안 풀었다.. 현타와서 결국 중도 포기..ㅜㅜ
다음 시험을 잘 준비하기로 나 자신과 약속했다.
시험을 보고 나오니 러쉬(팀 과제)가 나왔다. 팀이 랜덤으로 짜여서 나오고.. 나는 왜때문인지 조장이었다. 근데 솔직히 알 것 같았다. 전공자 중에서도 경험있는 사람들을 조장으로 뺐을 것 같았다. 팀원들에게 누가 안되야할텐데 벌써 미안한 마음이었다... 집에 가는길 아이패드를 꺼내서 문제를 쓰윽 봤다. 대충 각이 나오길래 팀원들과 내일 만나서 함께하자고 하고 쉬었다!
토요일, 첫 러쉬과제는 무난했다. (뒤에 이 말이 가져올 대참사를 몰랐다..)
우리팀은 비전공인 두 분과 함께였지만 생각보다 이해력이 빠르셨고 코드짜는데도 무난했었다. 그래서 반나절을 투자해서 함께 해결한 뒤, 서로 개인 과제를 하다가 과제 하나를 또 제출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퇴근했다!
2주차가 끝나가는 지점에서 지난 일주일을 회상해본 것만으로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같다. 롱런해야하는데, 참 쉽지 않은 것같다. 마음속에 계속해서 압박해오는 조급함들이 나를 너무 억누른다. 토요일. 벌써 스탑하겠다는 피시너(라피신 교육생)이 있었다. 그럴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면서도 어떤 속도로가야 롱런할 수 있는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힘을.. 내보자!
